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미 스토리텔러 Sep 26. 2024

가을 낙엽 속 산책이란


어느새 가을입니다.

난생처음 경험한 43도의 폭염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한낮의 최고 기온 26도, 밤의 최저 기온 16도라 야외활동 하는데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온도입니다.



저의 아침은 태극이 산책과 함께 시작하다 보니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맞이하는 게 일상입니다.

정말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나뭇잎들이 갈색으로 변해서 많이 떨어졌네요.

남부 캘리포니아의 가을 모습입니다.

색이 아름답게 물들지 않고 저렇게 마르고 탈색된 채 떨어집니다.


활엽수(Aspen trees)들이 아름다운 노란색으로 물든 모습을 보려면 차로 4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비숍(Bishop)이란 도시에 가야 하는데 올해는 가지 않을 듯합니다. 


https://brunch.co.kr/@mjkang99/294

 


태극이도 떨어진 낙엽 사이를 뛰어다니기 좋아하는 듯합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재밌어서 일까요?

코를 박고 냄새도 맡아보고 매우 분주한 모습입니다.


폭염 속에서의 산책은 움직임이 아주 느려 노견임을 증명하는 듯하더니 그게 날씨 때문이었나 봅니다.

오늘의 움직임은 쉬지 않고 리드줄을 당기며 본인이 원하는 곳을 향해 뛰어갑니다.

더불어 저도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달리기를 함께 했습니다.

사실 2시간 전에 운동하고 왔는데도 말이죠.

그 덕에 오늘 밤은 꿀잠 예약입니다.



저녁 산책은 가을 햇살의 풍성함 때문인지 아름답습니다.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빛의 양과 강도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도 피사체의 모습도 달리 보이니까요.

여건이 되면 사진 찍는 방법을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또 저의 게으름이 중간에 그만둘 거면 시작도 말라고 타이릅니다.



한 손에는 태극이 리드줄을 들고 핸드폰을 들고뛰며 찍은 동영상이라 화질이 좀 별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워하는 태극이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공유합니다.

물론 제 눈에만 사랑스럽고 다른 분들은 눈에 피로감이 몰려올 수 있어 미리 안내드리니 패스하셔도 괜찮습니다.



길 건너 동네에는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커다란 나무가 있습니다.

여름부터 꽃을 피우더니 아직도 화려한 꽃이 남아있습니다.

기온이 낮아지며 서서히 꽃이 낙화하여 잔디 위에 가득하고, 열매가 맺고, 그 속에서 하얀색 목화솜 같은 것이 꽃들 사이로 보이는데 씨앗일까요?

꽃의 화려함과 지속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매일매일 변화하며 동물들을 지배하는 건 아마도 식물인 듯합니다.

그 식물들의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게 동물이고요.

식물들이 크게 움직일 수는 없지만 큰 그림을 그리며 지구를 생존하게 한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 오늘도 행복하세요 *


추가))

나무이름을 찾았습니다.

미인수(silk floss tree) 또는 열매 때문인지 명주솜 나무라 부른다네요. 제주 여미지 식물원에 있고요. 혹시 방문하시면 찾아봐 주세요. ^^



https://www.yeomiji.or.kr/information/story/story_view.jsp?no=161



매거진의 이전글 풀 향 가득한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