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판한 지 3년이 넘어가면서 작가라고 소개할 때마다 불편감이 든다. 쓰다만 스케치북이 책꽂이를 차지하고 전문가용 색연필은 중고마켓에 팔아치웠다.
여행 가방을 챙기면서 쓰지도 않을 물건으로 짐을 늘리지 말자고 생각했다. 포스트잇 한 묶음과 굴러다니던 색연필 몇 개를 아무렇게나 집어 파우치에 넣었다. 왠일인지 비행기에서부터 낙서를 끄적였다. 나트랑에 도착해서는 가져간 색연필로는 모자람을 느낄 지경이었다.
일기를 쓰면 순간순간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림을 그리면 몰입의 상태에 빠진다. 명상을 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내면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발목 부상은 아직 그대로다.
좋아하는 요가는 못했어도, 괜찮았던 드로잉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