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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ca Oct 25. 2022

일상에서 명상하는 방법

      

  마음이 불안정할 때가 많고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아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휩싸이는 나는 이런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서 많은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감사일기, 글쓰기, 독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의 깊은 대화 등등 좋지만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은 바로 일상에서 명상하기이다. 명상은 내 마음과 생각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두며 관찰하는 것이다. 그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에 속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행위다.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특정한 행위를 특정한 방식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야 할 것 같지만 챙길 것이 많고 바쁜 육아맘들이 일상 속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어느 날, 나는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 내게 거슬리는 말을 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속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아침부터 이미 혼자 분노하고 지쳐있었던 나는 밥을 먹기 싫다며 징징거리거나 먹여달라고 떼를 쓰고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둘째에게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말투로 거칠게 아이를 대했다. 그리고 이미 아침부터 아이에게 성질대로 대한 나 자신에 대해서 더 실망하고 화가 나 하루 종일 아무 의욕도 들지 않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누워만 있고 싶어졌다. 예전 같으면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감정의 노예가 되어 기분이 나빠진 채로 하루를 그렇고 그렇게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나서부터는 다르게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다시 생각한다. 지금 내게 일어나는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은 ‘내’가 아니다. 내 안에 살고 있는 상처받은 아이가 나를 지배하고 싶어 난동을 부리고 있다. ‘꼬마야!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해서 많이 화가 났구나. 그 사람이 너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많이 나빴구나. 괜찮아. 화가 날 수도 있는 거야. 괜찮아. 괜찮아.’ 화가 난 내 안의 아이에게 공감해주고 화가 난 것을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준다. 그리고 감정의 폭풍이 한차례 지나가고 좀 진정이 되면 다시 생각한다. ‘그 사람도 생각해보면 자기 안에 해결되지 않는 상처받은 아이를 갖고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상대를 그렇게 빈정거릴 수 있을까.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말이 그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 폭풍을 일으켰을 수도 있어. 그러니 넓은 아량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도록 노력하자. 너는 잘하고 있어. 지금 이렇게 너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예전 같았으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내 안의 어른이 꼬마에게 타이르고 칭찬해준다.      


  이렇게 내가 화가 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마음속 나 자신과의 대화는 나를 예전보다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게 해 주었다. 감정의 노예가 되어 하루를 망치고 다음 날도 다를 것 없이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덮칠 때마다 또 순간순간 기분이 나쁜 채로 아이들을 대하는 나를 잠깐 멈출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려웠지만 예전보다 더 나은 엄마가 되고자 했던 마음 때문에 감정을 바라보는 훈련을 부지런히 할 수 있었다. 

     

  초보 엄마 시절 육 알못이라서 육아서를 많이 접했지만 책에 나오는 엄마들과 나를 비교하며 괴로웠다. 부족한 엄마라서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존 카밧진 박사의 <부모 마음공부>를 읽고 나서 나는 내가 하고 있었던 나름의 내 마음을 다스리던 행동들이 명상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일상에서 수련하는 명상법.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좀 더 의도적으로, 친절하게 아이를 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감정 다스리기 연습을 하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바라는 대로 ‘이상적인’ 엄마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지쳐가던 나를 위로해주었다.      


“blessing(축복)이라는 단어는 상처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blessure와 같은 어원을 갖는다. blessure는 인도 유럽어의 bhel이라는 단어를 어근으로 갖는데 여기서 blossom(꽃 피우다), bleed(피 흘리다), blood(피), blade(칼날)등의 단어가 나왔다. 그러므로 blessing은 열림과 은총인 동시에 불가피하게 상처를 수반한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부모는 이 말이 일말의 진실임을 안다. 부모가 자녀로부터 받는 모든 열림과 심오한 축복에는 불가불 어느 정도의 상처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는 일은 축복인 동시에 잠재적인 괴로움이다. 만약 부모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에 적절히 대응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고통과 괴로움은 더 커진다.”     


  육아하며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발버둥 치며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나는 육아를 하며 괴로운 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제각각 고민을 안고 있고 나는 육아를 하면서 그 문제를 진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아이들이 내 인생에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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