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출근시간, 차가 얼마나 막힐지 알 수 없어서 일찍 출발했다. 9시까지 출근인데 7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8시 40분 도착, 함께 근무하게 될 분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서로 친분이 있어 보인다. 나만 무경력인 것 같다.
담당 주무관이 k-las 프로그램(도서관 업무 프로그램) 사용법과 이용자 응대 매뉴얼을 나눠준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다른 분들이 매뉴얼을 보며 주고받는 내용들도 못 알아듣겠다.
슬슬 걱정이 된다. 배워가며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위축된다. 옆에 앉은 분께 질문하기도 조심스럽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고 황당해하면 어떡하지.
알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한 매뉴얼을 읽고 또 읽으며 오전을 보내고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늘 혼자 근무하고 혼자 밥 먹던 나는 여럿이 함께 하는 이 상황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직장 생활은 적성보다 적응이라고 김 부장 이야기에서 읽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색하지만 그래도 친절하고 좋은 분들인 것 같다. 특히 도서관 업무는 책과 도서관에 애정을 가진 분들이 많다.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첫날은 나가서 사 먹었는데, 이곳이 관광지라 식사비가 만만치 않다. 도시락을 싸 온다는 분들이 계신다. 나도 도시락을 싸야겠다. 주유비는 어쩔 수 없으니 밥값이라도 아껴야지.
개관이 한 달은 남았다고 들었는데
출근해 보니 개관일이 당겨졌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2주쯤 당겨졌다고.
위에서 하라니 해야 한다는 것.
도서관 벽이 휑하니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은데
도서 입고도 다 되지 않았는데
개관식을 한다는 것.
가능한 일일까.
마감이 정해져 있으면 어떻게든 하는 게 한국인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책을 꽂고 또 꽂았다.
공사팀은 밤늦게까지 공사를 했다.
지하 1층 자료실은 누수가 발생했다.
문도 열지 않은 도서관에 벌써 누수라니.
물이 어디서 새는지 알 수도 없고.
누수 부위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개관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누군지 모를 배지를 단 분들과 도서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식전 공연도 하고 진행자도 섭외하고 행사업체에서 큰 인형들을 설치하고 시끌벅적하다. 리본 커팅도 하고 방송국에서 사용할법한 카메라를 든 분들도 계시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시범운영 기간을 2주 가진 후 도서 대출이 시작된다.
떨린다. 서비스 업무를 해본 적 없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걱정 말라고 하신다. 도서관에서 수습 못할 일은 없다고. 실수한다고 큰 일 나는 거 아니라고. 고맙고 든든하다.
드디어 나의 첫 도서관, 첫 사서 업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