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투의 위력?매력?
크고 화려할수록 난 주눅 든다.
더운 어느 여름날 20대 초반의 남자가
카운터 앞에 섭니다.
팔에서 다리까지 휘감은 손님의 화려한
문신 때문에 순간 무섭게 느껴집니다.
"담배 한 갑 주세요"
"신분증 보여 주세요."
긴장되어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지만 친절하게 말합니다.
걱정과 달리 별말 없이 신분증을 보여주니 다행입니다.
이후로도 담배 사러 자주 오는 걸 보니
근처 원룸에 새로 이사 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올 때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데
"연장 준비됐냐?? "라는 영화 속 대사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엄마 나 친구 만나러 가 엄마도 밥 맛있게 먹어~~"
라는 따스한 말을 합니다.
몇 번의 다정한 통화를 엿듣다 보니 이제는 엄마와
수다 떠는 그 아이가 참하고 귀엽게 느껴집니다.
한동안 안 오다 왔길래 반가워 인사했습니다.
"요즘 안 보이던데 어디 다녀왔어요?"
"엄마 집에 가서 집 밥 좀 먹고 왔어요"
라고 대답하며 쑥스럽게 웃는 걸 보니
그동안 오해한 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요즘은 문신이 유행인가 봅니다.
이 손님뿐 아니라 여러 젊은 남녀가 제 기준에서는
너무나도 크고 화려한 그림을 몸 여기저기에 그렸습니다.
처음엔 무서워 멀리했지만 알고 지내다 보니
착한 아이들이 많아 이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실 자주 보니 이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구요.
하지만 겁이 많은 저는 저렇게 온몸에 문신하려면
아프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고통을 인내하면서까지 하는 거 보면 저는 아직 잘 모르는
문신의 매력이 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