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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천사들은 말리꽃처럼

이동 2. LEAVING KAMPHAENGPHET

이 번 여행 중 깜팽펫에서의 체류 기간은 2박 3일이 전부였다. 사실 여행 전, 일정과 세부 계획을 세우면서, 나는 깜팽펫이 내 취향에 가장 맞는 곳일 줄 알았다. 그래서 여행 끝물에 이곳에서의 체류 일정을 길게 잡고 푹 쉬다 귀국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코타이부터 여행 동선이 꼬이면서 깜팽펫을 비교적 여행 초반에 오게 되었던 건데, 애초 계획대로 이곳에 체류 일정을 올인하였더라면 정말 큰 낭패일 뻔 하였다.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돌아본 깜팽펫은 도로 크기에 비해 차량이 너무 많고, 인도는 너무 좁고, 거리 구획도 복잡하고 답답하게 되어 있었으며, 먹을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시장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 너무 더웠다. 일년 내내 무덥다는 아유타야보다 공기질이 훨씬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더웠다. 내 입장에서 깜팽펫은 장기 체류에도 혹은 며칠 체류를 하기에도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곳이었다.  


"어린이, 깜팽펫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토요일날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풀 북이라고 했으니까, 그냥 다른 도시로 이동하겠다고 해."

"3박, 4박하겠다고 할인 받아놓고 그래도 될려나?"

"그래야지 그럼. 에어컨 소음 봐. 부서질까봐 무서워서 더운데 에어컨 켜지도 못하잖아. 침대는 꺼져 있고, 수압, 부서진 샤워 헤드, 뭐 하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깜팽펫 동네 자체가 좋은 것도 아닌데, 뭐 할려고 여기서 시간을 낭비해, 엄마. 러이처럼 돼."


러이처럼. 최악이겠네. 깜팽펫은 정말 안 되겠구나.


깜팽펫을 떠나는 아침. 심란하여 한숨도 못 자고 일어나 앉았다. 깜팽펫에 도착하던 날, 버스터미널에서 찍어온 온갖 버스시간표들을 살펴본 결과, 씨 쌋차날라이 행 버스는 오후 1시 40분인 것으로 보였지만, 팬데믹 끝물을 나고 있는 태국의 버스터미널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수코타이에서처럼 버스터미널에 무조건 일찍 가보기로 하였다.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터미널까지 차량을 불러달라고 하였는데, 숙소 직원 언니가 사장님을 바꿔준다.


"버스터미널에 알아보니 씨 쌋 행 버스는 오후 1시 40분에 있기는 한데, 연말이고 더구나 주말이어서 좌석이 없을 수도 있어요. 일단 내가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 줄게요. 로비에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호텔에 20분이면 도착할 거예요."  


어느 도시, 어느 숙소에 묵든, 나는 숙박 외 숙소 주인의 도움을 크게 바란 적도 없었고, 실제로 도움을 받았던 적 역시 거의 없었다. 문의에 대한 답을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았기 때문인데, 그것은 숙소 주인, 혹은 사람 자체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는 나의 성향 탓일 수도 있다.


"가장 빠른 씨 쌋 행 버스는 방콕 발 오후 1시 40분 버스인데, 문제는 깜팽펫에 들를 때 버스 잔여석이 단 1석 뿐이라는 거예요. 어 . . . 깜팽펫 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꽤 내릴 거라 그 때 잔여석이 생겨요. 여기서 그 역까지 20KM여서 20분 거리니까 정 안 되면 내 차로 거기까지 데려다 줄게요. 지금 여기 있어봐야 할 것도 없으니, 일단은 다시 숙소로 돌아갑시다."


거의 이 십 년 전 나는 제인과 그 니 어머니에게 뜨겁게 데인 경험이 있다. 신뢰하였던 사람들에게서 받은 호된 상처와 나쁜 기억이어서,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는 게 얼마나 혹독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안다. 그런 이유로 생전 처음 본, 그것도 숙박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친절에 기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래서 깜팽펫 숙소 사장님의 이런 저런 호의에도 불구하고, 역사공원도 나 스스로 차량을 수배하여 다녀왔고, 체크아웃 후 버스터미널까지도 썽태우 혹은 뚝뚝을 수배하여 알아서 갈 생각이었던 건데. 결과적으로 깜팽펫 숙소 사장님은 자신의 웨건에 나와 연짱이, 무거운 짐을 싣고 버스터미널을 두 번 왕복하였다. 거리가 가깝고 멀고를 떠나, 번거롭고 귀찮은 것이 분명한 일이었을 것을. 


깜팽펫 강변 산책, 오후.  


돌아온 숙소 리셉션 의자에 앉아 마당으로 계속 떨어져내리는 말리꽃(자스민)을 바라보았다. 말리꽃은 작은 바람에도, 사람들이 오가며 내는 작은 울림에도 쉽게 떨어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에 채이고 함부로 밟혔다. 원래 모양을 완전히 잃은 누렇고 꺼먼 무언가의 원 정체는 나무에서 떨어진 하얗고 청초한 말리꽃이고, 그 아름다운 것을 함부로 밟고 망가뜨리는 것은 당신들의 몰인정하고 냉담한 배려 없는 발모가지라고 외치고 싶었다.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떨어진 말리꽃을 죄다 걷어 화단에 놔주었다. 물이 없으니 금세 마르겠지만, 아무렇게나 밟히는 것보다 나을테니. 같은 자리에 또 숱하게 떨어질 나무 위 하얀 별꽃 같은 말리화가 슬펐다. 마당이 있는 집에 살게 되면 자두 나무, 앵두 나무, 모과 나무를 심고 싶었는데, 나는 안 되겠구나. 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꽃잎을 보는 것부터 이렇게나 슬프니.


시간이 되어 다시 우리를 실은 숙소 사장님의 차는 버스터미널로 항하였다. 사장님은 티켓 창구의 직원 언니와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나와 연짱이에게 1석은 일반석이고 나머지 1석은 운전 기사 옆 보조석이라고. 연짱이는 상관 없다고 하였고, 사장님은 다음 역까지 15분 정도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내가 버스비를 지불하고 있는 동안, 사장님은 자신의 이름과 그의 휴대폰 번호를 적어 내게 주었다.


"나는 '오'예요. 연말이어서 버스로 이동할 때마다 비슷한 일이 생길 것 같은데, 당신이 태국 내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나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전화해요."


반 백 년 넘는 시간을 살면서,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 순수한 호의는 수도 없이 밟히고 짓이겨졌었다. 가족, 혹은 동료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어쩌면 받을지도 모르는 상처가 무서워서 애써 삼키거나 골라서 한 말들은 아부나 오버, 굽신거림으로 윤색되어 돌아왔다. 쉽게 업신여기고 아무렇게나 대하는 얼굴, 뇌라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나오는 그들의 아무 말에 긁히고 찔려, 바라는 것, 기대하는 마음 없는 하얀 별꽃 말리화 같던 마음은 숱한 상처로 매일 매 번 누렇고 꺼멓게 형체를 잃어갔다. 그게 오래도록 너무 아파서, 하얀 말리꽃 대신 밟혀도 변색되거나 망가지지 않는 회색 바위를 들여놓고 살기로 하였다. 그런 나를 향해 그는, 그 날의 천사는 말하고 있었다. 회색 돌맹이를 그만 돌이키라고. 따뜻한 배려와 거즈면보다 부드러운 호의는 하얀 말리꽃처럼 내가 어디 있든 나를 향해 있을 것이라고. 챙피한 줄도 모르고 버스터미널에 주저앉아 울었다.


버스는 티켓 창구에 쓰여 있던 대로 키리맛을 거쳐 수코타이, 씨 쌈롱, 싸완칼록을 지나 씨 쌋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정확히 말하면 씨 쌋이라고 생각하였던 곳에 우리를 두고 가버렸다.


"엄마, 저 핑크 기와색 게이트하고 그 위 장식 있는 저 스팟이 우리가 내려야 되는 곳 아니야?"


뭐? 우리가 허둥대는 사이 버스는 빛의 속도로 '므앙 까오' 정류장을 지나쳤고, 내릴 곳을 놓칠까봐 불안해하는 나를 내내 다독여주던 애기 엄마와 함께 생전 처음 보는 곳에 내려주었던 것. 말 그대로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버스정류장에 태국어 표기만 있어서 일단 사진부터 찍고 돌아보니, 동승객 애기 엄마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걸 망연자실이라고 하는구나. 당황을 넘어 황당의 상황이었다. 이미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내린 곳 주변이 규모 큰 시장이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저녁거리 사러 나온 현지인들 뿐이었다.


"어린이, 어쩌지? 엄마가 깜팽펫 버스터미널에서부터 멘붕 상태여서 버스 탑승할 때 '므앙 까오'에서 내려달라는 말을 깜빡 했어. 어떻게 그런 중요한 것을 깜빡할 수 있을까. 엄마가 정말 예전의 그 빠릿한 엄마가 아니다. 미안해, 어린이. 그냥 봐도 여기는 완전 현지인 동네라 숙박 시설이 있을 수가 없겠다. 큰일이네, 날도 저무는데."

"그럴 수도 있지. 숙소를 예약해놓은 것도 아니고,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굳이 씨 쌋으로 안 가도 되잖아. 더구나 여기 버스정류장인데, 지나가는 버스가 없겠어."


내 페이스를 잃으면 그 때부터 머리가 텅 빈 백지가 되어 심하게 허둥거리는 내게 침착한 연짱이는 늘 따끔한 주사제이고 따뜻한 허브약제이다. 당황한 내게 오토바이 아저씨가 다가와서는 어디 가니, 물었다. 등번호 15번 오토바이 아저씨는 침착한 사람이었다. 우리 동네 깔끔하고 마음 고운 폐지 이모하고 눈매와 입매가 똑 닮아서 순간 남매인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아저씨, '므앙 까오' 가야 돼요. 뚝뚝 있어요?"

"므앙 까오? 어, 쌈러 있어."


아저씨는 휴대폰을 꺼내 들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나를 돌아보며, 기다려 봐, 라고.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돌아오지도 않는, 생전 처음 보는 이방인을 도와주는 일은 더운 나라에서 말처럼 쉽고 빈번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더구나 이를테면 교통수단으로 먹고 사는 닳고 닳은 더운 나라 사람이라면 더욱. 마치 'ONCE IN A BLUE MOON' 같은 매우 희귀한 사례인데, 생면부지 낯선 곳에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다니, 마치 유사 대지를 밟고 서서 유사 공기로 숨을 쉬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감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끼쳐왔다.

아이와 사라진 줄 알았던 동승객 애기 엄마는 저녁거리를 잔뜩 사서 돌아왔다. 장 보러 간 것이었구나.


"내리려는 데가 여기가 아니라 '므앙 까오'였어요? 여기는 '핫 샤오' 큰 시장이예요. 므앙 까오는 벌써 지나왔는데, 어떡해요?"

"내가 전화로 쌈러 영감 불렀어. 이리로 곧 온댔어."

"아, 그래요? 잘 됐네요. 저기, 이 분 우리 팔촌 아저씨예요(그리 가깝지는 않은 친척을 말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정직한 분이니까 이 분 믿고 기다려 보세요. 아저씨, 그럼 두 한국인 잘 부탁드려요. 버스 안에서 내내 얼마나 불안해했다고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순 태국어였는데,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참으로 나긋하고 따뜻하고 조곤조곤한 대화를 나누었다. 불안에 떠는 미어캣 모드 종료. 연짱이는 애기 엄마와 오토바이 아저씨가 몹시 고마웠던 모양이었다. 저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초코 케익을 부시럭부시럭 꺼내어 애기 조막손에 놓아주었다. 조그만 초코 케익 한 조각에 애기도, 애기 엄마도 너무 행복해하였다.


거의 해 질 무렵, 정말 뚝뚝 아저씨가 오셨다. 이 아저씨 또한 오토바이 아저씨처럼 천사여서, 우리가 가려는 므앙 까오 숙소 위치에 대한 설명을 오토바이 아저씨로부터 묵묵히 들었다. 오토바이 아저씨는 혹여나 뚝뚝 아저씨가 설명을 제대로 못 알아듣고 길을 잘 못 들까봐,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설명을 하였다. 뚝뚝 아저씨, 접수 완료.


"엄마, 버스로 15분, 20분 정도 더 오버하여 온 것 아니었어? 40분 쯤 온 길 다시 되짚어 돌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사람 사는 동네가 안 나와."

"버스하고 뚝뚝하고 같은 속도가 날 수가 없겠지."

"그리고 엄마, 씨 쌋 숙소까지 얼만지 아저씨한데 듣고 탄 거지?"

" . . . . . 아니.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흥정까지 해. 와 주신 것만도 고마운 판에."

"그치 . . . 막 1,000밧 달라고 하시지는 않겠지?"

"그러기야 하시겠어. 500밧 달라고 하셔도 드려야지."


사위는 어둡고, 동네는 나오지 않고, 매우 불안해지던 차에, 연짱이가 눈에 익다고 하는 사거리가 나왔다. 아저씨는 마침 학원(인 줄 알았는데 미용실)에서 나오는 중딩 애기들에게 숙소를 다시 물었고,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숙소에 체크인 할 수 있었다.


"아저씨, 정말 고맙습니다. 저기 . . . 얼마 드리면 될까요?"

"200밧이예요."


아저씨는 미안한 목소리였지만, 나도 연짱이도 아저씨가 너무 고마웠다. 버스터미널에서 시내 한 가운데 숙소까지 5분 거리도 안 되는 곳을 데려다 주고 당연한 듯 150밧, 250밧 받는 성태우 혹은 뚝뚝 기사들이 쌔 벌렸고마는.


"엄마, 아저씨 전화번호 빨리 따."

"앗, 그렇구나. 아저씨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 숙소 체크아웃할 때 와 주세요. '한국 사람'이라고 전화드릴테니 꼭 받으셔야 돼요."


아저씨는 우리에게 숙소가 괜찮은지 물어봐주고, 무거운 가방도 내려준 뒤, 숙소 주인에게 이것 저것 묻고, 우리를 당부하고 떠났다. 등 번호 15번 오토바이 아저씨도, 뚝뚝 아저씨도 고맙다는 말이 부족한 분들이었다.


"어린이, 오늘 고생 정말 많이 했어. 깜팽펫 버스터미널 이동부터 씨 쌋 도착까지 전부 어려운 미션 같은 하루였잖아. 이 번 여행 자체가 엄마 계획대로 된 게 거의 없기는 하지만, 깜팽펫부터는 진짜 역대급이라."

"그런 게 예약 없이 다니는 여행이지 뭐. 어차피 엄마하고 나하고 샤랄라한 예쁜 옷 입고, 온갖 것 다 있는 비싼 휴양지 리조트에서 사부작 사부작 다니고 먹고 쇼핑하는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이 그런 거지, 말하는 연짱이 얼굴은 매우 평온하였다.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깨닫는다. 아유타야에서 올드 수코타이로 먼저 올 때부터 동선이 전부 꼬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올드 수코타이까지 편안히 온 것도, 수코타이에서 씨 쌋 아닌 깜팽펫으로 문득, 방향을 튼 것도, 깜팽펫 1순위 숙소도 아니고 심지어 여행 전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숙소로 간 것도 모두 오늘을 위한 안배, 혹은 계획에 없었던 새로운 경로에서 만날 수 있는 최선이었다는 것을. 생면부지 버스터미널에서 오지랖 넓고 마음 고운 롯뚜(미니밴) 기사 아저씨와 영어 잘 하는 아줌마를 만난 것도, 씨 쌋 가는 내내 버스 안에서 미어캣처럼 목을 빼고 경계하는 나를 눅여주었던 애기 엄마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깜팽펫 숙소 사장님의 헌신적이기까지 한 도움과 이름도 생소한 핫 샤오 시청 버스정류장의 등 번호 15번 오토바이 아저씨의 설명도 되지 않는 호의, 그리고 뚝뚝 아저씨의 선량함까지, 그들 모두가 천사들이었고, 나와 연짱이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든, 선량한 천사들은 태국 시골 어느 거리에서나 흔하고 평범한 말리꽃처럼 내 곁에 늘 존재하여왔다는 것을. 불특정한 누군가의 호의에 기댄 여행은, 또는 삶은 분명히 매우 안일하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하지만 댓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호의는 특별히 구분되는 사람만 가지고 있는 서러운 고유 명사, 고유 특성은 아니며, 특별한 누군가가 천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따뜻한 안도감이 물밀어 들었다.


예쁘고 고운 릴라와디, 말리꽃이 무심한 발길에 채이고 밟히지 않는 세상이기를. 내가 밟고 지나는 것이 나를 미소짓게 만들어 주었던 향기 고운 꽃잎이구나, 최소한 인식은 하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기를.


평생 잊지 못할, 잊을 수도 없는, 천사들이 말리꽃처럼 내렸던 2022년 크리스마스 이브.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내가 만난 세상 모든 천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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