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난번 애굽에서 자네에게 우리 가족에게 좋은 일이 있었다고 얘기했었지? 이번에는 기적이 일어났다네. 아마 자네도 믿기 어려울 거야. 요셉이 살아 돌아왔다네!!! 그것도 애굽의 총리가 되어서! 이 어마어마한 일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네.
내 지난번 애굽에서 식사한 것까지 전했었지? 우리는 다음날 새벽 피곤도 잊은 채 식량을 챙겨 짐을 꾸리고 우리 가족들을 향해 길을 떠났네. 그런데 성 밖을 나가 몇 걸음도 가기 전에 애굽 사람들이 쫓아왔어. 우리가 총리의 은잔을 훔쳤다는 게야. 우리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뛰며 짐을 수색하라고 했지. 우리는 당당하니까. 누구든지 그 은잔이 우리에게서 발견된다면 마땅히 죽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지.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다네. 첫 번째 여정 때도 분명히 지불했던 돈이 우리 자루에서 나온 적이 있었건만 어찌 그리 마음을 놓았던 것인지 말이야. 우리의 어리석음을 곧 증명되었네. 총리의 은잔이 베냐민의 짐에서 발견되었지 뭔가. 다른 사람도 아닌 아버지가 애타게 기다리시는 베냐민의 짐에서!
그들이 베냐민을 포박해 끌고 가기 시작했고 우리 형제들은 모두 옷을 찢으며 그 뒤를 따랐네. 방금 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건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애굽의 총리는 어제와는 다른 엄한 얼굴로 어찌 이같이 악한 일을 행하였냐며 우리를 책망했지. 우리는 무어라 할 말이 없었네. 베냐민이 자기는 아니라며 소리치는데 그 애의 얘기 따위 들을 정신도 없었지. 그저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네. 너무나 절망스럽고 막막하여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우리 모두 종이 되겠다고 하였네. 애굽의 총리는 그럴 필요 없고 잔이 발견된 베냐민만 두고 우리는 돌아가라고 했지. 베냐민을 두고 우리만 아버지께 돌아가야 하는 상황인데 알다시피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유다가 나서 애굽의 총리에게 간청하기 시작했네. 아버지가 사랑하시는 아내 라헬과 그가 낳아준 두 아들에 대해, 그리고 그 큰 아들인 요셉은 이미 죽어 아버지가 막내 베냐민을 얼마나 귀히 여기시는지. 그래서 당신이 막내 베냐민을 데리고 오라고 했을 때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자신이 이 막내 아이를 책임지고 데리고 오겠노라 아버지께 약속하였으니 차라리 자기를 잡아 두고 막내 베냐민을 보내달라 간청하였네.
그때! 갑자기 애굽의 총리가 모두 물러가라며 소리를 질렀네. 그리고 우리와 독대하여 울며 말하기를 그가 바로 우리의 아우 요셉이라는 것일세.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 또 이것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지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그가 우리를 가까이 오라 하여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게 하였지. 자신이 바로 우리가 이스마엘 상인들에게 팔아버린 요셉이라고.
오 자네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진짜 요셉이었네. 애굽의 스타일로 머리며 얼굴이며 바뀌긴 했어도 분명히 우리 아우 요셉이었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더군. 요셉인 것을 알아보자 아우가 살아있어 기쁘다거나 반가운 것이 아니라 이 애가 우리를 어떻게 하지나 않을까 덜컥 겁부터 났네. 우리 손으로 요셉을 팔았지 않은가. 그가 어떻게 애굽의 총리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처음에 종으로 팔았으니 꽤나 고생을 했을 것이지 않나. 게다가 지금은 입장이 이렇게 바뀌어 그가 우리 목숨을 손에 쥐고 있으니 행여 우리에게 앙갚음을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네. 요셉은 아마 우리의 복잡한 표정을 알아챈 것 같았네. 자신을 판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라며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네. 2년 동안 흉년이 들었지만 이 땅에 앞으로도 5년 동안 기근이 계속될 것이라고 하더군. 하나님께서 자신을 애굽에 먼저 보내시고 총리로 세우사 이 기근의 시기 동안 우리 가족을 지키시려는 것이니 어서 가서 아버지와 온 가족을 데리고 오라고 말이야. 그제야 마음에 안심이 되며 온갖 생각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더군.
아... 친구... 나는 그 순간을 설명할 길이 없네. 지난 세월 나를 괴롭히던 죄책감, 괴로움, 미안함, 후회... 요셉이 살아있는 것에 대한 반가움, 기쁨, 안도감... 종으로 팔려가서 어떻게 애굽의 총리 자리에 있게 된 것인지 궁금한 마음까지... 반갑고도 들뜬 마음에 무엇이라 떠들어 대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군. 할 말이 많았지만 마냥 그러고 있을 수는 없었네. 이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하실 아버지에게 어서 가야 했지. 파라오가 내어준 수레를 타고 거기에 아버지께 드릴 온갖 식량과 선물을 싣고 전속력으로 달려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도착했네.
아버지는 베냐민이 왔는지부터 확인하시고 그다음엔 시므온을 찾으셨고 그리고 나서야 요셉이 보낸 수레와 그 모든 물품들을 발견하셨다네. 아버지는 처음엔 믿지 못하셨네. 요셉! 요셉이 살아있다니! 난 오늘 아버지의 표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네. 얼굴에 혈색이 돌고 팔다리에 힘이 넘치시면서 정말 순간적으로 한 10년은 젊어지시는 것 같았다네. 그 노인께서 어디서 기운이 뻗치시는지 어서 가서 요셉을 봐야 한다며 어서 짐을 싸라고 지금도 수선을 떨고 계시다네. 나도 이제 그만 글을 줄이고 짐을 마저 정리해야겠네. 내일 아침 일찍 우리 온 가족은 모두 애굽으로 떠난다네. 우리의 아우 요셉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