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뺀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행위다.

by B O S

수영 레슨을 하다 보면 회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요'이다. 보통은 이럴 경우 대부분은 힘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몸은 쉽게 말을 듣지 않는다. 힘을 뺐다고 말하지만 전혀 힘이 빠지지 않는다. 초보자의 경우 그리고 운동을 많이 해보지 않은 경우에 이런 상황은 매우 자주 있다. 그럴 땐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트레이너 시절 근막이완 관련 세미나와 스트레칭 세미나에서 배운 노하우다. 예를 들어 배영을 하기 위해 물에 편하게 눕는 자세가 안되고 하체가 가라앉는 상황이라고 치자. 이럴 경우는 대부분 하체에 많은 힘을 준 경우가 많다. 물속에서 편하게 눕도록 내가 보조한다. 그리고 대퇴의 근육을 만지면서 힘이 들어 가 있다고 인지시켜주거나, 다리를 내 손으로 구부린다. 보통은 힘이 많이 들어가 있어 내 손으로 다리를 구부릴 수 없다. 이때 회원들은 '아 내가 힘을 빼지 못하구나'라는 것을 인지한다. 어쨌거나 효율적으로 수영을 하기 위해서는 힘의 균형이 중요하다. 몸을 유선형 자세로 최대한 만들고, 필요한 동작에 적절한 힘을 분배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선수시절 수영 훈련을 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잖아?라고 느껴질 때 훈련을 하면 오히려 그날 훈련을 망친 경우가 있다. 힘이 많이 들어가서 생각보다 빨리 지쳤기 때문이다. 반대로 심한 감기에 걸렸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훈련이 잘된 경우가 많다. 애초부터 힘이 없는 상태로 수영을 하다 보니 효율적인 수영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동작에 쓸 힘이 없어서 중요한 동작에만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서 잔뜩 기합이 들어간 채로 일을 진행한다. 하지만 곧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물살이나 저항에 의해 더 빨리 지치기 시작한다. 힘을 주고 이겨내려 할수록 더 빨리 지친다. 그렇게 끝까지 가보지 못한 채 포기한다. 초반에는 그저 힘을 빼고 부드럽게 물을 넘어갔다면 기분 좋게 완주했을 텐데 말이다. 가끔 힘이 잘 빠지지 않는 회원들은 더 많은 운동량을 준다. 힘이 들어간 상태로 계속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센가 지쳐서 힘을 빼고 좋은 수영을 한다. 결국 힘이 빠질 때까지 노력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힘을 쓸 수 있는 만큼 쓰고 나면 아 내가 너무 많은 힘을 쓰고 있었구나라고 인지한다. 반대로 처음부터 노련하게 힘을 빼고 갈 줄 안다면, 즉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쓸 줄 안다면 그 사람은 타고났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몸으로 체득할 수밖에 없었다. 타고난 사람들은 처음부터 쓸 에너지를 정해서 초반 구간은 이렇게 공략하고 후반에는 이렇게 공략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무작정 에너지를 써서 완주까지 겨우겨우 간 것이다.


뭐,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나 스스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늘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고, 너무 과한 힘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필요한 곳에 적절한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노련한 도서관 사서가 어디에 책이 있는지 바로 아는 것처럼 어디에 과한 힘이 들어가고 있는지 모르니 더듬더듬 찾아가야 할 수밖에 없다.

keyword
이전 08화수영장에 대한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