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막걸리 할아버지
그대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막걸리 할아버지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오셔서
천 원짜리 막걸리 5병을 삽니다.
할아버지는 조그마한 가게를 하시는데
돈 벌 목적보다는 주변 할아버지들과
막걸리 한잔하시는 게 주 목적입니다.
원래는 불가리스도 한 병 같이 샀는데
이제는 낱개 판매가 안되자
쿨하게 그냥 막걸리만 사갑니다.
하루는 매일 5병을 사시던 분이
무려 6병을 사시기에 제가 놀라
"할아버지! 오늘은 왜 6병이에요?"
하고 물으니 웃으시면서
"응 한 놈이 더 왔어" 합니다.
매일 그렇게 막걸리를 드시더니
요즘은 할아버지의 얼굴이 빨갛고
손도 점점 심하게 떱니다.
오실 때마다 술을 줄이시라
말할 수 없으니 그냥 모른 척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에 저희 가게에 자주 오시던 한 손님은
사업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에
가족과도 멀어져 혼자 살며
몇 년 동안 매일 술만 마셨습니다.
그 손님은 어느 날부터 손을 떨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땀을 엄청 흘렸고 며칠 뒤 돌아가셨습니다.
막걸리 할아버지를 보면 그 돌아가신 손님이 떠오릅니다.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보고 있자니 안타까운 마음에
이제는 더 이 상 안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