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햇살 같은 최수연의 보편적 학습설계로서의 역할

학습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물리적 요소가 아닌'차별'이다.

by 정준민

번스타인은 그의 CCC(Class, Code, Control) 이론을 통해 특정 계층(class)에 진입하기 위해 특정 코드(code)를 학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변호사라는 계층에 진입하는 것은 전문직이니만큼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코드를 학습해야 한다. 이때 장애를 가진 학습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장애를 갖지 않은 학생들과는 달리 학습에 진입하는 데에 많은 장애요소를 만나게 된다. 아주 뛰어난 기억력과 높은 수준의 고등적 사고능력을 가진 우영우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회전문과 같은 장애요소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장애요소는 장애로 인해 받게되는 특정 계층(로스쿨에 합격한 일반인들 혹은 변호사)의 차별이다. 우영우가 직접적으로 최수연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때의 발화를 분석해보자.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강의실의 위치, 휴강 정보가 제대로 제공됐다면, 바뀐 시험 범위를 단톡방에서 동기들이 알려준다면, 사실 우영우가 학습을 하는데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장애인들의 차별로 인해 우영우는 학습에 진입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그런 맥락에서 최수연은 이러한 차별을 막고, 변화되는 정보들을 제공하여 우영우가 학습에 진입할 수 있게 돕기 때문에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가 된다. 깜깜한 어둠을 밝히고, 어디로 가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햇살 같은 존재가 되어준 것이다.

이는 특정 계층(class)에 의해 알게 모르게 통제(control)되는 코드(code)에 진입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보편적 학습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로 설명하자면 차별에 의해 진입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요소를 제거하여 학습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보편적 학습설계에 있어서 최수연의 의미는 단순히 물리적 설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다수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 차별이 소수 집단이 학습에 진입하여 유의미한 학습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영우는 비장애 변호사 집단의 차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줌으로써 변호사가 되기 위한 학습에 참여할 수 있게 돕고, 나아가 변호사로서 생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최수연을 ‘봄날의 햇살 같다’고 지칭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정명석 변호사가 어떻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게 보편적 학습설계로서 기능하는지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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