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 #자기관리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워라벨은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의 합성어입니다. 이 용어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발전한 개념으로, 직장에서의 안녕과 균형을 강조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개념은 사람들이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개인적인 웰빙을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결국 공동체 속에서의 '나'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나'의 행복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트렌드라 생각됩니다.
워라벨은 젊은 층에서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뼛속까지 공동체 교육을 받아온 라떼 교사에게는 아직 익숙지 않은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옛날 사람으로 세련된 선배 교사는 못되는 것 같네요. 젊은 동료 선생님 중 한 분은 내가 본인반의 학폭사안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퇴근을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퇴근시간이 임박하자 가방을 챙겨 매고 약속이 있다고 먼저 간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어요. 이때 진짜 약속이 있는 후배 선생님께 미안해해야 하며, 퇴근 시간 10분을 넘겨 학폭 보고서를 붙들고 있던 라떼 교사는 워라벨도 모르는 라떼 선배교사였던 거죠. 뼛속까지 워라벨이 몸에 밴 후배교사와 뼛속까지 공동체 교육이 몸에 밴 선배교사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합니다. 더구나 업무 구분에서 학폭담담교사는 나이고, 본인 반 학폭이 일어난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는 업무책임자의 문제도 간극이 존재했죠. 이 상황에서 꼰대라는 말도 함께 들을 수 있으니 라떼교사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쩌다 보니 워라벨을 이야기하면서 교직사회의 세대차이도 함께 이야기하게 되네요.
워라벨을 추구하건 생각해 본 적이 없건 상관없이, 한 개인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는 모두 같습니다. 당장 오늘 하루의 삶의 질을 흔드는 것은 내가 관리하지 못한, 혹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업무 거나 업무 스트레스입니다. 늘 명퇴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나는 다각도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지난 세월을 살아냈고, 결국 오늘을 버텨온 것 같네요. 표현 그대로 겨우 버텨 온 겁니다. 까딱 했다가는 신경정신과를 오갈 정도의 스트레스를 정신력으로 겨우 버텨 낸 것 같아요. 사실 정신력도 아니고 그냥 어쩌다 나에게 떨어진 '운빨'이기도 한 것 같아요. 돌아보니 내가 너무 기특하네요. 무너지는 게 오히려 당연한 지나치게 굴곡진 삶을 살아 냈네요. 딱한 내면아이를 달래주는 일은 뒤로하고 '스트레스는 나의 힘'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꿈을 가지세요.
워라벨과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다가 뜬끔없이 무슨 꿈이냐고요? 그렇습니다. 꿈입니다. 꿈의 힘이 스트레스의 힘보다 언제나 커야 합니다. 황당한 꿈일수록 힘이 셉니다. 구체적일수록 실현가능성은 커집니다. 황당하면서도 구체적이면 금상첨화입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약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꿈으로 해결됩니다. 도저히 못해낼 일도 집에 가면 반갑게 맞이하는 막내의 행복한 얼굴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해냅니다. 누구에게 말해도 황당한 억울한 일도 황당한 꿈의 힘으로 해 낼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나의 힘으로 전환하고 행복에 이르는 여정에는 절묘하고도 황당한 꿈이 큰 약이 됩니다. 황당한 꿈을 쓰고,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로 전환하세요.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로 구체화하고 올해 이룰 목표와 오늘 해야 할 일로 좁혀 갑니다. 할 일이 명확할 때 스트레스는 나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그저 빨리 분리수거해야 할 재활용 쓰레기에 불과해집니다.
스트레스를 적어 보세요.
스트레스로 미칠 지경이라면, 스트레스를 적어 보세요. 적을 수 있다면 해결했을 겁니다. 적을 수 조차 없다면 그려 보세요. 마구 휘갈기며 원을 수없이 그려도 좋고 엑스를 크게 셀 수 없이 많이 휘갈겨도 좋습니다. 뭐든 좋습니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휘갈기세요. 베개를 휘두르는 것도 좋고 미친 듯이 달려도 좋겠습니다. 혹은 아주 높은 산에 올라가 소리를 질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안정을 찾게 되면 빈 노트를 펴고 적어 보세요. 무엇이 힘든지 적고 분석하세요. 관련된 사람들, 관련된 업무, 관련된 물건들 그 모든 것을 적으세요. 마인드맵을 하는 나는 바로 마인드맵을 그리기도 합니다. 아주 상세하고 구체적이고 낱낱이 적으세요.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저 적기만 하세요.
산책을 해도 좋고, 쓰러져 잠들어도 좋습니다.
남은 감정의 찌꺼기가 아직 많다면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 몸이 온전히 릴랙스해 질 때까지 산책을 해도 좋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들어가도 좋겠습니다. 나를 쉬게 해야 합니다. 업무가 나를 압박해도 카드 청구서가 나를 압박해도 일단은 나를 쉬게 해야 합니다. 어쩌면 길고 오래 누적된 스트레스는 여행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어요. 스트레스와 나를 분리해야 가능합니다. 스트레스를 주는 장소와 떨어져야 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시간대를 분리해야 하기도 하고, 일상 자체를 탈출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온전히 분리되고 조망할 수 있을 때, 그때 스트레스의 발현지가 명백히 느껴지고 바로 그때 스트레스를 푸는 실마리가 보입니다.
벗어날 수 없는 스트레스는 즐기세요
인정해야 합니다. 살다 보면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있어요. 나도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50대 초반에 은퇴하시면서 나는 아버지 직장을 구해 드리는 일부터 아버지 안부를 묻는 일까지 모든 것을 챙겨야 했습니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있었다면 나는 결코 그 일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 밖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는 운명 그것이 나의 운명이자 사명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빠져나올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오늘이거나 여태 없었더라도 언젠가는 말입니다.
벗어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즐기세요. 다른 방도가 없을 테니 즐기는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겁니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즐기면서 나는 성장했습니다. 절대 못하는 그런 일이 없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내가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결국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를 모셨던 일을 가지고 벗어날 수 없는 스트레스라 말하기가 참 민망하지만 속 좁은 저는 그랬습니다. 친정엄마에게 투정하며 친정에서 각종김치와 밑반찬을 가져올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나는 어디 투정할 곳이 없었어요. 남편은 나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아이는 말해 뭐 하며 늘 도와주셨던 시부모님은 결국 거기까지일 뿐이었죠.
사실 온 세상이 다른 방법이 없던 코로나 19 사태가 나는 큰 위로가 되었어요. 모두가 방법이 없는 운명도 있구나 그때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늘 나만 그런 줄 억울해하며 살았는데 모두가 방법이 없었고, 그때 나는 드디어 운명을 즐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네 평 방안을 빙빙 돌다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아버지 아침식사를 가장 먼저 챙겨야 했는데 그 시간이 되기 전 나는 글쓰기를 끝냈어요.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신기해하는 부분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는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나의 힘, 나의 자양분이었던 겁니다. 받기는 하되 부릴 일이 없지요. 워라벨은 결국 행복으로 완성됩니다. 스트레스를 즐기며 행복을 관리하세요.
감사합니다.
씽크와이즈 알쓸씽잡. 전자책. 다산이엠북스. 2023.
선생님도 커뮤니티. 전자책. 다산이엠북스. 2023.
단어요리사. 전자책. 꿈트루. 2023.
엄마들의 글수다, 공저. 2022. 부크크. with 꿈블북클.
당신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저. 부크크. 2022. with 스테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