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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율 Sep 22. 2023

따스한 아침과 따뜻한 노을(3)

 괴물은 잠시 힘겹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소녀가 슬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은 괴물은 소녀가 더 이상 슬프지 않길 바랐습니다. 괴물의 머릿속에 소녀가 슬프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바로 괴물이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괴물은 처음으로 자신을 지키고 싶어 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괴물의 몸에 가시가 돋아나더니 온몸이 덩굴로 뒤덮였습니다. 사람들은 돌멩이를 던지는 것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괴물이 덩굴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덩굴 가시는 날카롭다 못해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뻗어 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서둘러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도망간 자리에 소녀는 홀로 남았습니다. 그러자 덩굴나무는 자라나기를 멈췄습니다. 소녀는 천천히 거대한 덩굴 괴물에게 다가갔습니다. 소녀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덩굴줄기의 가시들은 사라지고 매끄러운 줄기들만 남았습니다. 소녀는 덩굴줄기를 쓰다듬었습니다. 소녀는 더 이상 슬프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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