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친구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다네. 과연 아버지 야곱의 하나님은 살아 계셔서 우리 가족을 보살펴 주신다네. 하나님께서는 시므온도 베냐민도 지키시고 우리에게 식량도 허락하셨다네.
지난번에 내가 베냐민을 데리고 애굽으로 식량을 구하러 간다고는 얘기했었지? 베냐민을 포함한 우리 열 형제는 시므온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 땅의 온갖 아름다운 소산과 돈을 가지고 애굽으로 출발했네. 마음은 무거웠지만 발걸음을 재촉했네. 갇혀있을 시므온을 위해, 또 굶주리고 있을 우리의 어린 자식들과 부모님을 위해.
두 번째 마주하는 애굽은 전보다 더 어마어마해 보였다네. 그 거대한 왕궁과 창고, 그 화려함까지... 숨이 막혀오는 듯했지. 우리가 우리의 결백을 증명하고 식량을 구하기 위해 막냇동생을 데리고 왔음을 고하자, 청지기는 우리를 애굽 총리의 집으로 인도했네. 겁이 덜컥 났지. 지난번 우리의 짐 속에 식량값으로 치른 돈이 그대로 있었다 하지 않았나. 안 그래도 그 일을 어찌 설명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그 일로 인해 우리가 오자마자 가두려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지. 우리가 다급히 그를 불러 세우고 자초지종을 그저 있는 그대로, 우리도 어떻게 그 돈이 우리 자루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설명 아닌 설명을 했지. 설명을 하는 우리도 어처구니가 없었네. 우리 자루에 우리 돈이 그대로 들어있었으나 우리는 어찌 된 일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의 설명이었네. 그런데 청지기는 우리의 돈은 이미 받았다며 우리 앞으로 시므온을 불러내 주었네. 오 시므온 우리의 형제 시므온. 서로에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우리는 시므온과 안부를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네. 시므온도 아버지는 건강하신지, 베냐민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자신의 어린 자식들은 무사한지 궁금한 것이 많았다네. 서로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데, 청지기가 우리에게 씻을 물을 내어주며 편히 있으라고 하더군. 이 평화로운 분위기 앞에 우리도 조금은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지. 일단 시므온을 풀어준 것을 보면 우리를 더 이상 의심하는 것은 아닌 듯했지. 그리고는 애굽의 총리가 들어와 우리에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고 막냇동생을 보고 하더니 우리에게 각자 상을 차려 주어 식사까지 하게 했네. 애굽에 식량을 사러 온 사람들 중에 몇 명이나 그와 함께 상에서 먹고 마시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한껏 흥이 올라 즐겁게 먹고 마셨다네. 생사를 모르던 시므온을 구하고 애굽의 총리는 우리를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환대해 주고 있으니 그간의 괴로움과 고통이 한 번에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라네. 이제 베냐민과 시므온을 데리고 식량을 싣고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다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네. 우리 가족은 다시 모일 수 있게 되었고 안전하게 식량거래를 할 수도 있게 되었으니 우리가 더 바랄 것이 이제 무엇이겠나. 나는 지금 애굽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네. 내일 아침 일찍 우리 형제는 모두 함께 식량을 가지고 길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갈 거라네. 베냐민과 시므온을 보고 기뻐하실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벅차오른다네. 아마 우리는 모두 함께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게 될 것 같네.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자네에게 글을 썼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아버지께 돌아갈 테니 아마 며칠 후면 또 소식 전할 수 있을 걸세. 나는 말일세. 아마도 아버지가 기뻐서 춤추는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네. 요셉을 잃은 후로 한 번도 그러신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아.. 요셉... 이미 지나간 어쩔 수 없는 과거는 잊어야겠지. 베냐민과 시므온이 아버지께 기쁨을 되찾아주길 기대하네. 곧 소식 전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