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4.
이대로 떠나야만 하는가.
너는 어떤 말을 했던가.
어떤 의미도 어떤 미소도
세월이 흩어 가는 걸.
글의 제목을 '우리들의 웃음소리뿐'으로 쓰고 보니 이문세의 노래가 생각나서 유튜브에서 잠시 감상했다. 저런 가사인 줄도 모르고 철없던 시절 따라 불렀었는데 이제 보니 세월이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흩어 간다'라고 한다. 정말 세월이 아이들과 나를 흩어 놓으려고 하고 있다. 열흘 앞으로 졸업이 다가온 우리 교실 이야기다.
아이들은 하루가 아깝다는 듯이 모든 일에 목숨을 걸고 열심이다. 유치한 장난도, 깨방정도, 놀리는 것도, 화내는 것도 모든 것에 열심이다. 단, 공부만 빼고.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이기도해서 작정하고 놀기로 한 날이었다. 일주일 전부터 프로그램 신청서를 받고 회장단이 진행을 맡아 두 시간에 걸쳐 1부, 2부로 장기자랑을 진행했다.
가면라이더 대결, 세계지리 퀴즈, 노래, 댄스, 졸업 영상 비하인드 영상 시청이 있었는데 아직 발표하지 못한 프로그램이 많이 남아 있어서 다음 주에 3부를 기약했다. 오늘 교실에선 아이들의 웃음이 끊기지 않았다. 졸업 영상을 찍는 동안 내 옆에서 비하인드 영상을 찍겠다고 휴대폰 사용을 허락받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동안 잊고 있었더니 편집을 재미있게 해 왔다. 영상 말미엔 친구들이 하고 싶은 말을 넣어서 감동까지 주었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은 우리가 함께 웃었던 시간뿐이다.
실컷 웃고 떠나게 해 주고 싶어 깔아준 멍석에 아이들은 알아서 잘도 놀았다. 삶에서 반짝 빛이 나는 순간은 이렇게 우리가 함께 웃을 때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있을 때 많이 웃지만 정작 나는 내 가까운 사람들한테는 웃음이 인색하다. 나는 얼마나 웃는 엄마나 아내인가, 또는 부모님 앞에서 나는 얼마나 잘 웃는 딸인가 생각했다. 세월이 가도 우리 곁에 남을 웃음소리가 있을까. 안타깝게도 난 큰 웃음소리를 가지지 못했다. 소리 없이 살짝 미소 짓는 게 다다. 이런 나에게 웃음소리가 큰 아이가 우리 반에 들어온다면 큰 행운이다. 나는 올 한 해 복덩이들이 많았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