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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Oct 16. 2023

11. 고양이는 야옹야옹

우리집 고양이는 말을 멈추지 않는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나라별로 다르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냐. 중국에서는 미야오. 미국에서는 미아우. 한국에서는 보통 야옹, 하고 운단다.

  대체 뭐가 맞는 걸까. 그래서 고양이는 실제로 어떻게 우는 걸까. 나는 한국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모든 고양이가 야옹야옹하고 우는 줄 알았다. 어릴 때부터 고양이와 함께 살기 전까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양이는... 저 위의 울음소리를 다 낸다. 나라마다 괜히 울음소리가 다른 게 아닐 것이다. 고양이는 정말 온갖 소리를 다 낸다. 놀라울 정도로.


  처음에 바니가 '야옹'하고 안 울고 '먁?‘하고 울었을 때 내가 잘못 들었나 했다. 아니면 어디가 아파서 저렇게 우는 건가. 뭐가 불편한가? 왜 저렇게 울지? 바니는 그 이후로도 여러 가지 소리를 창조해냈다. 먁, 맥, 앍옹, 꺅, 애웅, 앙, 야아악 등. 아마 '야옹'이라는 정석적인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거다. 고양이가 원래 이런가? 검색해봤더니 많은 고양이들이 이런 다양한 소리를 낸다더라. 신기하고 재밌었다. 어떤 틀에 제한되지 않고 자유분방한 소리를 낸다는 게.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정말 새삼스레 그랬다.


  바니랑 같이 살다 보니 바니 울음소리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앙', ‘꺅’하고 짧게 우는 건 자기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 '먀아악', ‘아아악’하고 길게 사이렌처럼 울거나 '먁'하고 단조롭게 우는 건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의 소리, '깍깍', ‘꺄악’같은 소리는 새를 보고 내는 채터링 소리 등. 물론 아는 소리보다 모르는 소리가 더 많고 그래서 맨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대체?’ 하고 묻게 되지만… 어쩐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근거없는 자신감이다.


  고양이가 우는 건 사람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어디선가 주워 들었다. 그렇다면 바니는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 걸까. 대체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은 걸까. 다 알아듣고 싶은데 아직 모르겠는 말이 너무 많고, 바니는 말이 너무너무너무 많다. 진짜 엄청 많다.

수다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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