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 속 밤을 와작와작

밤이 스미고

by 한 율
보름달, 사진: 한 율


일정한 간격으로 격자무늬를 그리던 시간은 조금씩 느리게 흐른다


매캐한 감정을 내뿜는 기억들 한데 모아 쏟아 놓고 씹는 소리는 와작와작


분쇄된 하루는 그을린 잿빛 회색빛 쓴맛 입안 깊숙이 남기는 텁텁함


익숙하지만 가끔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 속에서 둥지를 튼 서른두 해가 지난밤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을 차곡차곡 쌓아 머리맡에 베개처럼 베고 자던 날


비로소 세상을 배웠다며 푸른 새벽은 붉은 생채기 위에 덮여 점차 검게 물든다


검은 밤과 같은 색깔을 덮고서 오지도 않을 잠을 기다리며 눈을 지그시 감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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