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삼분의 일을 함께 해 온 바이올린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까지 거쳐간 레슨 교수님들 중 서너 분은 아직 연락하고 가끔 만나곤 하는데 이분들의 공연을 보러 찾아다닌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나를 가르쳐주시는 분이 무대에서 멋지게 기량을 뽐내는 모습은 그 어떤 것보다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연주를 숨기거나 활동을 잘하지 않는 분도 계셨다. 생각해 보니 그런 분과는 연락이 끊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기독음악대학에 다닐 때 만난 교수님이다. 제대로 된 개인 레슨을 처음으로 받기 시작한 분이다. 지금은 첼리스트와 결혼해 한적한 곳에 음악당 겸 카페를 운영하신다.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멀지만 않으면 자주 찾고 싶은 고즈넉하고도 음악 향기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그분께 학교 졸업 후에도 개인 레슨을 한동안 받았다. 대학원 입학 전까지이니 그분과 지낸 시간이 약 4 년이다. 늘 서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악기로 모범 연주를 보여주셨던 그분은 나의 초보적인 실력에 한 번도 답답해하지 않고 인내를 보여주셨다. 그 덕에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학원 졸업연주를 준비하던 일 년 여의 시간 동안 집중 레슨을 받았던 교수님이다. 원래 지도하시던 교수님이 안식년을 맞아 이분께 마지막 1년을 배우게 되었는데 무대에서 늘 작아지던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셨다. 자세부터 마음가짐까지 음악가가 될 수 있도록 해 준 특별한 분이다. 짧은 시간에 준비해 졸업 리사이틀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은 시간을 압축해서 보낸 시기이다. 활을 끝에서 끝까지 써야 하는 것, 장면을 상상하며 연주하는 것을 그때 알았다.
지금 레슨을 받고 있는 분도 훌륭한 인격과 체계적인 교육법을 갖추셨다. 내가 가장 취약했던 음정을 잡아주고 변화 있는 연주를 가능하게 하신 분이다. 음악이 과학적일 수 있다는 생각, 연습 전 스케일과 쉬프팅 루틴을 갖게 하신 것이 감사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레슨 방식이 모두 조금씩 다르고 선생님마다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분이 가진 장점을 포착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