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커플들의흥망성쇠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by 아이쿠

가게에 오는 커플들을 보고 있자면 연애 초기부터 헤어지기 직전 커플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계산할 때 행동들을 통해 보는 그들의 흥망성쇠를 써봅니다.



연애 초기


제가 물건 바코드를 찍고 있으면 남자는 여자를 향해

"더 먹고 싶은 거 없어? 얼른 더 골라~아까 딸기 먹고 싶다며?"

여자가 망설이면 본인이 직접 가서 딸기를 가져와 "이것도 계산해 주세요." 라며 저에게 건네줍니다.


여자가 계산할 때는 남자를 향해 묻습니다.

"자기 담배 있어??"

"어 한두 갑 있어 괜찮아"

"사장님 담배 한 보루 주세요."라며 저에게 담배 이름을 알려줍니다.

저는 연애 초기 커플이 제일 좋습니다. 그들은 거침없이 쓰니까요 ~~


제가 계산하는 동안 남자는 여자의 긴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애정표현을 하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너무 좋다는 듯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지요.





연애 중기



커플 카드가 있으니 현명합니다.

그리고 술 위주로 삽니다. 푸짐한 소주, 맥주와 간단한 안줏거리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어서 사"라고 말만 합니다. 그래도 물건 추가 구입에 아직은 관대합니다.

커플 카드를 깜빡하면 낭패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사랑해서 서로 자기가 내겠다고 카드를 내밀지만 약간의 눈치 싸움이 느껴집니다.


커플 카드를 안 만들었다면 이젠 진짜 눈치게임입니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니가 내라!! 분위기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승자입니다.

"아 나 지갑 안 가져왔다."

"또 안 가져와야~벌써 몇 번째냐~~ 이따 계좌로 부쳐라"

'너희 멀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헤어지기 직전


일단 같이 오기가 귀찮습니다.

같이 왔다 해도 빨리 대충 사서 나가고 싶어 합니다.

계산 직전 누구 하나가 "아 깜빡했다. 샴푸 사야 한다." 하고 뛰어가면 짜증이 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며 짝다리로 기다립니다.


혹은


"어 이거 새로 나왔네. 먹어보고 싶다"

상대는 못 들은 척합니다. 니가 먹고 싶든지 말든지 관심 없습니다.

"야 다음에 사 다음에..."


네~얼마 후에 파트너 바뀌어 옵니다.

난 연애 초기 커플이 제일 좋으니 환영합니다~.




부록


20대 커플 손님들은 콘돔을 사기가 아직은 쑥스러우니

괜히 이 물건 저 물건 사면서 쓰윽 콘돔을 같이 계산합니다.

'그래 이거 안 하면 니들 큰일 난다.' 하고 생각하지요.


허나 콘돔이 많이 팔리지는 않습니다.

유교 걸, 유교 보이들이니 매일 보는 마트 아줌마에게

콘돔을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테지요.

그래서 인터넷 주문을 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술 살 때 콘돔을 같이 사지 않으면 남자들은 고생합니다.




몇 시간 뒤



남자는 뛰어 들어와 급하게 콘돔을 집어 들고

빠른 걸음으로 계산대로 옵니다.


더 급한 놈은 뛰어들어오면서

"사장님 콘돔 어딨어요??" 합니다.

요즘 여자들이 참 똑 부러집니다.

keyword
이전 07화7. 천생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