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와 같지 않다.

고정관념에 막힌 행동에 관하여.

by 이랑


나와 같지 않다.


어쩌면 내가 지나온 힘든 시절,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누구도 나와 같지 않고 나조차도 남과 같지 않다는 그 사실을 온전하게 이해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지만, 이 사실은 직접적으로 받아들이자면 내면에서 충돌이 나는 주제이기도 해서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고정관념.


저는 이것을 고정관념이라고 부릅니다.

머리로 알고 있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뜻대로 생각이 안되기 때문이죠.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소외감, 열등감, 외로움 등이 내 안에서 발생할만한 사건들과 마주치죠. 타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내입장을 당연하다 생각하는 경우도 꽤 잦죠. 그래서 저는 고정관념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개념이 나왔지만, 제일 핵심은 이 고정관념을 내려놓는다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3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보고 나의 좁아진 시선과 입장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며, 입장을 고립시킬만한 단어를 조금 더 부드럽게 사용하고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가진 고정관념을 인지하고 해소하려는 '행동'. 이것이 밤을 읽는 곰에 있어 핵심입니다.


고정관념과 행동.


넓게 퍼진 바다 한가운데에 높게 나있는 회색벽돌의 탑이 있습니다. 이곳에선 파도가 쳐서 벽에 부딪히는 소리, 가끔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파도소리만이 존재하죠. 나는 그곳에서 꽤 오랫동안 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따금씩 길을 잘못들어선 배에서 사람이 내려 쉬어갈 때가 있습니다. 탑의 창밖으로 나는 그것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까요? 위협적으로 느껴지나요? 아니면 반갑다고 생각이 드나요?


저의 경우 반가움이 생겼지만 곧 두려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오래된 고정관념이 잠깐 쉬어가는 저 사람과의 교류를 만류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오랜 기간 홀로 생활해야 할 것을 두려워하게 되겠죠. 물론, 위험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부터 오는 피해도 꽤 상당하겠죠. 하지만 그 상황이라면, 저는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보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서 반가움이 먼저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의 이야기에서도 일어나지 않은 내 이후의 대처를 생각할 때에 나는 분명, 확정하고 언급했습니다.

이것 또한 고정관념입니다. 그래서 '만약에...'라는 가능성을 저지하게 되죠. 교류를 마음먹고 나섰을 때, 일이 잘 풀린다면 나는 이 오래된 탑에서 나와 밖으로 벗어날 수 있겠죠. 그건 분명 아쉬우면서도 바라던 일일 겁니다.


이러한 가정은 나의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겠죠.

생각보다 고정관념은 직시하게 되면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녹화를 통한 영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지 않고서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죠.


설상가상, 그러한 자료 없이 고정관념을 인지하고 내려놓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알 겁니다. 그러나, 시도를 하지 않고서 어떠한 결과도 볼 수없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그것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은 오롯이 '나' 뿐이지만, 그 힘든 시기를 벗어나는 것에 굳이 '혼자'일 필요는 없을 겁니다.


다만, 여물지 못한 내 상처가 더 크게 다칠까 겁을 먹게 되고, 위축되어 있는 나 자신이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선택지에 넣지 않게 되는 것이겠죠. 그래서 가끔 고민을 들어줄 때 저에게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도움을 받을 생각을 했냐고 말이죠.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나한테 큰 상처가 남에게 별거 아니듯이, 남한테 별 것 아닌 일이 나한테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지."


타인은 모를 수 있습니다. 내가 상처를 꼬옥 끌어안고 놔주질 않았으니까요.

또 타인이 그것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없을 겁니다. 사는 것이 워낙 바쁘기에 자신의 일이 더 가까이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은 저희와 같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각자가 가진 상처를 더 가까이 두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남과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서로 간의 입장차이가 있어, 고정관념이 길을 막고 있을 뿐이죠.

타인이 아는 상식과 내가 아는 상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입장차이일 뿐이죠. 그래서 서로를 보고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이 생겼기 때문이죠.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방법으로 전달을 해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을 달리 했죠.

내게 큰 상처가 타인에게 별거 아니듯, 타인에게 별거 아닌 행동이 내게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면 좋게든, 나쁘게든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나쁘게 반응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엔 다시 같은 말을 되뇌었습니다. "내게 큰 상처가 타인에게 별거 아니듯, 타인에게 별거 아닌 행동이 내게 크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이죠.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요? 제가 원하는 결과를 보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각자 입장의 차이를 가진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쉽게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진 상처의 본질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재활치료를 하듯, 이것 또한 움직이기 위해 하는 것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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