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앗 따가워!!"
갑자기 내 얼굴로 뛰어든 그 무언가에 놀라 주저앉으며 얼굴을 감싸 앉고 소리쳤다.
"어?? 어?? 지선아 미안해!! "
말은 미안해라고 했지만 학교에서 소문난 말썽쟁이 오빠들은 분명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화장실 옆 돌담 사이에 벌집이 있는데 오빠들은 장대로 그 벌집을 쑤셔댔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 옆길을 지나다 봉변을 당한 것이었다.
봉변을 당한 건 나뿐만은 아니었다.
집이 해체돼 성이 난 벌들은 이리저리 날아다녔고 오빠들은 쏜살같이 도망갔다.
나도 본능적으로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두방이나 쏘인 나의 눈두덩이는 어느새 부어올라 앞이 잘 안 보였다.
오빠들에게 화도 나고 부은 눈은 아프기도 하고 잘 안 보여 답답하기도 하고..
평소에도 싫었던 오빠들이 오늘은 더 싫다.
선생님은 내 얼굴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다른 선생님들까지 데려와 보이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물었다.
우선은 뭔가를 눈에 발라주고는 머리가 아프거나 토할 것 같은 증상은 없으니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죽겠는데...
팅팅 부은 눈으로 집에 온 나를 보고 엄마는 놀라 어찌 된 일인지 물었다.
오빠들 장난에 벌을 쏘였다는 말을 듣고는 또 염병을 시작으로 욕을 한 바가지 쏟아냈다.
"누구냐?? 그 써글놈들이??"
"저 학교 윗동네 오빠들"
엄마는 당장이라도 쫓아가고 싶지만 우리 집에서 6km는 떨어져 있기에 그만 두기로 했다.
그 거리를 쫓아갈 만큼 화가 난 건 아닌가 보다.
잠시 들렸다 이 광경을 본 할머니는 벌 쏘였을 땐 침을 바르는 게 최고라며 본인 침을 바르려 했고 그 모습을 본 엄마는 또다시 놀라며 한사코 말렸다.
"엄니 뭔 침을 바른다고 그래? 참말로 차라리 된장을 바릅시다."
그리고선 된장을 물에 섞어 내 눈두덩이에 발랐다.
얼굴에서 된장냄새가 풀풀 나 짜증 나 죽겠는데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나타나 윙윙거리더니 된장 바른 내 눈두덩이에 앉았다. 화 낼 기운도 없는 나는 손짓으로 파리를 쫓았다..
아주 오늘 가지가지하는구나.
엄마의 된장 마사지는 냄새는 조금 나지만 웬일인지 화끈거림은 덜 한 것 같았다.
내가 가렵다고 할 때마다 엄마는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날 보살펴 주었고 며칠이 지나자
내 눈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죽다 살아 난 기분이다.
헌데 죽다 살아 난 사람은 나뿐만은 아니었다.
며칠 뒤 아빠는 논에 벼가 잘 자라는지 확인차 논둑을 걷다가 땅벌집을 밟았다.
밟은지도 몰랐던 아빠는 처음에는 수건으로 벌을 쫒았지만 어느새 떼로 몰려온 땅벌을 피해
필사적으로 집까지 뛰어왔다.
그럼에도 15방도 넘게 쏘여 몇 날 며칠을 누워 지내야 했다.
엄마는 또 된장 마사지를 해야 했고 바쁜 농사철에 딸이나 남편이나 도움이 안 된다며 자꾸만
염병이라는 소리를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