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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12화
11. 단짠단짠?? 단쓴단쓴!!
한봉을 아시나요? 집 뒷편에서 키우던 애완봉(?)들의 단쓴단쓴 꿀맛!!
by
아이쿠
Apr 19. 2021
"안돼요!! 안돼!! 여기는 안되니까 돌아가시오!"
"아니 여기가 다 당신들 땅도 아니고 왜
그라요? 산도 나무도 다 여기 동네 것이요?"
"여하튼 절대 안 되니까 차 돌려 돌아가시오. "
"허허이 참 이런 경우도 있네.. 허허 참!!"
낯선 아저씨는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다. 동네 사람들을 노려보면서.
우리 동네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많다.
그래서 봄이 되면 아카시아 하얀 꽃 이파리와 향긋한 꽃냄새가 바람 따라 여기저기 날리고
그 향기 따라
벌들은 아카시아꽃에
몰린다.
방금 그 아저씨는 양봉을 하는
사람으로 꿀을 채취하기 위해 꽃들을 찾아다닌다.
그래서 우리 동네까지 오게 된 것이다.
문제는 우리 동네에서는 집집마다 한봉을 키우고 있다는거다.
우리 집도 옆집 할머니도 아랫집 외할머니네도 벌통 하나씩은 집 뒤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니 남에게 꽃을 나눠 줄 인심은 없다.
게다가 양봉이 한봉을 죽인다는 속설도 있어 더욱더 양봉업자를 반길리 없다.
하지만 아저씨는 포기하지 않고 마을 밖 산 밑에 자리를 잡고 한동안 지내다 갔다.
우리 집 벌은 평소에 우리를 쏘지는 않지만 날아다니는 윙윙 소리는 금방이라도 나에게 달려들 것 같아 조금
무서웠다. 엄마 말에 의하면 5월 중순이 지나면 한봉이 여기저기에 낳았던 알들이 부화된다고 하는데 부화된
새끼 벌들은 정착지를 찾지 못하고 윙윙 소리를 내며 사방을 돌아다닌다.
그러면 아빠는 쑥 한
다발을 손에 쥐고 감나무 밑에서 쑥을 흔들며 주문을 외우듯 "두레 두레" 하고 외친다.
쑥 향기 때문인지 새끼 벌들은 감나무 가지에 하나둘씩 모여들어 어느새 동그란 공처럼 뭉쳐지는데
아빠는 짚으로 만든 바구니에 뭉쳐진 벌들을 살며시 쓸어 담아 새로 만든 벌통에 집어넣는다.
그곳이
새끼 벌들의 새로운 안식처이다.
그때부터는 벌들이 알아서 뒷산을 돌아다니며 꿀을 모은다.
엄마, 아빠는 벌들이 몇 개월간 힘들게 채취해놓은 꿀을 가을이면 착취했다.
벌들의 거센 투쟁이 예상되기에 쑥을 태워 쑥향을 가득 품은 연기를 벌통에 쏘아댔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벌들은 꼼짝없이 벌통 안에 있었다.
그사이 모아둔 꿀을 머금은 벌집을 빼내는데 꿀이 찐덕찐덕하게 뚝뚝 떨어진다.
바구니에 벌집을 통째로 놓고 바구니 밑으로 통을 바쳐 꿀이 흐르게 한다.
엄마 아빠는 바구니 안의 벌집 한 조각을
꺼내어 맛을 보았다. "으음~달다 달아"
옆에서 구경하는 우리에게도 한 조각 떼주는데 그 맛은 쓰다 할 정도로 달디 단 맛이다.
양이 많을 때는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먹거나 친척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벌통을 열은김에 그동안 쌓인 벌똥들도 치우고 청소를 한다.
그리고 벌들의 겨울 식량으로 꿀을
벌통에 조금 남겨둔다. 그럼에도 겨울이면 많은 수의 벌들이 죽고
살아남은 벌들은 봄이 되면 또 알을 낳는다. 매년 되풀이 되는 과정이다.
채취한(?) 꿀은 다양하게 쓰인다. 요리는 물론이고 겨울에 가래떡을 구워 꿀을 찍어 먹었고 감기에 걸려
고생하면 엄마는 꼭 꿀물을 혹은 꿀과 배를 넣고 졸인 물을 먹였다.
여름에 갈증이 나면 시원한 꿀물을 타 먹기도 하고.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한봉꿀은 너무 진해서 희석해서 먹지 않으면 아이들은 기절할 정도이다.
가래떡을 찍어먹을
꿀조차도 조금은 희석해야 할 정도이다.
그것만 조심하면
1년
내내 천연꿀을 먹으니 참 좋다.
봄이 된 지금 사방에 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윙윙 소리와 함께 벌들이 바빠지기 시작할 때이다...
가을이 되면 벌통은 또 꿀로 가득 차겠지??
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단쓴단쓴의 꿀을 또 부지런히 모아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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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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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지선이의 슬기로운 산촌 생활 1
10
9. 촌지 받은 선생님의 차별
11
10. 땅벌의 공격.
12
11. 단짠단짠?? 단쓴단쓴!!
13
12. 신작로에서 무슨일이?
14
13. 내가 쫌 거시기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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