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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니엘

라헬이... 숨을 거두었네. 이렇게 황망한 소식을 전하게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네. 내 어머니를 외롭게 만든 라헬을 미워했던 것은 맞지만 이렇게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자네도 궁금하겠지.

라헬이 둘째를 임신했었다네. 생각해보게. 기적의 아이가 태어난 지 몇 해 안 지나기도 했지만, 우리가 이곳 아버지 고향땅에 입성하고 처음 생긴 아기가 아닌가. 축복의 아이라며 아버지는 벌써부터 떠들썩했지. 대체 라헬이 낳은 아이들은 기적의 아이, 축복의 아이고 나머지 아들들은 뭐란 말인가. 뭐 아무튼 그랬는데 말일세. 라헬이 둘째 아이를 낳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아버지의 절규는 처절했네. 이러니 저러니 했어도 우리 모두 가족을 잃은 것이 아닌가. 온 가족이 처음 마주한 죽음 앞에서 구슬프게 울었네. 게다가 아버지의 아내들과 요셉을 제외한 형제들은 사실 마음속으로 모두 한 번씩 라헬을 얄밉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네. 그러니 알게 모르게 죄책감들을 느끼고 있었지. 아버지 야곱도 어쩌면 자신이 라헬을 너무 아껴서 그녀가 이렇게 일찍 가게 된 것이 아닌가 자책했다네. 오 친구, 라헬의 이른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짐을 남겼다네. 그렇게 우리 모두는 마음의 죄책감을 덮기 위해 라헬의 죽음에 대해서는 다시 입에 올리지 않게 되었네. 라헬을 잃은 아버지 야곱은 라헬이 낳은 두 아들 요셉과 베냐민을 끼고 돌기 시작했고,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이전의 삶의 자리로 돌아왔다네. 부디 이전의 평화로운 일상이 회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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