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훈련은 운동선수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나 또한 초등학교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은 아니지만 은퇴 전까지 새벽 훈련을 했었다. 시작하는 시간은 새벽 4시 30분부터 6시, 7시까지 있었다. 새벽이란 뜻은 먼동이 트려 할 무렵을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해가 뜨기 전의 새벽은 여름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대부분 해가 없을 때 시작했다. 어쩌면 밤 훈련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체고에 있을 때 복싱 코치님으로부터 복싱부가 새벽 훈련을 꼭 하는 이유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몸이 무거울 때 뛰어야 라운드 후반이 되어도 버티고 이겨낸다고 말이다. 유도부에게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이 두 투기부는 새벽부터 강한 인터벌을 뛰는 부다. 나와 같이 입학한 복싱부 2명 중 한 명은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지만, 새벽에 달리기를 뛰다가 그대로 도망간 적도 있었다. 그만큼 새벽 훈련은 무시무시하다. 사실 새벽에 달리기가 무시무시한 거 같다.
중학교 때는 학교에 등교 전 수영장에서 훈련을 했었다. 6시부터 7시까지 훈련을 한 후 아침을 사 먹고 아침 종례 전까지 등교를 했었다. 그때 당시는 정말 새벽 훈련이 싫었다. 잠도 덜 깬 상태로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서 숨이 차는 수영을 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는 벽을 잡고 킥을 차는 시간을 가졌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강하게!라고 계속 소리치는 코치님 때문에 더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는 '정신력 강화'라는 꽤나 비장한 타이틀로 전교생이 새벽 훈련을 참가했었다. 고등학교 때는 기숙사를 썼기 때문에 이동할 때 차를 탈 필요가 없었다. 5시 45분쯤 기숙사에서 노랫소리가 나온 후, 점호를 한다. 그리고 영도 바닷가가 보이는 400m 트랙을 전교생이 2바퀴 뛰고 체조를 함께 했다. 그 후 각자 부별로 해산하여 훈련을 했다. 수영부는 보통 달리기를 뛰었다. 나는 이 때도 달리기가 싫었다. 대표팀 때는 외박하는 토요일이 아닌 이상 동계 훈련 기간에 새벽 훈련을 했었다. 똑같이 정신력 강화라는 목적으로 새벽에 달리기를 뛴 적이 있다. 그렇게 달리기를 한 후 웨이트 장에 가서 웨이트를 한다. 그리고 수영장에 가서 수영 훈련을 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쉬었다. 상당히 강한 일정이었다.
새벽에 일어나면 정말 정신력이 강해지고, 또 잘 일어나면 강한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다소 황당한 이유의 새벽 훈련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대회 루틴을 맞추거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훈련 스케줄이 맞춰져야 하는데, 다 차치하고 한 사람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스케줄이라니. 체고 때는 교장의 지시로, 대표팀 땐 선수촌장의 지시로 말이다.
새벽 훈련을 하기 전 음식은 들어가지 않는다. 식사 후 바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신체에 부담이 가기도 하고, 배가 고프지 않다. 물론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훈련은 보통 새벽에 하진 않아서 다행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수영계에 암묵적으로 최소한의 융통성이 발휘되고 있는 거 아닐까?(대표팀 때를 제외하고) 다시 돌아와서 새벽 훈련을 할 때 나는 정신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 '훈련을 통해 성과를 내자'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버텨보자'라는 마인드였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라고 할까? 생각이나 의지처럼 잘 움직이지 않았던 거 같다.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코딩된 프로그램처럼 자동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지금은 새벽에 '운동'과'달리기'를 즐긴다. 내가 정말 싫어했던 이 두 가지를 다 하는 것이다. 새벽이나 늦어도 오전에 이것들을 완료하지 않으면 에너지도 그렇고, 정신 상태도 영 별로다. 그 당시에는 정말로 싫어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