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힘
온라인 커뮤니티 그거 사기 아닌가요?
요즘 꼰대는 현생에 있을 확률이 크고, 요즘 멘토는 온라인에 있을 확률이 큽니다.
네이버 카페와 다음 카페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도 나는 정보검색용으로만 활용했을 뿐, 그곳에서 내가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꿈에도 가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현생이 극한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그곳은 화성이나 금성처럼 나에게는 현실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현실세계가 누군가에게는 생각 속에만 존재하는 곳! 그때 이미 그런 세계는 누군가에게는 현생이었던 겁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그렇게 그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이해가 쉽고, 풍문으로 듣기만 하는 누군가에게는 화성이나 금성과 같은 비현실적 세계입니다. 그래서 더욱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 청소년인 두 아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바는, 이 아이들에게 온라인 커뮤니티는 일상이자 현생의 대부분일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카카오톡도 내일 답장하던 답답하던 내가, 온라인 커뮤니티나 디지털 세계에 더욱 깊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두 아이였습니다. 온라인 세상을 모른다면 결국 다음 세대와의 소통이 막힐 수 있다는 미묘한 느낌 때문이었죠. 물론 코로나 19로 텅 빈 시간이 많아졌고 온라인 소통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던 이유도 컸습니다. 심심함에 뜨게도 하고 십지수도 하다가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웃거렸죠. 그리고 함께 열정적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고래학교를 만났고, 굿짹도 되어보고, 꿈블 회원도 되었다가, 꿈블인스타 리더도 되어 보았습니다.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모임, 즉 똘똘한 커뮤니티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나에게는 고래학교였습니다. 처음 인디스쿨에서 영어자료 검색하며 눈여겨보았던 고래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학교를 만드셨다니 신기했고 궁금했습니다. 학교는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에서 혹은 교육부에서나 만드는 걸로만 알았죠. 그래도 이 바쁜 현생에 단 한 명의 연줄도 없는 온라인 고래학교에 일 년 연회비라는 걸 납부하고 가입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그때 나에게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고래학교가 무척 똘똘한 커뮤니티였어요.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는데 '똘똘한 커뮤니티'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어쨌거나 나는 그 고래학교를 통해 2년을 뜨겁게 굿짹 커뮤니티로 새벽기상도 해보고, 꿈블이라는 블로거 모임도 알게 되어 매일 블로그를 발행했고 작가가 되었으며, 글쓰기를 하는 스테르담님을 알게 되었고 그야말로 나에게 피와 살이 될 온라인 커뮤니티의 대부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주팔자에도 없던 인스타 오픈톡방 운영자도 되어보고, 챌린지 모집도 해 보게 되었고 북클럽 활동도 하게 되었고, 씽크와이즈라는 디지털 마인드맵 도구도 소개받았고 씽크와이즈 유저모임 고문도 되어 봅니다. 유저모임 운영진이라면서 나에게 씽크와이즈 베타버전 테스트 링크를 먼저 보내주시더라고요. 나에게 왜? 똥머리 찔끔 묶고 밥풀 묻은 것도 모르고 바쁘게 출퇴근을 반복하던 라떼 아줌마인 나에게 베타버전 테스트 링크가 오리라고는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쓰다 보니 장황하고 구차스럽네요. 그러니까 결국 오늘 내가 기필코 하고 싶은 말은 '똘똘한 커뮤니티'를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똘똘한 커뮤니티에는 다수의 역동적인 나의 멘토들이 활동 중일 것입니다. 고래학교는 분명 그랬습니다. 멘토 즉, 롤모델이 되시는 분이 많았어요. 어느새 성장하여 나도 무언가를 하고 있어요. 작은 오픈톡방을 만들고 있었고, 그곳에서 나의 보잘것없는 지식이나 특기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말로 표현하기란 어렵네요.
누군가에게 '똘똘한 커뮤니티'가 나에게는 절대 아닐 수 있습니다. 고래학교도 나에게만 그럴 뿐 누군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죠. 나에게 맞는 '똘똘한 커뮤니티'는 오직 '나'밖에 찾아 줄 수가 없어요. 내가 찾아야 합니다. 또한, 지금 나에게 '똘똘한 커뮤니티'가 1년 후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나의 열정이 닿는 곳, 그곳에 발을 담그세요. 활동하세요. 그곳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혹은 다른 곳에 관심이 간다면 다른 곳에 발을 담그세요. 활동해 보세요. 자유롭게 탐색하고 이동하세요. 다만 온라인 사회생활도 현생의 사회생활과 똑같은 비중으로 매너를 지켜야 합니다. 온라인이라며 멋쟁이 프로도나 말썽쟁이 네오 혹은 라이언으로 활동하니 아무렇게나 말하고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아무렇게나 말하고 언제나 인사 없이 나가도 되는 그런 '영양가 없는 커뮤니티'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나를 깨닫지 못할 수도 있어요. '똘똘한 커뮤니티'에서 어울리려면 나도 결국 똘똘한 회원이 되어야 할 것이고, 결국 될 것입니다.
쓰다 보니 황당하고 이해 못 할 말만 많이 쓰고 있네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시고, 돌다리만 두들기고 있지 마시고 가입해 보시고, 활동해 보시고, 이동해 보시고, 만들어 보시며, 자유롭게 온라인 사회생활을 해 보자고 제안드리는 겁니다. 다단계 커뮤니티 조심하시고, 일확천금 고급 돈 되는 정보에 유의하시고, 사이비 종교단체의 가짜 커뮤니티만 조심하시고 자유롭게 가입하여 활동해 보시라는 겁니다. 예전에 실제 사기를 당한 적도 있고, 유사한 경험을 한 적도 있는데 사기꾼은 목사님께도 접근하여 사기를 치더라고요. 고수익의 안전한 투자라며 끌리는 그런 곳은 군침 나오긴 하고 좋아는 보이지만, 돈 벌 팔자 아닌 나는 그런 곳은 멀리하는 중입니다. 투자라고 생각하며 처음에는 돈을 내는 쪽을 택합니다. 안전한 것도 중요하니까요.
'똘똘한 커뮤니티'에는 나의 멘토가 많습니다. 그곳이 내가 오래도록 즐겁고 오래도록 머물 곳입니다. 특별히 어디가 좋다라는 말씀 드리기는 어려운데, 인디스쿨 교사모임이나 모집이나 쌤동네 교사모임 모집 등이 안전하기도 하고 선택하기 편할 수도 있겠네요. 요즘 공문으로 오는 공식 모임들도 공식모임 후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할 것입니다. 실천육교사모임 등 교사단체에서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이건 시작과 실행이 중요하죠. 나와 맞느냐 안맞느냐는 시작하고 실행해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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