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긴 여정이 이제 마지막 장에 다다랐다. 첫 장을 펼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와 함께 걸어온 당신에게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함께 길을 잃었고, 함께 지도를 그렸으며, 함께 작은 기쁨들을 발견했다. 이제 이 글을 덮고 난 뒤, 당신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혹시 이 글이 당신에게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을까. '이제 나도 이 사람처럼 살아야 해!'라는 부담감을 안겨주지는 않을까.
이 마지막 이야기는 그런 당신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나의 솔직한 고백이자, 당신에게 건네는 마지막 약속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글에서 말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길을 잃고, 자주 멈춰 서며, 때로는 모든 것이 귀찮아져 예전의 '지식 유목민'으로 돌아가고 싶은 아주 평범하고 나약한 사람이다.
이 글은 성공한 자의 회고록이 아니다. 먼저 깨달은 자의 가르침은 더더욱 아니다. 이것은 다만, 먼저 고민을 시작한 한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조심스러운 말 걸기일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아주 서툰 솜씨로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다. 책에서 배운 대로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지만 어떤 씨앗은 싹이 트지 않았고, 어떤 싹은 얼마 못 가 시들어버렸다. 벌레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잡초는 왜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는지. 매일 아침 텃밭에 나가는 내 마음은 설렘 반, 좌절 반이다.
며칠 전에는 제법 자란 토마토 모종의 곁순을 제거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책에서 배웠다. 원줄기가 더 튼튼하게 자라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는 책에서 시키는 대로 겨드랑이에서 돋아난 작은 싹들을 모두 잘라주었다. 그런데 다음 날, 인터넷의 한 전문가가 오히려 곁순을 함께 키워야 수확량이 더 많아진다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어떡하지? 내가 내 토마토를 망쳐버린 건 아닐까?'
보라. 이것이 바로 나의 현재 모습이다. 여전히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고, 나의 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실수 앞에 쉽게 좌절한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이 딱 하나 있다. 이제 나는 그 불안과 좌절을 성장의 과정에 포함된 자연스러운 '수업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곁순을 잘라낸 덕분에 올해 나의 토마토 수확량은 남들보다 적을지도 모른다. 괜찮다. 나는 그 실패를 통해 '곁순'이라는 단어를 배웠고, 하나의 식물을 키우는 데에도 얼마나 다양한 관점과 방법이 존재하는지를 배웠다. 내년 봄에 나는 분명 올해보다 더 능숙한 농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내가 말한 모든 것들이 바로 이런 것이다. 결코 실패하지 않는 비법이 아니라, 실패와 서투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넘어졌을 때 웃으며 다시 일어나는 법을 함께 연습하자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완벽해져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마라. 나 역시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학습자가 되고, 자신의 서투름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의 관계가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짜 시작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까지는 내가 앞에서 조금 더 많이 이야기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부터 우리는 동등한 높이에서 각자의 길을 걷는 '여행 동료'가 되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당신만의 배움의 지도를 그려나가게 될 것이다. 어떤 날은 신나게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어떤 날은 길을 잃고 주저앉아 울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나의 자리에서 계속해서 나의 텃밭을 가꾸고, 새로운 호기심을 따라 낯선 책을 펼치고, 서툰 도전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분명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을 테고, 자신감보다는 불안감이 더 큰 날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성장을 멈추지 않기 위해 애쓰는 또 다른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이 보이지 않는 연대감이야말로 우리가 지치고 외로울 때마다 다시 한번 신발 끈을 고쳐 매게 할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이것은 나의 약속이다. 나는 나의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 계속해서 배우고, 계속해서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들을 또 다른 형태의 글로, 혹은 삶으로 나누겠다. 그렇게 당신과 함께, 보이지 않는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겠다.
긴 여행의 끝에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을 하라'는 조언이 아니라, '그래도 괜찮다'는 위로와 응원이다.
느려도 괜찮다. 때로는 멈춰 서도 괜찮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도 괜찮다. 당신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길이라면, 그 길이 바로 정답이다.
부디, 이 글을 덮은 뒤에는 이 글의 내용조차 잊어버려도 좋다. 단 하나, 당신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나만의 나침반'이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 달라. 당신의 기쁨과 당신의 설렘이야말로 세상의 그 어떤 현자의 가르침보다 위대하다는 사실을.
이제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의 모든 서툰 첫걸음을, 그리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당신의 모든 날들을,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 또한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성장을, 당신의 행복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