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변에 살어리랏다
내 사주에는 화의 기운이 부족하다 했다. 대신 더운 날씨에 태어나서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는 말도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여름은 내면을 들뜨게 했다. 따뜻한 햇빛과 평온한 해변 속 부드러운 모래 그리고 느릿한 일상. 모두의 휴가철인 7월말엔 친척들과 함께 해변에서 모여 케익을 자를 수 있는 생일이 있다.
어쩐지 나트랑에 도착한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해졌다. 방해하는 것들도 생각나지 않고, 나쁜 기운이 다가올 때마다 떨쳐낼 힘이 저절로 드는 곳. 밖으로 나가면 저절로 할 일이 생기고 매일이 꽉 찬 기분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아주고 꺼져가던 창작욕을 일깨워준 도시. 마루야마 겐지의 책에 흠뻑 빠져들면서 좋아하는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네 번이나 먹을 수 있었던 해변가.
달랏에서 일박을 하게 된 호스텔 앞에서 간판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였다. 입구에다가 오토바이를 주차하던 탱이 말했다.
“에떼. 무슨 뜻이게? 프랑스어로 ‘여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