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해랑 Sep 15. 2023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개인역량개발) 점심시간에 명상하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사유의 방'이라는 전시실이 있다.

우리나라 국보인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21년부터 전시되었다고 한다.

유리 안에 보관된 여타의 유물과 달리, 나는 반가사유상과 함께 숨 쉬는 공간에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현실'이었다.

그곳엔 스트레스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기획조정본부는 욕받이 부서?


어느 직장에서든지, 지휘부서는 항상 정신이 없다.

내부적인 사건, 사고와 민원은 물론, 외부에서는 왜 그렇게 무언가를 바꾸라는 공문만 쏟아지는지.

특히, 직장에서 경영진이 교체된 첫해는 정말 바쁘다.

나는 신임 경영진을 첫해부터 보좌해야만 했다.

경영진의 방침에 따라,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기존에 문제가 있었던 부문도 빠르게 개선시킨다. 직원들의 요망사항 중 일부는 개선에 반영하기도 한다. 지휘부서는 경영진의 손발인 것이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업무가 만들어지고, 관련 규정이 바뀌고, 이를 시행하고..(반복)...

직장 내에 많은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직원들의 민원해소는 내 몫이다.


"도대체 기존 업무도 많은데, 이것까지 하라는 것인가요?"

"시스템도 없이 수기로 먼저 하라고요? 어이가 없군요."

"기획실은 뭐 하고 있습니까? 새로운 프로세스 때문에 우리만 바쁘게 생겼네요."


나는 그 첫해에 기획실은 욕받이(?) 부서라는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였다. 내 인생을 통틀어서 이렇게 많은 고성과 민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항상 두통에 시달려서, 약을 수시로 복용하였지만 허사였다.


사유하는 공간을 확보하자


처음으로 명상이란 것을 해보았다.

점심시간엔 사무실 내 불을 끄고 이어폰으로 들어보는 명상음악. 명상하는 법을 모르니, 어플이나 유튜브를 따라 해 보았다.

그런데 그대로 잠 속으로... Zzzz

다행히도 선구자들은 명상을 하다가 잠을 자도 괜찮다고 했다.

숨쉬기를 하다 보면 또 잠에... Zzzz

난, 그때 스트레스로 너무 지쳐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이후, 직장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서 걷는 방법을 선택했다. 걸으면서 내 마음과 몸에 집중하며 산책했다.   

나무와 구름, 들꽃을 보면서 조용한 음악까지 들려오니, 불현듯 나에게 고성을 지르던 직원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그는 얼마나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것일까.


화가 날 땐, 나 자신에 집중하자

직장에서 다짜고짜 본인의 상황만을 감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들의 감정적 발언은 나에게 힘든 상황에 대한 공감을 바랄 수 있고, 기존의 시스템으로 되돌리길 바랄 수 있으며, 변화는  이해타산이 안 맞다는 걸 당신에게 이해시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불만의 소리를 계속 듣다보면 나도 점점 화가 나려한다. 하지만 타인에게 그들과 똑같이 화를 내면, 결국 본인의 감정만 상하며 화난 나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 것은 나 자신이다. 결국 스트레스가 더 쌓여만 가는 것이다.


화가 나는 상황이 되면, 자신에 집중해 보자.

내 변화하는 감정들, 호흡, 신체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된 것들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다 보면, 점점 화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나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팀장인 당신은 경영진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인 반대는 경영진의 운영방향에 반기를 드는 행동이라는 것을.


당신도 이제 이 사실을 미리 알게 되었으니, 짜증을 내고있는 상대에게 이전보다는 소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민원은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니까.

이후, 나는 타 부서에서 들어오는 민원이 있으면 무조건 나에게 연결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렇죠? 일은 많아지고 사람은 없고 정말 어려운 상황이네요. 기획조정본부에서 기존 업무에서 절차를 단순화할 부분은 없는지, 다른 부서로 이관시킬 업무는 없는지 한번 검토해 볼게요."


"우선 도입 먼저 하고 추진한 후, 그 효과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당분간만 힘들더라도 협조를 부탁드려요."


"기조부는 당연히 지금 설명드린 새로운 프로세스가 실제 운용에 문제가 없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후속조치 할 겁니다. 새롭게 도입된 프로세스를 잘 정착시키려면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추가로 얻은 호칭은? 멘탈갑 팀장!

이전 12화 어디로 가고 있는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