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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람 Dec 22. 2024

마지막 베팅

## 마지막 베팅

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베팅을 했습니다.

남은 신용카드 한도 전부와 직장 동료에게 빌린 돈으로

해외선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이번만큼은 꼭..."

떨리는 손으로 주문 버튼을 눌렀습니다.

처음엔 순조로웠습니다.

+500만원... +800만원...

"드디어... 드디어 빚을 갚을 수 있겠구나..."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순식간에 차트는 반전되었고

2,400만원이 증발했습니다.


## 끝없는 나락

그날 밤, 옥상에 올랐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립니다.

온몸이 떨렸습니다.

핸드폰이 울립니다.

대부업체, 카드사, 지인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릎이 깊게 까져있었습니다.

언제부터 무릎을 꿇고 있었는지...

얼마나 오래 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가족의 눈물

다음 날 아침, 모든 걸 실토했습니다.

아내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눈물만 흘렸습니다.

"여보... 우리 아이들은 어쩌려고..."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가 가슴을 찌릅니다.

첫째는 학교에서 돌아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틈으로 들리는 흐느낌...


## 부모님께 드리는 참회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엄마..."

한마디를 내뱉기도 전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얼마나...?"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

숫자를 말씀드리자

수화기 너머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버지의 고함소리...

"이 불효자식...!"


## 진짜 바닥

그날 밤, 한강다리 위에 서있었습니다.

차가운 강바람이 뼈를 에어냅니다.

난간을 넘으려는 순간...

핸드폰에서 아이들 사진이 떴습니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

둘째의 첫 걸음마...

와이프와 찍은 결혼사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도망가려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 구원의 전화

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발신자: "도박중독 치유센터"

아내가 연락했던 모양입니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센터를 찾아주셨네요..."

따뜻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 희망의 첫걸음

다음 날 아침, 센터를 찾았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저는... 도박중독자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습니다.

놀랍게도, 아무도 저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돌아왔습니다.


## 진정한 바닥에서의 깨달음

그곳에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바닥은

모든 걸 잃은 순간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변화를 결심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 회복의 시작

센터에서 만난 선배들은 말했습니다.

"바닥을 치는 것은 끝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 가족과의 재회

일주일 후, 가족 상담에 참여했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당신이...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게 고마워요..."

아내의 말에 또다시 눈물이 났습니다.


## 새로운 다짐

이제 저는 매일 아침을 다르게 맞이합니다.

더 이상 차트를 보지 않습니다.

대신 일기를 씁니다.

"오늘로 도박 중단 23일째..."

하루하루를 세어가며

작은 승리를 만들어갑니다.


## 희망의 발견

치유센터의 선배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미 최악을 지나왔습니다.

이제는 오르막길뿐입니다."

처음으로 미래가 보였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의 끝에서

작은 빛을 발견했습니다.


## 회복의 의미

바닥을 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전환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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