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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고메리 Feb 02. 2024

교토 버스투어 일기(1)

버스투어도 괜찮네요 ~^^


  오사카 3박 4일 가족여행의 일정을 계획하면서 - 여정이 길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고민할 점은 오사카에 집중할 것인가? 인근 도시를 갈 것인가? 였다. 알아보니 패키지여행 일정의 경우 2박 3일 동안, 첫째 날은 도톤보리, 둘째 날 교토 잠시 다녀오고 마지막날 나라와 같은 일정도 보기는 했지만, 그것은 오사카를 거의 찍고 가는 일정이라서 내키지가 않았다.


 일단 일본인이 손꼽는 혼자 여행 가고 싶은 도시 1순위라는 교토를 가보고 싶었다.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  현대적인 느낌의 오사카와 전통적인 교토를 둘 다 보고 온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보다 보면, 교토에 하루를 투자할 경우, 유니버셜은 포기해야 한다. 유니버셜에 하루, 교토에 하루를 투자한다면, 또한 오사카의 명소를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교토에 하루를 투자하고 유니버셜을 패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나중에 유니버설 오후권- 트와일라잇 티켓을 알게 되어 이것을 도전하기로 계획하였지만, 첫째 날 도착 시간 지연으로 생략하게 됨)


  교토를 가기로 하였지만, 막상 오사카의 일정을 짜기도 막막한 상황이라서- 그리고 오사카의 명소들을 많이 방문해야 하는 우리 가족의 일정상 교토까지 발로 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대적으로 버스투어를 한다면, 데려다 주기 때문에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하는 일정이기에 여유롭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사이트를 둘러보며 몇 군데의 광고를 클릭해 보았지만 결정장애가 있기 때문에 얼른 결정을 못하고 시간만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여행일정을 짜는 앱을 알게 되고 -몇 년 전 여행에서도 사용을 했었지만 코로나로 몇 년 동안 해외여행을 안 하다 보니 까먹고 있었다-. 트리플 앱으로 일정관리를 누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어라는 코너가 있었고,  교토 버스투어 상품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 사진을 보니 벚꽃에 가득 찬 금각사의 사진이구나, 봄에 가면 너무 좋겠다!


일정을 확인해 보니, 무엇보다 아침에 9시 집합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곳은 8시도 많이 있어서 아침에 조식까지 먹고 가려면 너무 빠듯하게 보였다.








  아침 9시에 집결하여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도착은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준비 중에는 언뜻 보고, 7군데나 가야 하나? 너무 빡빡한 가 싶었지만, 막상 가보니 오전은 한 곳에 정차하여 그곳에 4곳을 3시간 동안 걸어서 둘러보는 형태여서 빡빡하지 않았다. 


  남편은 청수사를 예전에 가 본 적이 있어서 청수사가 유명한데 왜 청수사 시간은 적고 오전시간에 다른 곳을 가냐고 질문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아라시야마가 가장 깊은 먼 곳에 위치해 있어서 이것이 효율적인 동선으로 보였다. 또한 그곳의 정취들이 일본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오전 시간을 보낸 것이 좋았다. 왠지 도월교는 오전 햇살이 어울리는 것 같다.


  4인 가족을 예약하니 비용이 좀 들었지만, 일단 예약을 해 놓으니 여행 내내 3일 차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어서 좋았다. 


  투어 전에 나는 교토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여우신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게이샤의 추억 영화를 감상하는 것으로 준비를 마무리하였다.



< 교토를 거닐다 , 겨울이어도 좋았다>





 어제의 빡빡했던 오사카 주유패스 여행으로 인하여  노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에는 7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맛있고 든든하게 호텔 조식을 야무지게 먹고, 8시 10분 정도에 호텔을 출발했다. 오늘은 버스투어를 하기 때문에 크게 짐 챙기는 것에 부담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지난 이틀 동안 자주 지나가서 익숙해진 닉폰바시역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갔다.


   평상시 길눈이 밝은 남편이 구글지도를 켜고 어리둥절 방향을 못 잡고 있었다. 지상에서는 사거리였던가, 여러 갈래의 길이 나왔는데 어느 방향인지 잘 몰랐다. 다행히 출근 중으로 보이는 일본 신사분이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주셨다. 그러고 나서 그분이 가는 방향을 보다가, 우리가 궁금해했던-  택시를 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성큼성큼 도로가로 가시더니, 발표를 하는 사람처럼 자신 있게 손을 들고 있으니 택시가 섰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오사카성을 가던 날 택시승강장에서 그냥 기다리지 말고, 손을 들고 서있을걸 후회가 되었다.


  들은 방향대로 곧장 가니 건너편에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관광버스가 몇 대 있었다. 생각보다 버스투어 신청한 인원은 많았고 여러 대의 차량이 동원되는 듯하였다.







화창한 하늘 


  버스는 여행객들이 일찍 줄을 선 덕택에 약속한 9시보다 살짝 일찍 출발하였다. 1시간 10분 정도 가이드님의 설명도 들으면서 아라시야마로 출발하였다. 가이드님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오늘 일정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셨다. 첫 번째 장소인 아라시야마에서는 3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점심식사도 같이 하면 좋다고 안내하셨다. 12시가 넘으면, 식당에 웨이팅이 많기 때문에 식사를 10시 50분 정도에 일찍 하면 좋다고도 하셨다. 우리 가족은 아침을 든든히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간단한 간식들을 먹으면서 구경하기로 하였다.


 버스에 내려서 우리는 바로 도월교를 만날 수 있었다.




눈이 내린 도월교, 아라시야마의 상징이라고 한다.


  도월교라는 이름은 일왕 카메야마가 "구름 한 점 없는 달이 건너가는 듯하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걸을 때의 전설이 있다는 도월교, 많은 사람들이 거닐고 있었다. 눈까지 내려서 경치가 좋았고 무엇보다 시야가 확 트여서 좋았다. 도월교의 모습은 버스에서 내렸던 10시 경보다 12시가 넘은 점심때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여행 전에 도월교 옆에서 응 커피(%)를 들고 인증샷 찍은 분들을 많이 보았다. 나도 인근에서 커피가게를 찾아보았으나 잘 찾지를 못했다. 가다 보면 있겠지 했는데, 아마 장소를 미리 저장해 놓았어야 했나 보다. 나중에 들으니, 같은 날 웨이팅이 30~40분 정도 되었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커피맛의 가게인 것 같다.





  교토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것은 드물고 특별한 경험이라고 한다. 교토에 오니, 오사카와는 다른 분위기의 집들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분위기 있고 고즈넉한 모습들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었다.


  도월교를 보고 아라시야마의 거리로 들어서니 여러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들과 식당, 간식 가게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특히 동전지갑들이 많이 보였다. 지나가다가 기념품을 몇 개 구입하기도 했는데 정성껏 포장해 주시고,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아기자기한 동전지갑들이 많았다.



큰 아이가 아기 때 모빌을 참 좋아했는데, 귀여운 모빌들...





  분위기 있는 기찻길도 있어서 사진 찍기 좋았다. 기모노를 입은 분들도 꽤 눈에 띄었다.


쭉 걸어가니 유명한 대나무숲이 나온다. 그런데 대나무 사이로 빗물이 뚝뚝 떨어져서 서둘러서 발걸음을 했다.





  대나무숲까지 보고 오니, 앉아야겠다 싶어서 원래는 전망이 있는 곳에 앉고 싶었으나, 전망이 있는 곳에는 커피가게가 없는 듯하여 중간에 아까 커피를 샀던 가게로 들어섰다.





   기찻길 쪽에 안쪽에 있어서 의자도 편하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아이들과 간식과 차를 사서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을 했다. 여행길에 순간순간 디저트와 함께 커피 한잔하는 여유가 자주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휴양지가 아닌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걷는 양이 많아지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지치기가 쉽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유명한 응커피를 맛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우리가 들린 Tullys coffee에서의 휴식시간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저곳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천룡사라는 곳은 패스하게 되었다. 찻집에서의 휴식 끝에 버스를 타러 주차장으로 나오니 햇살이 비치면서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데 굉장히 넓으면서 시야가 트이면서 반짝이는 모습이었다.


  아라시야마는 맑고 푸른 강산 아래 볼거리, 먹거리가 많은 휴양지라고 한다. 헤이안 시대에는 귀족들의 호화 별장이 즐비했던 유명한 곳이다. 한나절정도 머무르면서 강가 풍경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보내면 좋을 곳이다.  은근히 교토만의 기념품, 선물을 살만한 가게도 많아서 더욱 좋았다.

  큰아이는 이곳에서 귀여운 도자기 재질의 고양이 장식을 사 왔는데, 품질이 괜찮았어요. 책상 위에 두었는데, 한 번씩 보면 교토를 추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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