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브니엘

성경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요셉이 형들의 손에 팔리고 이후 총리가 된 요셉을 가족들이 만나기까지 야곱은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자식들에게 위로 받기를 거절하고 그나마 요셉과 가장 가까운 베냐민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하면서 말이다. 하나님의 큰 계획 안에서 요셉이 성장하고 있었던 그 때, 왜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야곱에게 그 사실을 귀뜸해 주시지 않았을까? 요셉이 살아있으니 걱정말고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어라 하실 수 있었을 텐데, 하나님은 야곱을 정말 그냥 내버려 두신 이유가 무엇일까. 베냐민을 애굽으로 보낼 때에 했던 야곱의 말이 눈에 띄었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독자인 이삭을 망설임없이 제물로 드리고자 했었다. 그와 하나님과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약속으로 받은 가장 귀한 자신의 자녀까지도 하나님과 사이에 있지 않았다. 네 씨로 번성하게 하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한 신뢰가 있었던 아브라함은 그 다음 상황이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하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야곱은 요셉을 잃은 후 베냐민을 스스로 지키려 했던 것이 아닐까. 그에게 자식은 특히나 요셉과 베냐민은 하나님께조차 믿고 맡겨 드릴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던 것 같다. 내 손으로 지키고자 한, 어쩌면 하나님보다도 더 소중히 여겼을 그런 존재.

그랬던 그의 입에서 드디어 나온 한 마디.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수년 세월의 씨름끝에 야곱이 드디어 자식을 하나님앞에 놓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야곱은 베냐민을 드렸고 베냐민뿐 아니라 요셉까지 하나님께 갑절로 돌려받았다. 그 험한 세월을 통해 야곱은 드디어 하나님 앞에 마음의 우상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성경에서는 요셉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이 시간을 통해 야곱을 비롯한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시간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당신의 큰 역사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한 사람 한 사람과 이루어가고 계신 것 같다. 오늘도 당신의 삶에서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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