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업으로 삼기 전의 음악과 가수가 된 이후로의 음악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음악을 일로 삼고 난 이후로는 더 이상 음악을 취미로 둘 수 없게 되었어요. 음악을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없고 일로써 접근하며 분석하게 되고 방식을 살펴보고, 나도 저렇게 해볼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행복할 수도 있고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가수 아이유가 팬미팅에서 한 말인데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된다. 그의 말처럼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순간 인생은 정말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의 글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 본업은 직장인이고, 사이드잡으로 이모티콘/디지털스티커/일러스트 외주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림으로 수익화를 하다 보니 '내가 그리고 싶은 것'보다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그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휴식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낙이었는데, 이제는 일이 아닌 개인적인 그림은 자연스럽게 그리지 않게 되었다. 분명히 다른 사람의 작품을 구경하면서 영감을 얻고 나만의 그림을 그리면서 재밌어했던 날도 있었는데. 나도 변해버린 건지 돈이 되지 않는 그림은 괜히 시간만 뺏어가는 느낌이다. 개인적인 그림은 꼭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 그릴 수 있으니까, 오히려 그 시간에 일을 하자고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는 건 언뜻 보면 굉장히 축복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속에도 분명히 단점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물론 일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내가 투입한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몇 배로 실망스러워진다. 그리고 그게 반복되면 싫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인생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니.
뭐든지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그림이 앞으로도 나에게 좋아하는 일로 남아주길 조심스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