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
어쩌면 표정으로 드러난 내 감정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투정 어린 삐침과 토라진 마음을 인내심을 가지고 누군가 받아주길 원하지 않았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아무도 모르게 표정을 감추느라 상당히 애를 쓰지 않았을까. 그래서 꽤 늦었지만 이제야 인정을 해본다. 나는 기대를 크게 가졌고, 원하는 바만큼 위로를 받지 못해 실망이 컸다.
스무 살, 첫 알바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경험입니다.
집단에서의 개인주의, 이기주의, 서비스의 필요성, 책임감과 부담감 등등 여러 깨달음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첫 번째를 손에 꼽자면 바로,
나는 감정이 표정에 드러나는 사람.
입니다.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해라. 얼굴에 티 내지 말고."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고, 아무리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한 번 터진 감정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았기에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진실이 없는 자기변명을 연거푸 할 따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억울한 마음이 꽤 컸습니다만,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결국, 아무 일도 없다, 아니다. 했던 제 입장은 거짓말이었고, 저의 얼굴에 불만이 있는 표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후에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신경 쓰게 되고,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참 큰 것이었죠.
그래서 저의 스무 살에 가장 크게 작용이 되었던 깨달음은 감정이 표정에 드러난다 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첫 알바 이후로 발생되는 사건이나 사고와 관련한 이유보다 지난날에 원인을 추측해 볼 수 있는 가장 큰 근거라는 점이 저에게 매우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에 가장 큰 깨달음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저의 감정이 표정에 드러난다는 것은 곧 지난 학창 시절 나름 잘 감추고 살아왔음에도 주변에서 꺾이지 않게 조언을 하고 위로를 건네는 것에 대하여 제가 표정으로 그리고 몸짓으로 티를 내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죠.
당시에 당신들을 거절했던 이유는 당신은 내가 아니기에, 당신이 겪은 일과 감정은 나의 현재와 다르다는 부분이었고, 그 근거로 내가 심적으로 버겁고 힘듦을 티내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되짚어서 생각해 보면 단순히 '고집'을 부렸다는 결론으로 도달하게 되니, 받아들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죠.
이 부분으로 당시 현장을 이미지 해본다면, 다 같이 있는 한 공간에서 나 혼자 표정을 어둡게 하고 앉아서, 남들이 다하고 있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되는데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있을까요.
그러한 상황에서 저에게 성질부리지 않고 차분히 설득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겠죠.
저는 이러한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제가 착각하고 있던 부분을 고집이라고 받아들여야 했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다독이려 다가와준 이들이 했던 말들을 다시 곱씹어 봐야 했으며, 마지막으로 그렇게 손을 건넨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미안했다고 말을 전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자신을 찾는 여정이 더욱 길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점을 바꿔보면 주변의 반응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사실 티가 많이 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핵심이 될지도 모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른다, 타인은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지금껏 썼던 티를 낸다는 내용에 위의 두 가지 항목을 접하면 이러한 결론이 됩니다.
나의 바람을 타인에게 기대하지 말고,
내 고집에도 다독여주는 이가 있다면 항상 감사해라.
이 글을 보는 당신도 쓰는 나도 타인의 바람을 100% 이해하고 행동해 주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말하지 않는 대상의 원하는 점을 파악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실망감은 항상 고마운 마음을 앞지르는 법이기에 호의가 항상 달가울 수는 없는 법입니다.
타인과 나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의 호의가 타인이 바라는 것보다 적어서 돌아오는 실망감은 나 또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라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는 말은 당신들의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기 위함이자, 나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이며, 어두운 공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하나의 묘수이기도 합니다.
나의 심적 고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티가 많이 나는 법입니다. 아픈 만큼 상처가 크기 때문이죠. 그걸 애써 감추지 말고, 애써 타인의 반응을 바라지 말고, 온전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당신의 평온한 다음을 위해서,
당신이 일상을 다독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