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를 한 명만 낳고 싶어서
내 이름을 ‘하나’라고 지었다.
내가 태어나던 그 시절엔
한글 이름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학교에선 이름을 한자로 쓰라 했고,
나는 성만 한자로 쓰고 이름은 한글로 썼다.
그러면 꼭 누군가가 물었다.
그 말이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나는 내 이름이 좋았다.
순수하고 따뜻한, 한글 이름 ‘하나’.
어릴 적엔 만화 〈영심이〉의 노래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를 친구들이 놀리듯 부르곤 했다.
지겹도록 들은 내 이름의 애창곡.
그래도 괜찮았다.
부르면 부를수록 정이 들었다.
나는 지금도
내 이름이 가진 단단한 울림이 좋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아이들이 나를 다정하게
‘하나 할머니’라고 부른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호칭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