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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서 영원으로 - 베토벤 교향곡 9번

by Moon Dec 09. 2024

Beethoven Symphony No.9

- Herbert von Karajan, Berliner Philharmoniker

Jose Van Dam (Bass), Vinson Cole (Tenor), Agnes Baltsa (Alto), Janet Perry (Soprano), Wiener Singverein

- 1983.9. 베를린 필하모니홀



Episode.1


첫인상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바입니다. 어떤 경험이든 처음은 강렬하게 머릿속에 박히고 가슴속에 새겨지는 법이지요.

저의 음악 생활도 그랬습니다. 

오늘 소개할 바로 이 음반이 제 용돈으로 산 첫 음반이거든요. 

클래식의 황제, 유럽의 문화대통령, 지휘계의 왕 등등

수많은 수식어로도 모자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입니다.




Episode.2


물론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된 건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비발디의 사계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이 무지치의 비발디 '사계'였는데 그 음반은 다음번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에 고전음악이 들어오고 진심으로 취미 삼아보자고 한 뒤 처음으로 샀던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었지요. 어떤 음반을 고를까 고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결론은 베토벤의 역작에 지휘계의 황제로 결론 났지요. 지금은 독일수입반을 우선으로 구입하지만 그 시절 저는 조금은 더 저렴하고 부클릿에 번역본이 있는 라이선스반을 구입했지요. 만년의 카라얀이 멋진 폼으로 지휘하는 앨범커버 사진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Episode.3


베토벤의 합창, 그 유명한 '환희의 송가' 부분을 들지 않더라도 너무나 유명한 음악이지요. 베토벤 만년의 음악적 역량이 집대성되어 있는 인류의 문화유산입니다. 

신비한 기운이 지면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듯한 1악장에서 힘차고 생명력 넘치는 리듬의 2악장을 지나 느리고 아름다운 3악장이 연주됩니다. 그리고 문제의 4악장에서는 파격적으로 사람의 소리 즉, '합창'이 등장합니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의 시집에 실린 <환희의 송가>의 시구를 가사로 붙인 것입니다. 눈물이 나도록 아름답고 힘찬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4악장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Episode.4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너무나 많은 연주들이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이 연주가 절대 최고라 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특히 카라얀은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평생에 걸쳐 여러 번 연주하였습니다. 각 시기마다 해석의 큰 차이는 없지만 세세하게 그 시기연주만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마지막 전집녹음인 80년대에는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카라얀, 베를린필 콤비의 유연하고 힘이 넘치는 연주를 들을 수 있습니다.




Episode.5


제가 이제껏 들은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도 넉넉잡아 수십 종은 넘지 싶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연주를 들을 때마다 기준점은 이 연주가 되는 건 어쩔 수 가없습니다. 저를 클래식 덕후로 이끌어준 첫 음반의 기억이 너무나도 강렬해서겠지요. 


오늘도 카라얀과 베를린필의 베토벤을 들어야겠습니다. 겨울에는 특히 베토벤이 제격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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