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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두 번째 여행

by 몽크

여권은 되찾았지만 결국 귀국을 일주일 정도 미루기로 했다. 익숙한 동네로 돌아왔다. 2주간 머물던 골목을 떠나 새로운 길을 걸어 다니면서 숙소를 찾기로 했다.


문라이트 게스트하우스


해변에서 5분쯤 걸어서 마주친 길 가장 안쪽에 가족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구글맵에서 후기를 보고 무작정 찾아갔는데 할머니께서 흔쾌히 방을 보여주셨다. 테라스에서는 건너편 빨간 지붕 아래서 책을 읽는 이웃이 보였다.


한숨 돌리고 밖으로 나가 큰길에 들어서자마자 클라이밍•커피라고 적힌 카페가 보였다. 볼더링을 조금 하고 과일 주스를 마셨다.


멋진 패셔니스타가 바디랭귀지로 길을 묻는다. 영어는 못한다고 한다. 나도 온몸으로 대답했다. 같은 방향으로 걸으면서 물었다.

“Where are you from?”

“Mongolia. “

내가 한국인임을 밝히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하고 그쪽에서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한다. 내친김에 그 자리에서 몽골어 인사말을 배우려 했는데 어려워서 금세 잊어버렸다.


해변으로 가는 길에는 도넛을 팔고 있었다. 하나에 200원 정도였다. 옆에서 고구마튀김을 사던 여행자가 종이에 감싸진 내 도넛을 가리키면서 주인아저씨에게 묻는다. “여기, 뭐가 들어있어요?”


맛집이 가득한 골목

한 입 베어문 내가 대신 대답했다. 고구마 앙금이야. 미소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듣고 뒤돌아서고 나서 든 생각. 엄청 맛있다고도 전해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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