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6일: 둘만 보내는 마지막 생일

by 심풀 SimFull

오늘은 여러모로 특별한 날이었다. 아내의 생일이자 아이 심장소리를 들으러 가는 날이었다. 아무래도 둘만 보내는 마지막 생일이어서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아침 첫 일정은 산부인과였다. 오늘은 심장소리를 들어야 하는 날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시기였다. 아내는 밥도 평소보다 덜 먹고, 더 긴장한 듯했다. 산부인과가 열자마자 가서 금방 우리 차례가 왔다. 아내는 먼저 초음파실로 들어가고 곧이어 나도 들어오라고 하셨다. 어느덧 아기집 크기가 꽤 커진 모습이었고 동그란 난황 옆에 검은 점이 하나 있었다.


커서를 그 점 위에 올리니 두구두구 소리가 울려 퍼졌다..! 0.3센티의 점에도 심장이 생기고 박동하고 있었다. 속으로 안도감이 들었다. 평소에 리액션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이때만큼은 큰 숨을 내쉬었다. 아직 안정기 전이지만, 그 소리가 뭐라고, 이제는 정말 세 식구가 된 느낌이었다.


좋은 소식을 듣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는 내가 주문해 둔 생화케이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레터링 케이크라서 간단한 문장을 넣을 수 있었는데, 어떤 문구를 넣을지 많이 고민했다. 엄마가 된 것의 축하도 축하이지만, 엄마가 아닌 아내의 존재 자체를 축하해주고 싶었다. 결국 챗지피티에게 고민을 털어놨고, "두 배로 축하해"로 결정했다! (12자 제한이 있었다)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었는데, 기어코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닌, 우리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려고 하는 것이었다. 설득할수록 더 완강해졌다. 결국 내 카드포인트를 동원해서 다이슨 드라이기를 사는 것으로 협의를 봤다. 분명 가지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내 아내는 너무 착하다.


지금까지는 서로 물어보면서 선물 샀었는데, 가끔은 일방적인 것도 좋겠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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