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_나는 엄마가 된다.

우리 집에서 나는 기름 디퓨져가 자랑스러운 날!

by 이음하나

아가씨가 시댁 갔다가

내일 오기로 해서

우리는 추석 다음날 만나자고 약속했다.


덕분에 친정 먼저 다녀오고

동생네랑 오랜만에 만났나 보다.


그래서 추석 당일 오늘은

내일 시댁에 가져갈 전을 부치며

하룰 보냈다.


몇 가지 되지도 않고 양도 많지 않은데

재료 다듬고 손질하는데 반나절

붙이고 식히고 담는데 반나절이다.


그런 나를 보는 남편이

이렇게 손 많이 가고 힘든데 뭐 하려 하냐고

한마디 거들었다.


내가 우리 엄마한테 자주 하는 이야기이다.


동생 결혼 전,

아빠는 이제 우리 제사 그만 지내자고 선언했다.


덕분에 수십 년을 기제사, 차례까지

거의 달마다 있던 제사음식을 더 이상은

하지 않게 되었다.


제삿날엔

우리 엄마는 밤에 일을 했는데

밤새 일하고 와서는 잠 한숨 안 자고

제사 음식 한 상 차려놓고

또 가게를 나갔었다.


힘든 만도 한데

제사 음식은 꼭 손수 차렸다.


하지만 제사를 없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는

명절만큼은

기름 냄새나는 전도 부치고

고물고물 나물도 무치고

탕국도 빼먹지 않고 한다.


혹시 조상님들 오셨다가

서운하실까 해서 그런다고 한다.



나는 힘들게 뭐 하러 이렇게까지 하냐고 하니까

우리 맛있게 먹을 거니까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했다.


나도 오늘 그랬다.


가족들 모여 맛있게 먹을 생각에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온 집안에 베인 기름향기가 뿌듯하기까지!!


오늘 나는 이렇게 엄마가 된다.


그리고

우리 엄마를 꼭 닮은 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