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향
초록빛 풀숲 사이, 또렷한 노란 얼굴을 한 해바라기를 만났다.
햇빛을 따라 얼굴을 돌리는 그 모습이 마치 확신에 찬 누군가처럼 느껴졌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한 방향을 향해 꿋꿋하게 서 있는 모습이 낯설 만큼 인상 깊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가. 내 삶의 방향은 어디인가. 나는 내 마음속 해를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꾸만 주변의 그림자에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돌이켜보면, 나는 늘 무언가를 이루려 애써왔다.
하지만 그 목표가 내 것이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물이었는지는 늘 모호했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었던 길들이 사실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기준에 따른 적응이었는지도 모른다.
해바라기를 보며 문득 깨달았다. 진짜 중요한 건 화려한 꽃잎도, 키가 큰 줄기도 아니다. 그 아래 보이지 않는 뿌리.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건 늘 그 뿌리였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삶의 속도에 떠밀려 흘러가기보다는, 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단단히 나아가고 싶다.
그 방향이 때론 느릴지라도, 분명 나를 위한 길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 이제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보다 내면의 중심을 가꾸는 데 더 집중하고 싶다. 누군가의 칭찬보다 내가 나를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해바라기처럼, 나도 나만의 태양을 바라보고 싶다. 그게 어떤 일이든, 어떤 형태든 내가 진심으로 바라보는 것을 향해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고개를 들고 싶다. 가끔은 햇살이 가려지고, 방향이 흐려지는 날도 오겠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뿌리를 느끼며 중심을 바로잡아가자.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깊고 단단한 곳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그 힘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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