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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다 Aug 03. 2024

내향인은 패배했다

신주쿠에서 덴푸라, 아니 스시 먹기


아침에는 날씨가 화창하면서 이제부터 그 무섭다는 도쿄의 한여름을 겪게 되는가 싶었지만 오후가 되니 이내 흐려졌다. 오후에는 먼저 신주쿠로 가기로 했다. 여러 옵션이 있었지만 도쿄 중심지의 다른 웬만한 곳은 또 1시간 반이 걸리지만 신주쿠는 1시간이면 되었다. 추천받은 맛집이 몇 군데 신주쿠에 있어서 점심을 그 중 하나에 가서 먹고, 아래로 쭉 걸어내려가면서 구경을 할 생각이었다. 무엇을 먹을지는 가면서 고르기로.


또다시 열심히 전철을 갈아탄다. 라멘, 텐동, 덴푸라, 스시 중 고민고민하다가 튀김정식이나 텐동을 파는 덴푸라집을 선택한다. 뭔가, 느낌이 왔다. 이 튀김은 맛있을 거라는. 튀김을 집어들어 한 입 베어물었을 때 나는 ‘파사삭!‘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신주쿠역에서 멀지 않다. 출구만 잘 찾아서 나가며….ㄴㄴ



뒤늦게 알았는데 내가 도쿄에 간 주말은 월요일이 휴일이라 long weekend였다. 그래서 특별히 사람이 많았는지 원래 도쿄의 인구밀도가 그 정도인지 모르겠다. 저녁에 집에 갈 때 지하철에 기모노를 차려 입은 여자들이 여럿 보인 걸로 보아 휴일 탓이 크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신주쿠역에 나서자 정말 사람이 어지간히 많았다. 아니 일단 내릴 때부터 대부분 신주쿠에서 내리는 듯했다. 그대로 적당히 보이는 출구로 나오는 수밖에 없었는데 역사 안이라 구글맵이 내 위치를 잡아주질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일단 역 밖으로 나왔는데 여전히 구글맵은 나를 약올리듯이 내 현재 위치는 한 블록씩 오락가락하고, 동서남북도 못 잡아주고, 지도에 보이는 주요 건물명과 내 눈 앞에 있는 곳을 아무리 매치시키려 해도 할 수 없었다. 아마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폰이 더 느려졌던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역에서 멀어지는 게 최선이라 판단한 나는 무조건 반대쪽으로 길을 건넜다. 그러고나니 그제서야 방향이 좀 파악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식당에 가려면 상당히 먼거리를 돌아가거나 신주쿠역을 다시 가로질러서 나가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길을 건너니 역 앞의 인파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더 잘 들어왔다. 역으로 향하는 사람, 역에서 나오는 사람, 역 앞에서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그 사람을 부르며 뛰어가는 사람, 그 옆에서 물건 파는 사람… 도저히 신주쿠역으로 몸을 돌이킬 수가 없었다. 내향인이라고 다 똑같진 않겠지만 어쨌든 나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기가 쪽쪽 빨린다. 이미 신주쿠역을 헤치고 나오면서 지쳤고, 다시 그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떨어지고 있다. 빠르게 덴푸라를 포기하고 내가 있는 곳에서 가까운 회전스시집을 선택한다. 원래 스시가 더 먹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아님). 스시집도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들어가니 그냥 눈인사뿐 우리나라 일식집에서 들리는 기운찬 “이럇사이마세!!”는 온데간데 없다. 이미 두 시는 되어 점심시간을 넘겼는데, 안에는 손님 두어 명이 있다.


한 명은 일드에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의, 생맥주 한 잔을 곁들여 초밥을 즐기고 있는 정장 차림의 2-30대로 보이는 여자. 외근 나왔다가 복귀 중인 회사원인 걸까? 그대로 사무실에 들어가긴 좀 아쉬운 거지.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 이쯤은 괜찮잖아? (순전히 나의 상상)


또 한 명은 아무리 봐도 여행 중인 털 많은 백인 남자. 수염 때문에 나이를 짐작할 수 없다. 뒤에 커다란 배낭을 내려놓고 영어 메뉴를 보며 점원에게 이것저것 주문하고 있다. 점원은 영어가 편치는 않아 보이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주문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저 백인 남자가 외국인 정체성을 뿜뿜하는 통에 아시안인 나를 보고서는 당연히 일본인으로 생각한 것 같다. 나도 영어 메뉴를 달라고 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가볍게 요기만 할 생각이기도 해서 일단 별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레일에 있는 초밥만 주문한다면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으니.


필요한 모든 정보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스시는 괜찮았다. 특히 사진의 문어나 연어처럼 무슨 기름으로 양념을 한 스시가 엄청 맛있었다! 이게 뭐지? 문어가 겉보기엔 조금 말라보여서 걱정했는데 괜한 생각이었다. 나는 한국에서는 타코와사비나 아니면 기름 없이 간장에 찍어먹는 것으로만 먹어봐서, 여기서 나오는 문어초밥은 먹어본 적 없는 스타일이라 아주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몇 접시 먹고 계산을 할 때야 비로소 외국인 티를 내며 나왔다.


걷고 또 걷고


자, 이제 또 어디에 간다.


경로를 정하기가 아주 애매했다(그렇다 아직도 확실히 정한 게 없었다)

신주쿠 공원 스타벅스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줄을 서야 한다는 말이 있어 가기 싫어졌다. 대신 궁금했던 일본의 편의점 커피를 사서 들고 공원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가끔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항상 편의점 커피를 사는 장면이 나오는데 맛있어 보여서. 그리고 일본 소설에서도 편의점에서 커피의 맛 조절에 섬세하게 신경쓰는 장면이 있었던 듯하다. 편의점 중에 커피로 평이 제일 좋은 세븐 일레븐을 찾아서 아이스 커피를 뽑았다.


음,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가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은 아니었다. 편의점 커피치고는 괜찮네, 정도의 맛? 에잉. 내 인상은 그랬다. 게다가 신주쿠공원을 지나 오모테산도까지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저때부터 오모테산도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발견하지 못해 커피를 다 마신 뒤에도 계속 불편하게 저 컵을 들고 걸어야만 했다.


대체로 운동을 싫어하는 편이지만 걷기만은 예외인데, 음악도 안 듣고 혼자 계속 걸어도 심심하지 않다. 여행지에 가면 걸어다니면서 주변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도시의 풍경과 소음을 흡수하고 사람들의 옷차림과 건물의 생김새, 그 나라의 기후에 따른 가로수의 특징이나 가장 많이 보이는 새, 길거리 음식이나 주변 점포 등을 구경하면서 별 생각 없이 걷는다. 그게 내 나름의 여행지를 즐기는 방식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신주쿠에서 쭉 오모테산도까지 걷고, 거기서 멈춰 잠시 거리 구경도 하고 맛차 카페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시부야까지 걸어가서, 그 사람 많다는 시부야 교차로를 찍고 숙소로 돌아가려는 계획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계획은 실패했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동선.

관성에 밀려, story of my life

일단 잘 안 알아본 내 잘못이지만 공원은 센트럴 파크처럼 사방에 출입구가 있는 공원이 아니었다. 나는 공원으로 향하느라 지역 주민이 아니면 절대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지하도를 통과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입구가 나오겠거니 하고 공원 담벼락을 따라 한참 동안 한적한 주택가를 걸었다. 난데없이 공원 안에 일반 주택 같은 것이 보여 공원 관리자의 관사인가 짐작해 보면서(빨래가 널려 있어 생활감이 물씬 느껴졌다). 높디 높고 울창한 나무들이 밀림처럼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서 과연 사람의 입장이 허용된 곳이 맞기는 한가 싶을 정도였다. 무슨 나무라고 알지는 못해도 생김새를 보니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더운 곳이 맞나보다 싶다. 왼쪽에는 그런 나무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오른쪽에는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주택이며 무슨 세무사 협회 같은 사무실이 늘어서 있었다. 인적은 거의 없이 아주 조용했다. 나는 이제 딱히 공원에 들어가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입구를 보기 위해 걸었다. 드디어 입구가 나왔을 때 그제서야 여기는 입장료를 받는다는 것을 깨닫고 아 그래서 담장을 그렇게 쳐놨구나, 이해한다.


그러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도 되었을 텐데,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공원의 규모를 이미 체감해 버렸기 때문에 시부야까지 걸어갈 체력을 아낄 생각에 + 한참 걷던 중이라 관성이 붙어서 그 앞에서 잠시 서서 쉬다가 그대로 지나쳤다. 관성.. 관성이 문제였다.


생각해보면 평소에도 관성은 종종 나의 발목을 잡는다. 가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고심해서 마음을 한 쪽으로 정하고 있는데 변수 중 한 가지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 순간에 나는 안다. 이 업데이트된 정보를 감안해서 다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그걸 뻔히 알면서도 꼭 가던 길을 그대로 가는 순간이 있다. 아무 매몰비용 없이도. 그냥 마음만 바꾸면 되는데, '그냥 왠지' 미련하더라도 하던 걸 그대로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충분히 인식하고 비판하면서 계속 그대로 간다. 예정된 실패를 맛보고 '역시 그랬군'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 결론을 바꾼 사람이 그 결과에 만족하는 것을 보며 씁쓸하게 웃기도 한다. 나도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일상에서 이런 소소한 실패의 흔적, 체념의 경험이 쌓여 결국 나를 만들게 되는 것이 걱정스럽다.


함께 가는 길에서는 동행자가 내 관성에 떠밀린 선택을 바로잡아주기도 한다(문자 그대로의 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지금은 이게 더 낫지 않아?‘하면서. 나는 나에게 익숙한 관성을 거스르느라 에너지가 소모되어 다소 부루퉁해하면서도 그 말이 맞는 걸 안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따르다보면 잘했다 싶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철저히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 일이라 나는 다른 무엇보다 그 기조에 충실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목표가 '최적의' 여행이었다면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이 여행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찌 보면 철저히 내 마음대로 움직이거나 혹은 움직이지 않고,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여행? 굳~이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그런 것 같다. 그렇게 합리화하며 또다시 관성에 떠밀린 걸음을 계속했다. 내가 나에게 그 동행자의 목소리가 되어주면 좋으련만.


참고로 공원 입구 맞은편에는 이런 음악 교습소로 보이는 곳이 있었다. 안에서 맑은 바이올린 선율이 들렸다. 공원 바로 앞에 이런 곳이 있다니, 여기 다닌다면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 안 풍경을 바라보면서 연습할 수 있겠네. 조금 부럽다.


자, 계속계속 걸어간다. ..라고는 하지만 좀 힘들어서 중간에 지하철을 탈까 하기도 했다. 마침 역이 나오길래 들어가보았으나 오모테산도로 가기엔 노선이 애매해 보였다. 결국 포기하고, 어떻게 되든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먹고 계속 걸었다. 한 손에는 계속 컵이 들려 있고, 가방은 나름 최소한의 물건만 넣는다고 했는데 어쩐지 너무 무겁다. 라운드 숄더에 일자목인 나의 오른쪽 어깨가 여지없이 아파온다. 덥지는 않지만 습도는 상당하다.


동네 슈퍼며 나름 핫플레이스 같은 버거집, 신사 등이 이어졌다. 구경할 것들이 없지는 않았는데, 지쳐서 이때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계속 걷다 보면 멈춰서 어디 들어갈 생각도 잘 들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이미 걷고 있으니까 계속 터벅터벅 걸었다. 그러다 표지판에 점점 '하라주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조금씩 늘어난다 싶더라니, 어라?


내향인 살려



아니, 저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이 되지 않는다. (지치고 사람에 떠밀려 사진을 다시 찍지 못했다) 어디를 보나 사람으로 꽉꽉 들어차 있다. 모두가 비슷하게 지치거나 들뜬 얼굴로 땀을 흘리며 이곳저곳으로 걸어가고 공간을 메우고 있다. 건물과 차에게 내어주지 않은 남은 모든 공간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명동이 제일 붐빌 때를 골라 사람을 몇십 트럭쯤 더 쏟아부은 느낌.


생전 처음이었다. 인파에 공포를 느낀 것은. 습도가 높아서,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더 그랬는지.


사람들이 제일 많이 건넌다는 시부야 교차로를 상상하니 오싹하면서 실제로 소름이 돋는다. 못 가겠다. 오모테산도에서 최대한 있다가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바꿔먹는다.


대로를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개미굴처럼 뻗은 구석구석마다 모두 사람들이 가득하다. 한가할 때 와보면 좋을 것 같다고는 생각한다. (약간 연남동 + 신사동 느낌?) 하지만 오늘은, 나는 무리다. 가려던 말차 아이스크림 집 앞에 줄이 늘어선 것을 보고 1초만에 포기한다. 흐름에 떠밀려 좀더 걷다가 결국 들어간 곳은 아까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저긴 절대 안 가’라고 생각했던 도큐 플라자였다. 저 위의 사진에서 건물 위에 언덕같은 공간이 있는 곳이다.


안에 들어가니 이런저런 가게가 있었는데 감성이 나에게는 좀 난해했다. 친환경 신발 브랜드 Vivaia를 발견해서 반가운 마음에 가보려고 했는데, 맙소사 여기서도 줄을 서야 했다. 싫엇


결국 이 층 저 층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는데, 내 기준으로는 참으로 볼 것이 없었다. 그러다 전시+휴식공간을 겸한 곳을 찾아내 한동안 거기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남은 의자는 등받이가 없는 것뿐이었지만 앉을 수 있는 것에 감지덕지하며. 마침내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에 실리던 중력을 내려놓자 ‘하아아아….’하는 한숨인지 탄성인지 모를 것이 절로 나왔다. 내향인은 방전됐다! 내향인은 탈진했다!! 이럴 때 방책은 하나밖에 없다. 긴급히 스스로에게 침대행을 처방했다.


이 시간에 숙소에 복귀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 시점의 나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대로 빠르게 숙소로 돌아온 뒤 침대에 뻗어 한 시간 정도 죽은 듯이 잤다. 그리고는 삼십분 정도 휴일에 집에 있는 사람마냥 핸드폰을 뒤적이며 폰도 충전하고 나도 충전했다. 행복했다.


그제서야 다시 나가볼 생각이 들어 저녁식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도쿄역에 다시 가봤다.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를 돌며 매실절임을 살까말까 망설이다 내려놓는다. 푸드코트를 구경하다가 역 지하 상가에 있는 이자카야 같은 곳에 들어갔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Umm…

닭간이 분명 boiled라고 했는데 차갑게 서빙이 되어 과연 조리한 게 맞나 싶었다. 차라리 곤약이 맛있었다. 심야식당의 마스터를 닮은 셰프에 ‘그래 이것이 일본..!’ 싶어서 기대하며 들어갔는데 그는 내가 영어 메뉴를 달라고 할 때 이미 눈이 흔들렸다. 직원들도 다들 외국인 응대에는 좀 서툰 듯했다. 나도 그런 직원들을 붙잡고 이게 맞냐고 클레임을 할 에너지는 없었다. 정말 한참을 어디 들어갈지 고민했던 것치고 상당히 씁쓸한 마무리. 편의점에 들러 위로를 받고 지친 발을 주물렀다. 내일의 동선을 예습하며. 발은 예상했던대로 물집이 잡혀있었다.

(일본여행에서 편의점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대단한 건 없지만 3일 내내 편의점에 갔기 때문에 모아서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이 날 오후를 어떻게 보냈으면 좋았을지 생각해봤는데 신주쿠 공원에서 원래의 계획을 바꿔 입장료를 내고서라도 공원에 들어가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벅스에서 줄을 섰더라도 오모테산도까지 걸어간 것에 비해서는 다리가 덜 아팠겠다. 다른 데 가지 말고 거기서 두어 시간 쉬다가 근처 식당에 갔어도 되었을 뻔 했다. 물론 안 들어가봤으니 스타벅스 대기줄에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지는 또 모르는 일이다. 기다리다 어설프게 포기한 후 결국 똑같은 동선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뭐 이제 와서 어쩌리. 하지만 다음 번엔 또 이런 일이 있을 때 혼자서도 과감한 경로 수정을 해보자고 마음먹는 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별 것 아닌 거리일지 모르지만 내 기준으로는 상당히 많이 걸었다. 이렇게 올리고 있는 것만 보아도 혼자 은근히 뿌듯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날의 끝.

도코로자와 - 신주쿠역 - 회전스시집 - 편의점 - 신주쿠공원 옆길 - 오모테산도 - 숙소 - 도쿄역 - 편의점 -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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