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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Nov 27. 2024

어떤 선생님을 만나고 싶나요?

나는 학부모 강의 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모든 것이 새롭고 궁금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가장 궁금한 것은 아마도 선생님일 것이다. 우리 아이의 '담임선생님'. 한국 초등교육제도의 특성상, 담임선생님이 1년 동안 모든 과목의 수업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종종 아이 친구들, 아이 친구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대부분은 자상하고, 친절한, 따뜻한 선생님을 기대한다. 특히 1학년이면 더욱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내 우리가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가면서 느꼈던 충격보다 더한 충격을 마주하게 된다.(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1학년을 2년째 맡고 있는 교사로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1학년 담임선생님은 단호하고 엄격한 선생님이 좋다.


생각을 해보자. 7살 아이 하나 둘만 있어도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는 이제 만 6살, 혹은 만 7살이 된 친구들이 많게는 30명에서 적게는 20명이 모인다. 사건 사고는 1분 1초마다 발생할 위험에 놓인다. 실제로 쉬는 시간 10분 동안 다툼과 부상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정확히 오늘 일어난 일이다. 내가 빠르게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한 명은 의자를 끌고 한 명은 의자에 탄다. 그리고는 마치 의자를 썰매처럼 끌고 다닌다. 넘어져 턱이나 머리가 부딪혀도 이상할 것이 없다. 또 다른 친구들은 블록으로 총을 만들어 전쟁놀이를 하며 논다. 용케 총알도 만들어 여기저기 던진다. 여자 친구 중 한 명은 누군가의 놀림으로 서글프게 울고 있다. 내가 화장실을 다녀온 3분 사이에  울음과 함성 소리가 우리 반에 울려 퍼진다. (참고로, 우리 반은 꽤나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따라서 아직은 유아기적 특성을 가진, 그런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무사히,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담임선생님의 엄격함과 단호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학교 생활 적응 기간인 3~4월 초반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에서는 끊임없는 다툼과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혹여 초등학교에 갔더니 생각보다 선생님이 엄격하게 느껴진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 또한 꽤나 괜찮은 일이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선생님의 단호함과 엄격함 속에는 따뜻함과 인자함이 함께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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