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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슝!

체류 5. 치앙쌘 홍반장, '염개미 맘대로' 골든 트라이앵글 투어 1

우리 맘대로 골든 트라이앵글 투어하는 날. 아침 8시 쌈리암텅캄(골든 트라이이앵글) 행 썽태우를 타야 해서 서둘렀다. 지난 번 매싸이에서 이리로 올 때처럼 짐과 사람으로 만석일까봐 좌석 선점을 위하여 7시 20분 쯤 미리 파란 썽태우가 정차되어 있는 정자 앞으로 갔는데, 매싸이 출발 치앙쌘 행 썽태우는 매일 오전 11시에 출발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와 연짱이를 안심시켜주었던 마음 고운 차장 언니가 우리를 보고 반가워해주었다. 아마도 두 사람의 기사 아저씨와 차장 언니가 하루는 매싸이 출발 썽태우를, 하루는 치앙쌘 출발 썽태우를 번갈아가면서 운행하는 듯 하였다. 생면부지 낯선 곳에서 누가 우리를 이토록 반가워해줄까. 한 사람 30밧 정찰제 요금 만큼의 반가움이 아닌 진심이 담긴 반가움이어서 마음이 몽글해졌다. 


우리 숙소 조식 메뉴 중 하나인 카놈 무언가. 카놈은 종류가 하 많아서 들어도 잊는다. 아침부터 먹기에는 심하게 단 태국식 디저트 중 하나다. 우리를 치앙쌘 숙소까지 데려다 준 눈 맑은 썽태우 기사 아저씨 만나면 드리려고 챙겼는데, 그만큼 반가운 분을 만나서 행복한 마음으로 드렸다. 


아침 8시에 치앙쌘을 출발한 썽태우는 20분 정도 달려서 쌈리암텅캄(골든 트라이앵글)에 도착하였다. 차장 언니는 혹여나 우리가 못 알아들을까봐 '11:25' 라고 쓴 종이를 건네주면서 폴리스 박스 앞에 서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태국 최북단 매싸이 주의 겨울 아침 추위 때문에 긴 돕바 패딩을 입고 우리를 챙기는 언니가 고맙고 귀여웠다. 


우리 맘대로 골든 트라이앵글 투어 시작합니다.  


골든 트라이앵글 랜드마크. 


골든 트라이앵글 유명한 시그니처. 


"염개미 투업니다. 왼쪽이 미얀마고요, 오른쪽이 라오스고요, 앞쪽이 태국이예요. 보시는 강은 메콩강이고요. 저기, 가시기 전에 쪼끔만 생각해주세요." 

"그건 참바다 아저씨가 하시니까 재밌는 거지, 엄마. 그리고 말 안 해도 다 아는 걸 말해주는 게 무슨 투어야." 

"염개미 투어는 원래 그래요."

"그게 뭐야.ㅋㅋ 그런데, 엄마, 라오스는 미얀마하고 같이 세계 최빈국 중 하나 아니야? 라오스 쪽 건물들은 엄청 좋아보이는데? 아, 여행객들 위해 조성된 리조트구나." 

"그럴 걸. 어디서 들었는데, 중국 정부가 라오스 메콩강 주변인지, 타켁 주변인지 어딘가를 99년 계약으로 임대했다고 해. 당연히 수익은 중국 정부가 갖겠지." 


가장 덩어리 큰 관광 수익이 현지 지역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그런 구조. 라오스, 미얀마에서는 익숙한 참 서글픈 구조. 


오른쪽 까만색과 금색으로 누덕누덕한 불상은 원래의 금속 색깔이 벗겨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 까만 불상에 금박을 붙여서 그렇게 된 것이다. 이름이 있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사원마다 엄청 얇은 금박을 판매하는데, 사람들은 그 금박을 구입하여 불상 표면에 입히면서 간절한 염원을 기도한다. 그렇게 몇 십 년동안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입은 불상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마치 머리 한 가닥 삐죽 튀어나온 눈사람 모양 금덩어리가 된다. 흔히 기도발이 잘 받는다고 소문난 사원에서는 그런 눈사람 금덩어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종교의 여러 특성 중 기복신앙적 일면이 가장 잘 드러난 모습이랄까. 


"더운 나란데 왜 이렇게 춥니." 

"엄마, 내가 몇 번을 말해야겠어. 치앙쌘은 태국 최북단 매싸이하고 차로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가까운 동네야. 매싸이에서 아침, 저녁으로 추웠으니, 여기서도 추운 게 당연하지."

"생강차 생각 나. 호록호록 마시고 싶어. 추웡." 


추워서 생강차 마시고 싶다고 연짱이에게 징징거리고 있는데, 와, 어제의 홍반장 오빠가 특유의 해맑은 얼굴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파란색 썽태우를 운전하며 슝, 지나가고 있었다. 


"어머어어, 오빠아아, 반가워요오오. 어디 갔다 오는 거예요오오? 오빠아아, 좀 이따 치앙쌘에서 봐요오오." 

"저 아저씨 정말 뭐하는 사람이지? 아저씨 지금 매싸이 방향에서 온 것 아니야? 지금도 충분히 이른 시간인데, 매싸이에는 도대체 몇 시에 간 걸까? 그리고 썽태우 막 운전하고 그래도 되는 거야? 아무도 안 태우고 있지 않았어, 엄마? 치앙쌘에서 매싸이까지 긴급하게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나?" 


치앙쌘 최고 미스테리 홍반장 오빠. 뭐하는 분이예요, 정말?? 


홍반장 오빠는 홍반장 오빠고, 골든트라이앵글 최고 뷰를 보러 가 볼까요. 


왓 프라탓 푸카오. 


"꿰에에에에엑!" 

"어우, 심장 떨어질 뻔. 어린이, 정말 그렇게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안 되겠니? 왜 그러니, 매 번." 

"엄마, 안 보여? 거대 말벌지이이이이입! 아니, 아무리 불교 사원이어서 살생을 안 한다고 해도 그렇지, 저 정도 큰 말벌집이면 사는 말벌 수도 어마어마할텐데, 기도하겠다고 드나들다가 말벌에 쏘이면 잘못하면 황천행이라고." 

"히익, 정말이네. 가까이 가지 말자, 어린이."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이려나. 사원의 'ㅅ'자 지붕 오른쪽 아래에서 두 번째 마디와 세 번째 마디 처마에 거대말벌집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손가락만한 말벌들이 끊임없이 그리로 드나들고 있었다. 말그대로 웽, 웽, 웽 말벌 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린다. 아, 정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풍경이었다. 


왓 프라탓 푸카오 뷰 포인트. 


"왓 프라탓 푸카오는 거대 말벌집만 기억 나, 엄마." 

"그래도 뷰가 멋있잖아. 왓 프라탓 푸카오는 뷰 맛집이라서 오는 걸거야." 


"와, 엄마, 물 색 봐. 앞 쪽 색 진한 쪽이 루악 강이고, 강폭 넓은 쪽이 메콩강이라고 했지?" 

"응. 그런데 물 색이 왜 저렇게 드라마틱하게 다르지?" 

"유속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엄마?" 

"아!"


루악 강은 메콩강보다 물 색이 훨씬 탁하다. 우리나라 장마철 생각해보면,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지면 흙탕물이 되던데, 그렇다는 것은 루악 강이 메콩강보다 유속이 빠른 강이라는 걸까? 


메콩강 뷰를 보는 동안 아편 박물관 개관 시간이 되었다. 아편 박물관 관람하러 가 볼까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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