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 당근의 시작

by 심풀 SimFull

정말 신기하게 와이프의 오빠네 부부도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해서 같이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와 다르게 오빠네 부부는 극명한 J부부라서 임신도 배란일 계산해 가면서 엄청 계획적으로 준비했고, 이미 육아템도 다 마련해서 아기만 들어오면 될 정도로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준비가 느린 우리가 조금 답답했는지 당근을 보다가 좋은 매물이 나오면 감사하게도 우리에게 추천해 주곤 하셨다.


그렇게 첫 육아템 당근을 나가게 됐다. 나는 유모차라고만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창 설명을 열심히 해주시긴 하셨다. 절충형, 프리미엄 라인이 어떻고 열심히 설명해주셨는데, 정보가 갑자기 많이 들어오니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렇게 당근을 나갔는데, 완전 유모차 풀 세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카시트 고정장치, 배시넷 (이 때는 이게 뭔지도 몰랐다), 흔들의자처럼 생긴 고정장치 등... 큰 차를 들고 와서 다행이었다.


파는 분에게 설명을 듣는데, 시트를 회전시키고, 고정시키고 하는 모습이 완전 프로 같았다. 어릴 때 내가 타던 유모차, 앞만 볼 수 있던, 생각해 봤는데 정말 많이 발전한 듯하다. 나중에 형님에게 거래를 잘 주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 전하니, "유모차 연식도 괜찮으니까 잘 써봐~"라는 답이 좀 웃겼다.


집에 들고 오니 베란다 한편이 꽉 찰 정도였다. 베란다에 정리된 유모차를 보니까 뭔가 앞으로 아이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차지하게 될지 암시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그리고 반성을 많이 했다. 형님네에 비해서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싶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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