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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zzy Lee 리지 리 Nov 13. 2022

도하에서 이사를 했다

숙소라는 함께 사는 공간, 누구와 어떻게 같이 살까




플렛메이트(flatmate)가 인도인 남자를 계속 데려온다.








카타르항공에서는 숙소를 제공해 준다. 도하에만 백 개가 넘는 크루들만을 위한 건물들이 있다. 주로 두 명이서 플렛을 셰어(share)하고 각자의 방과 각자의 화장실이 있다. 가끔 세 명이서 셰어하는 플렛도 있고 화장실을 셰어하는 플렛도 있다고 한다. 나는 정리해고가 되기 전 2년 전에도 지금도 운 좋게 나만의 화장실과 그리고 한 명의 플렛메이트가 있다. 2년 전에는 사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플렛 메이트가 코로나로 해외에 갇혀서 큰 플렛을 혼자 썼다.





in Mansoura


리조이닝을 해 돌아와 인도인 플렛 메이트를 배정받았다. 그녀는 아주 털털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친근한 성격을 갖고 있다. 처음 플렛을 들어왔을 때 그녀는 긴 미국 비행을 가 있어서 며칠이 지난 후에야 보았다. 그전에는 일본인 플렛메이트인가 싶을 정도로 집이 정말 깨끗했고 틈틈이 일본어가 보였다. 알고 보니 내 전에 살았던 크루가 일본인 크루라고 했다. 의문인 건 그 둘 사이에 문제가 있었는지 그 일본인 플메가 리자인을 한 건지 다른 숙소로 옮긴 건지조차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그 둘 사이에는 서로 소통과 연결이 없었던 듯싶다.








in Sydney


난 호주에 살 때 인도인 동료들과 함께 일을 했다. 빨리 일하려는 나에게 It's okay Lizzy. 아주 느긋하게 답하며 난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괜찮다니 답답함과 동시에 느려도 괜찮음을 느꼈다. 기다림도 있을 수 있구나.


그랬던 덕일까 처음 카타르를 왔을 때 곳곳에서 만나는 인도인들과 잘 지내었다. 가장 친한 인도 친구도 생겨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자주 만나며 도움도 많이 받았었다. 그러기에 아무리 악명 높은 인도인들에 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자자했지만 인도인 플렛메이트만 안 걸리면 될 거라고 하는 주변의 말에도 난 인도인 플렛메이트인 것을 알게 되고 사실 좋았다. 인도 리쉬케쉬에 가서 요가를 수련하고 싶었고 인도 문화에도 항상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요리도 해주며 가끔 차도 마시고 얘기하며 잘 지내고 있었지만 그 틈 사이사이에 내가 불편했던 상황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나의 불편함을 용기 내 말한 나에게 그걸 이해 못 한다는 그녀는 충격적이었다.



나는 스탠바이였고 숙소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몸도 좋지 않아 집에서 쉬고만 있는데 아침부터 인도 남자애를 데려와 주방에서 시끄럽게 요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 냄새에 소음에 힘들어 같은 건물에 사는 친구네 플렛으로 피신을 하여 쉬다 저녁에 집을 들어왔다. 그리고 그날 밤 사실은 내가 쉬는데 남자인 친구를 데려오는 게 불편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기들이 시끄러운 노래를 틀거나 파티한 것도 아니고 조용히 밥만 먹은 것이고 자기 쉬는 날 친구를 데려올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였다. 이렇게 또 argument 언쟁이 시작되었고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관점을 제시하였다. 난 respect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존중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하였고 말을 할수록 난 속이 터졌다.


그렇게 언쟁을 하다 나에게 저녁 먹었냐며 아까 저녁을 만든 음식 달을 남겨놓았다며 먹으라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석사과정 중인 그녀에게 일단 공부 잘하라고 하고 서로 굿나잇을 하고 또 어떻게 잘 넘어가고는 했다.









그리고 몇 주 후,


나도 쉬는 날, 그녀도 쉬는 날. 거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제 점심에 내가 한국인 친한 언니를 데려와 점심을 먹었을 때 자기가 나가기 직전이었는데 아침에 더 잘 수 있었는데 시끄러웠다며 그리고 요리할 때 주방 문을 닫아라, 창문을 열고나면 먼지가 들어오니 닦아라 등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난 이미 네가 일어난 시간인 걸 알았다고 트레이닝을 가지 않았냐고 했고 다른 것들은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갑자기 누군가 와서 보니 그녀의 방의 에어컨을 고치러 메인테넌스 아저씨들이 와서 내가 문을 열어주었다. 잠시 난 방에 들어와서 쉬다 아직 아저씨들이 안 갔나 소리가 나서 거실에 나와보니 예전에도 데려왔던 그 인도 남자를 또 데려와 밥을 먹고 있는 것이었다.



 오는지 전혀 몰랐는데 나에게 아까 말을 했다며.  들은 적이 없는데 말이다. 그렇게  언쟁은 시작되었고  서로를 이해할  없는 관점들에 부닥쳤다. 내가 비행을 갔을 때나 내가 없을  데려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자신은 언제든 데려와도 괜찮다는 건데 나를 이해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혼자 해결하고 회사에 말하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주변에 플렛메이트와 싸워 하우징에 말하고 옮기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게 나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실 처음에는  플렛메이트가 좋아 다른 좋은 건물로 이동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옮기지 않고 여기서 오래  가능성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런 순간이 오니 6개월 되자마자 옮겨야 하나 싶기도 하다.



처음 입사를 하고 6개월 후에 숙소 변경 요청을 하고 원하는 숙소로 옮길 수 있다. 난 전에도 지금도 만수라 동네인데 무쉐립이나 미르캅 같은 좋은 동네에 살아 보고 싶었던 참에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어쨌는 안 좋게 헤어지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인샬라.








in Dublin

내가 아일랜드에서 한인 여자 셰어 하우스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규칙이 남자를 데려오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몰래 데려왔던 적이 있는데 그 카르마가 돌고 돌아 지금 이 인도 플렛메이트가 인도인 남자를 데려오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인가. 다 과거의 내 잘못이다. 반성하자.



in Seoul

아무리 월세가 비싸고 관리비, 수도세, 전기세, 도시가스세, 와이파이 모든 것을 내도 혼자 자유롭게 살던 서울 도시 중심의 스튜디오 생활이 그립다가도 또 지금 이런 경험을 하는 것마저도 내 생에 이런 일이 언제 있을까 싶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나의 입장을 이해하고 플렛메이트가 저래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또 그녀의 친구들은 그녀의 편에서 이해를 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다지만 우리는 모두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존재이고 이런 문제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내 마음은 그녀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사실 그 이전에 우선순위는 숙소에서의 휴식할 수 있는 나의 평온이다. 나의 편안함을 위해 그녀에게 나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을 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나의 불편함을 그녀는 전혀 알지 못할 것이고 나만 참아야 할 것이다.



또 비행시간이 겹치지 않아 비행을 바쁘게 하다 자주 보지 못하면 떨어져 있을 때, 때로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현재 도하에 온 지 네 달이 다 되어간다. 몇 달 후 과연 난 이곳에 살고 있을까 다른 숙소로 옮길까. 어딜 가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기대와 기준도 문화도 굉장히 다르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이 또한 재밌는 삶이다.









그리고 한 달 후,



결국 내 스스로를 위해 회사 하우징 팀에 연락을 했고 이사가 확정됐다.

What a miracle!





in Bin Mahmoud


삶의 질이 올라갔다.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숙소 중 이렇게 시설 차이가 큰가를 직접 경험했다. 이사 비용도 들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여러 절차에 힘들어도 한 번 이사하고 나면 앞으로 삶이 더 윤택해진다.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줄어들어 얼굴에 주름도 예방이 되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훨씬 평안해졌다. 도하에서 최첨단의 환경에 야외 수영장과 넓은 헬스장 시설에 언제든 내가 물에 뛰어들거나 운동을 하고 싶으면 갈 수 있다. 비행도 힘든데 집에서만이라도 잘 쉬고 평안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선물은 고통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온다는데 이런 선물을 받으려고 만수라에서 경험을 한 것 같다.




사는 환경은 참 중요하다. 내 소중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인지. 그렇지 않다면 더 나은 곳으로 우리의 소중한 몸을 살게 하자.





New sweet home in Doha



Rest your body and mind in the peaceful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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