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 혈육과의 이별인 것 같다. 자식인 나보다도 아빠는 훨씬 더 힘드셨다.
가정적이셨던 아빠의 유일한 친구가 엄마였다. 직장을 마치면 바로 퇴근해서 집에서 쉬고, 주말에도 모든 일정을 엄마와 함께 했던 아빠.
아빠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오랜 시간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셨다. 한동안 친정에 머무르면서 주변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일상을 바라보았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큰아이를 잘 키워야 했다.
원래 그 해에는 기간제교사를 하고, 임용준비를 하려고 했던 계획이 다 멈추어있구나! 생각이 났다.
교대를 졸업한 이후 나의 진로는 멈추어 있었다.
교대 졸업반 시절, 시험준비를 하던 해, 여름부터 귀가 종종 아팠다. 밤에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갔었는데 병명은 외이도염이었다. 살면서 귀가 그렇게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급성기를 지나다 귀에서 삐—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조용한 곳에 있으면 더욱 심해졌다. 검색해보니 이명이라는 증상과 비슷했다. 귀가 한번 아프고 나니,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일종의 시험불안과 같은 증상들이 이어졌다. 중요한 시험 전날에는 어찌나 긴장이 되는지, 전날 밤은 잠을 한숨도 자지를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어릴적부터 암기가 잘 안됐다. 시험을 볼 때 요령이 있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