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론] 자료해석 세 번째 이야기 : 어림산과 암산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항상 칠판 위에는 태극기와 함께 급훈이 걸려 있었다. 담임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한 마디를 적어두는 곳이었는데 담임선생님 스타일에 따라 사자성어류(사필귀정 등..), 교도소류(바르게 살자, 효도하자, 엄마 생각 등), 유머류(엎드리면 얼굴 커진다, 무적 LG 등), 표어류(내가 깨면 병아리 남이 깨면 후라이 등)으로 아주 다양했다.
내가 담임선생님은 아니지만, 여러분에게 급훈(?) 하나 전해줄 수 있다면 딱 네 글자를 적어주고 싶다. 바로 '어림짐작'이다.
우린 학창 시절 내내 답을 찾는 공부에 익숙했다. 항상 정확한 값을 도출하거나 명백히 틀린 내용을 골라야 했다. 그래서 어림잡아 판단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고 그 유용함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학창 시절 많이 배웠다고 실용성이 높은 게 아니며, 배우지 않았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배운 내용은 일상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반면, 교과서 어디서도 알려준 적 없는 '눈치보기'는 없어서는 안 되는 능력인 것과 비슷한 이치다. 누누이 말하지만 PSAT에서 고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졌던 선입견을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 100점을 목표로 해서는 안되고, 이론과 공식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하는 풀이를 해야 하고, 어려운 문제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도망쳐야 하고, 계산보다는 어림산을 해야 한다.
어림산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뭔가 사이비 같고..) 이 사실을 인정하면 계산 연습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던 지난날이 무의미해지는 것 같아 두려울 수도 있다. 과외를 하던 시절에도 의구심을 품은 학생들이 더러 있었지만 시도해 본 뒤에는 달라졌다. 어림산을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자료해석을 풀어본 뒤에 모종의 깨달음이 있었고 그에 따라 성적도 상승했다며 장문의 감사 문자를 보낸 학생도 있었다. 백문이불여일견 백견이불여일행이라고 하지 않았나,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보자.
어림산은 계산보다 쉽고, 빠르고, 유용하다. 자료해석에서는 정확한 값을 도출하는 선지 외에도 대략적인 수치의 증감 양상을 파악하거나 어림짐작하는 것만으로 판단이 가능한 선지들이 많다. 기출에서도 이런 예시는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아래에서 본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겨우 PSAT 한 문제가 나의 운명을 좌우하는 잔혹한 현실이다. 한 문제만 더 맞혔더라도 올해 최종 합격했을 수험생이 적지 않다. 나의 1년을 아끼기 위해 문제당 풀이 시간을 단 1초라도 절약해야 한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풀이과정을 간결하게 다듬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불필요하게 정확하거나 과한 계산이 자료해석 풀이 시간을 잡아먹는 주범임을 잊지 말자.
한 가지 더. 어림산만큼이나 중요한 게 암산이다. 계산하기도 힘든데 암산을 하라고? 그 말이 아니다. 반드시 계산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계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료해석에는 암산만으로도 해결 가능한 문제가 많다. 그리고, 이런 문제에서 적절히 암산을 활용하면 풀이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능숙한 암산은 (손으로 일일이 써가며) 계산하는 것보다 빠르다. 계산은 최소한 손으로 숫자를 적는 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암산에 익숙해지면 이 보다 더 빠르게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위와 같이 놀라운 암산 사례는 TV 프로그램(서*라이즈, 스*킹, 세*에 이런 *이 등)에서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소재다. 우리는 저만큼 빨라질 수도 빨리질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손으로 하는 계산보다는 빨라질 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PSAT이 요구하는 암산 수준은 복잡하지도 않다.
어림산과 암산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한 뒤 예시를 통해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알아보자. (어림산에 대한 정의는 앞서 많이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할 거다. 왜냐, 그만큼 중요하니까)
'어림'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어림1
[명사] 대강 짐작으로 헤아림. 또는 그런 셈이나 짐작.
[유의어] 개산3, 대중1, 추산2
위 의미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어림산은 '어림 + 산'으로 '대강 짐작으로 헤아리는 산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실 어림산의 의미를 모르지는 않았을 테니 길게 말할 것 없이 어림산의 예시를 살펴보자. 아래는 2021년 PSAT 자료해석 기출문제에서 따온 사례다.
① 어림산 예시 첫 번째
Q. 5대 분야 재정지출 금액의 합은 매년 전체 재정지출 금액의 35% 이상이다 (T/F)
※ 문제를 먼저 풀어본 뒤 아래 설명을 읽어주세요 :)
위 질문은 실제 기출문제의 선지 하나를 추출해온 것이다. 참일까 거짓일까? 혹시 지금 손으로 계산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면, 지나친 계산 연습으로 잘못된 습관이 든 것이다. 위 질문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각 해의 5대 분야 재정지출 비중을 더하여 35%를 넘는지 보아야 한다. 이때 손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정답 도출이 늦어진다. 하나하나 쓰는데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이 선지는 어림산으로 도출하는 것이 맞다. 어림산은 아래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2013년부터 보자. 교육과 보건을 합하면 25(%)를 넘고, 국방과 안전을 합하면 10(%)을 넘으니 총 35(%)를 넘는구나. 그럼 2014년은 어떨까? 개별 값이 2013년과 큰 차이가 없으니 역시 35(%)를 넘겠구나. 다른 해도 값이 다 비슷한가? (이때부터 빠르게 각 분야별로 행을 훑는다) 큰 차이 없이 다 비슷하고 오히려 각 분야별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니까 매년 전체 재정지출 금액의 35% 이상이겠네' → 따라서 옳다
질문의 정오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숫자를 시험지에 적어가며 계산할 필요가 없다. 이런 문제에서 계산을 하면 시간만 더 걸릴 뿐이다.
② 어림산 예시 두 번째
다음으로는 조금 더 어려운 어림산 문제를 풀어보자.
Q. 2020년 전체 대학의 전임교원 담당학점 비율은 비전임교원 담당학점 비율의 2배 이상이다. (T/F)
※ 문제를 먼저 풀어본 뒤 아래 설명을 읽어주세요 :)
위 문장을 판단해보자. 사실 답은 비율만 비교해도 알 수 있지만, 많은 수험생들이 이것만으로는 불안해서 (이렇게 답이 쉽게 나올 리가 없어라고 생각하며) 값을 비교해보려 할 것이다. 결국 요지는 2020년 비전임교원 담당학점 239,394를 2배 했을 때 전임교원의 담당학점 479,876이 되느냐다. 6자리에 이르는 자릿수와 수치의 복잡함으로 인해 손을 써서 계산하는 게 편하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지만 실은 어림산이 제일 빠르다.
'239,394중 앞 세 자리 239를 먼저 2배 해보면. 478이네? 그다음 백의 자릿수 이하는 2배 해도 1,000을 넘기지 못하니까 굳이 암산할 필요 없겠네. 그럼 478,XXX니까 전임교원 담당학점인 479,87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구나.' → 따라서 옳다
위 풀이는 어림산과 암산의 사이 그 어드메에 존재하는 풀이다. 어림산과 암산은 한 끗 차이라 (암산의 터프한 버전이 어림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는 유사한 사고 과정을 거친다. 단지 '정확한 값'을 구해야 하는지 여부로 어림산과 암산을 구분할 뿐이다.
③ 어림산 예시 세 번째
마지막으로 제법 어려운 어림산 문제를 풀어보자. 어림산이라고 다 쉬운 건 아니다.
Q. 2021학년도 과목별 모집정원은 수학이 영어보다 많다. (T/F)
※ 문제를 먼저 풀어본 뒤 아래 설명을 읽어주세요 :)
위 문장을 판단해보자. 표가 복잡해서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 A와 B로 알파벳을 넣었다. 우리는 결국 A와 B의 대소 관계를 판단해야 한다. 어떻게 어림산이 가능할까? 아래의 설명을 읽기에 앞서 각자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보자. 다 풀었다면 아래 어림산 풀이를 보자.
'하.. 값 더럽게 복잡하기도 하네. 뇌절하지 말고 차분히 읽어 보자.. 결국 각 과목의 접수인원을 경쟁률로 나눈 값이 A와 B가 된다는 거네. 영어과목의 경쟁률은 16으로, 수학과목의 경쟁률은 12로 어림해서 나누어볼까? 우선 4,235를 16으로 나누어 보면.. 앞 두 자리만 보아도 대략 2XX.. 로 나누어지는구나. 잠깐만 그럼 수학과목은 어떻지? 12로 4,452를 나누면.. 앞 두 자리만 보았을 때 3XX..인데? 그럼 수학과목의 중등교사 모집정원은 300명대고 영어과목의 모집정원은 200명대라는 얘기네. 수학 과목의 경쟁률을 13으로 올려서 어림해봐도 역시 300명대가 나오네 ㅎㅎ' → 따라서 옳다
이쯤에서 이런 의구심(반감)을 품을 만하다. "할선생님, 실제로 이렇게 안 풀었는데 괜히 이렇게 푼 척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물음에는 이렇게 답해주고 싶다. "제가 퇴근 후 피 같은 시간을 써서 굳이 왜 그런 척을 하겠어요..? 그런 속셈이라면 브런치 쓸 시간에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봤을 거예요 ㅠㅠ 요즘 솔로지옥 재밌다구요 ㅠㅠ!!" (ㄹㅇ 속마음..)
그만큼 어림산 풀이를 처음 보면 이게 가능은 한 건가 싶을 만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를 풀어보기 전까지는 계산이 필요한 지 어림산이 필요한 지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대뜸 어림산을 시도할 수 있을까? 답은 쉽다. 선지가 숫자로 구성되는 등 대놓고 계산 문제가 아닌 이상, 무조건 어림산을 먼저 시도한다. 만일 계산이 필요한 문제라면 어림산을 시도했다가 반드시 막히게 되어있다. 그때 계산해도 늦지 않는다. 계산이 필요하지 않은 문제에서 불필요하게 계산하다가 시간을 낭비하느니 우선 어림산으로 문제를 풀어보고 암산 또는 계산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 때 전략을 바꾸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다음은 암산에 대해 알아보자.
2) 암산의 정의와 예시
앞서 총론에서 암산 훈련할 때 도움 되는 알람 어플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다들 자음(ㅇㄹㅁ)으로만 소개하니 찾기가 어려웠던 모양인데 이 참에 그냥 홍보하고 가려한다. 참고로 무료 어플이다. (개발자님 감사합니다)
사진은 좌측 상단부터 Z자 순서로 참고하면 된다.
어플 이름은 '알라미(Alarmy)'다. 설치 후 알람 설정 화면(두 번째 사진)으로 넘어가면 미션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때 스쿼트나 뭐 다른 거 말고 수학문제를 미션으로 설정하자. 이때 난도는 최소 매우 어려움 수준으로 하자. (그 이하 난도로 설정할 바에는 미션을 스쿼트로 설정해서 건강이라도 챙기자) 그리고 괴롭겠더라도 4문제는 풀도록 하자. 이렇게 아침마다 4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암산 훈련은 충분하다. 아마 2주만 연습해도 예전과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한달 두달이 지나 문제가 쉽게 느껴진다면 난도를 더 높여도 좋다. 잠결에 계속 답을 틀리고 너무 고통스럽더라도 절대 펜과 노트를 사용해서는 안 됨을 명심하자. (나도 간혹 한 문제를 연거푸 틀리면 펜과 노트를 쓰고 싶었다)
앗, 그런데 어플 홍보하다가 암산의 정의를 빼먹었다. 암산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 적이 있는가?
암산1 (暗算)
[명사] 필기도구, 계산기, 수판 따위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머릿속으로 계산함.
[유의어] 목산, 목수3, 주먹셈
암산의 정의를 머리에 새겨두자. 참고로 영어로는 mental calculation이라고 표현한다. 역시 중요한 건 멘탈이다(?).
암산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암산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총론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암산의 원리는 사칙연산(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단순화하는 것이며 구구단만 외울 줄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쫄지 말자. 암산을 빠르게 하기 위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대한 쉬운 형태로 전환하여 암산하자. 이때 쉬운 형태라는 의미에는 사칙연산 간의 전환(특히 나눗셈은 무조건 곱셈 형태로 바꾸어 생각해야 한다. 사칙연산도 나눗셈>곱셈>뺄셈>덧셈 순으로 점점 쉬워진다. 나눗셈은 원래 암산하기 어렵다. 셈의 원리상 연산 과정에서 곱셈과 뺄셈이 수반되기에 그렇다)은 물론이고 수식 자체를 쉽게 전환하는 것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36 X 25 를 18 X 50 으로 변환하면 암산이 더 쉬워진다. 사실상 18 X 5 의 계산과 수준이 동일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곱셈의 경우 자릿수(십의 자리, 일의 자리 등)에 따라 큰 자릿수부터 순차로 셈하자. 76 X 7 = (70 X 7) + (6 X 7) 로 나누어 연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번에 계산하면 골 아프다. 구구단 형식으로 나누어 셈하자.
셋째, 필기도구로 계산할 때 쓰는 세로식 계산법(아래 그림 참고)을 머릿속에 그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자. 머릿속에서는 자릿수 단위로 풀어서 계산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위 원칙을 대체 어떻게 깨우쳤는지 묻는 사람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잠 깨려고 알라미 어플로 문제 풀다가 체득했다. (어플 관계자 아님;;) 그러니까 여러분도 암산 훈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칙연산을 보다 쉬운 형태로 바꾸게 되고, 점차 암산을 빠르게 할 수 있게 된다. '난 안될 거야 이 사람 PSAT형 인간이라 그래'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만 해보자. (공무원의 미덕이 뭐다?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자세..) 누차 말하지만 나는 수학을 그렇게 잘하지도 않았고,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경제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으며 심지어 평소에 실수도 잦은 사람이었다. 그래도 암산은 훈련하면 점차 실력이 좋아진다. 반드시.
암산 예시 문제를 풀기에 앞서, 어림산과 암산은 '정도의 차이'기 때문에 실제 문제 풀이 시에는 구분할 실익이 없음을 다시 강조한다. (시험장에서 어림산 문제인가 암산 문제인가 구분하고 앉아 있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① 암산 예시 첫 번째
Q. 전체 폐사율은 B지역이 A지역보다 높다. (T/F)
※ 문제를 먼저 풀어본 뒤 아래 설명을 읽어주세요 :).
빈칸을 아주 야무지게도 뚫어둔 문제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표 안의 값들이 암산하기 좋게 깔끔하게 주어졌다. (이 부분이 기출문제와 모의고사의 차이인데, 총론에서 말한 것처럼 기출문제를 출제할 때에는 실제 통계 값을 암산/계산하기 쉬운 값으로 바꾸어주는 경우가 많다. 헌데 모의고사에서는 실제 통계자료를 뉴스나 통계청 사이트 등에서 퍼와서 그대로 쓰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모의고사들로 훈련하다 보면 암산을 '불가능한 것', '설화 속 이야기', '일부 천재들의 전유물'로 인식하게 될 수밖에 없다. 위 표에도 출제위원의 자애로운 배려가 깃들어 있다.) 위 질문의 정오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빈칸의 대부분을 채워야 하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갈고닦은 암산 실력을 뽐낼 순간이다. 위 문제를 푸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전체 폐사율은 B지역이 A지역보다 높다... 어디 보자. A는 전체 발병 두수가 비어있고, B지역은 전체 폐사 두수가 비어있네. 이걸 다 구해야 돼? 값들이 깔끔하니까 암산으로 하면 되겠네. 우선 A지역 전체 발병 두수부터 구해야겠다. 그럼 6월하고 7월 발병 두수만 구하면 되네. 6월은 폐사 20마리인데 폐사율이 10%니까 발병은 200, 7월은 폐사 20마리인데 폐사율이 2.5%니까 800이네. 그럼 6+7월 1,000마리, 8+9월 4,000마리, 10월 3,000마리 이므로 총 8,000마리네(느껴지나요 모의고사에선 느낄 수 없는 출제위원의 자비로운 마음..).
그럼 A지역은 전체 폐사율이 5%고, B지역도 보자. B지역은 6월과 8월의 폐사 두수만 구하면 되는데 6월은 600마리의 5%니까 30마리, 8월은 2,400마리의 2.5%니까 2,400을 40으로 나누면 되네. 그럼 60마리. 6~10월까지의 폐사 두수를 합하면 총 200마리이므로 5,800 중 200마리는 대충 4%미만(어림산 활용)이네. 그럼 폐사율은 B지역이 A지역보다 낮은 거네. 위 질문은 틀렸네.'
사실 암산은 설명을 봐서는 느끼기 어렵다. 위 과정을 필기도구를 쓰지 않고 머릿속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겨두자. 혹시 아직 암산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내일부터 알라미 어플을 통해 훈련(참교육)하면 되니 걱정 말자. ㅎㅎ
② 암산 예시 두 번째
위 문제는 학원강사들은 '계산 문제'라고 말할 만한 문제다. 그러면서 또 그 두꺼운 계산 연습책을 들이밀겠지? 그렇지만 이건 계산이 아니라 암산 문제다. 왜냐고? 주어진 값들을 보자. 암산하기 딱 좋게 5의 배수로만 줬다. 이 문제를 필기도구를 써서 계산하는 건 시간 낭비이자 곱게 9첩 반상(?)을 차려준 출제위원의 마음도 모른 채 밥상을 통째로 엎어버리는 바보 같은 행위다.
위 문제는 각주에 달린 '장학금 신청률'과 '장학금 수혜율' 두 분수식을 서로 곱했을 때 '장학금 수혜자 비율'이 도출된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바로 단순한 암산 과정만 남게 된다. (물론 정확히는 곱한 뒤 100을 나눠줘야 하지만 그런 건 생각하지 말자. 왜? 정답 도출하는 과정에서는 생각할 필요 없잖아..) 위 문제의 풀이는 아래의 다섯 수식을 암산하면 그만이다. (이 참에 훈련해보자)
A : 30 X 45 = ?
B : 40 X 30 = ?
C : 60 X 25 = ?
D : 40 X 40 = ?
E : 50 X 20 = ?
※ 각 수식을 암산해본 뒤 아래 설명을 읽어주세요 :)
암산해보자. 여기서 필기도구를 드는 것은 구구단을 가르쳐주신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에 대한 모욕이자 구구단을 열심히 외웠던 나 자신에 대한 모욕이다. A는 (30 X 40) + (30 X 5) 로, C는 (60X20) + (60 X 5) 로 변환하면 사실상 구구단 형태로 전환된다. 나머지 B, D, E는 이미 구구단과 마찬가지라 암산이 너무 간단하다. 이렇게 다섯 개의 값을 구하고 답을 찾으면 그만이다. 장담컨대, 이 문제는 필기도구로 계산할 때 더 느리다. (진심 샤프심에 들어간 흑연이 아깝다)
어림산과 암산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다. 자료해석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입이 아플 정도로 했고, 독자들도 이미 신물이 나서 귀에 피를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직 자료해석에 대한 접근법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고, 학원가에는 아직도 순진한 학생을 꾀어 청춘을 바쳐 계산 연습을 시키는 나쁜(?) 강사가 많다. 귀에 피가 나고 있다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귀에 피가 나더라도 PSAT에 붙는 게 우선이니까. 자료해석을 풀 때에는 항상 '최대한 어림산과 암산으로 풀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하자. 그래야 실력이 늘고 점수가 오른다.
다음 글에서는 자료해석에서 등장하는 계산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살펴보자.
P.S. 크리스마스에 부모님을 모시고 강원도에서 쉬다 왔는데, 50cm에 달하는 폭설이 내려 제대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했다. 온 도시가 아인슈페너가 된 느낌이었는데 혼자 보기 아까워 짧은 영상을 올리고 간다. ㅎㅎ 독자 여러분도 시험에 붙은 뒤 여기저기 여행 다닐 상상을 하며 열공하기를..! (코로나19 종식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