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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진 Jun 27. 2022

Miscellanies

영어공부 잘하기 8

'영어공부 잘하기'를 제목으로 달고 처음 글을 시작할 때는, 영어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그저 충고 삼아 몇 마디 던져  요량이었다. 특히, 학기말을 앞둔 중ㆍ고등학생들이나, 수학능력 시험을 준비하다 1차적 고비를 맞은 고 3 학생들이 더욱 심기일전할 수 있도록 원하는 글로 힘을 실어주려던 마음에 욕심이 더해져 그만 연재가 길어지고 말았다. 글의 내용 자체가 영어 공부 전반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내용으로 변질되면서, 서로 다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맞춤식 공부 방법을 소개하기보다는, 영어 공부를 하는 중에 놓쳐서는 안 될 내용들을 두루 살피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영어 공부 방법을 도록 도움을 주는데 글의 초점을 맞추었다.


이제 전체 글을 마무리하면서,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영어 공부를 고등학교 수준에 이르러 만족할 만한 성과로 끝맺음될 수 있도록, 소홀히 지나쳐서는 안 될 몇 가지 내용을 보완해서 마저 살펴보기로 한다.


1. 단기계획을 세우자

영어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작정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 하는 말로, 남이 옆에서 하니까 나도 따라 하는 것이고, 과외나 학원에서 하는 공부 역시 부모님 성화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것이다. 미리 공부해 두어야 할 내용이 있더라도, 반드시 마무리해서 제출해야 할 과제라나 수행평가와 같은 직접적인 평가 항목이 아니라면, 이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공부의 연속성이 결여되면서 학습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선생님이 일일이 설명해 주는 말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소위, 영포자의 무리 속에 저도 모르게 한 발짝을 들여놓은 것이다.


이런 학생들에겐 제대로 된 학습 계획이 정말 필요하다. 계획이란, 실행에 옮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지만, 일주일, 아니, 단 사나흘 만이라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단기 계획을 짜 보도록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공부를 중심으로, 하루에 학습할 수 있는 어휘나 영어 지문의 분량을 가늠해 본다. 소위 말하는, 교과 진도를 감안해 한 주간 수업할 내용을 미리 학습 계획에 포함시켜 두는 것인데, 굳이 예습과 복습으로 따로 나누지 않아도 좋다. 영어 실력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자면, 우선적으로 학교 수업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기초 학력을 다지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을 학습의 한 구간으로 정한 것은 하루나 이틀, 공부의 결손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다짐한 결심의 정도에 따라 충분히 만회할 시간적 여지를 주고자 함이다. 결손 시간이 길어져 쫓아가야 할 학습량이 많아지면 결국은 공부에서 손을  버리기가 쉬워지는데, 학습해야 할 범위와 양을 감안해서 시작과 끝의 구간을 너무 길게 잡는 학습 계획에서 흔히 나타나는 실패의 사례이다. 물론,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학교 수업과 같이 소 단위 학습을 수행함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에, 교과서 말고도 난도 높은 영어 지문 읽기나 모의고사 기출문제 풀이 등을 학습 계획표 상반영해야 한다. 이들에겐 보다 장기적인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데, 이들은 이미 단기 학습에 충분히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는,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단기 계획을 실천하여 영어 성적이 향상된 사례가 많았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비교적 학습 부담이 덜한 기초 어휘와 문법 공부에 소홀함이 없도록, 우선은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일주일 단위의 단기 학습 계획부터 짜 보기를 권한다.


2. 줄거리를 요약해 보자

수학능력 시험의 영어 영역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음의 형식만 다를 뿐, 한마디로 말해, '주어진 글 내용을 우리말로 파악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보문항들이 대부분이다. 글 쓴 의도나 목적, 빈칸 추론, 글을 올바른 순서로 배열하는 문제, 문맥과 어긋나는 문장 골라내기, 글의 흐름과 무관한 단어 찾기, 글의 요지나 주제, 제목 찾기 등 문법 문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글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는 중학교 수준에서 치르는 여러 평가 문항의 유형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컨대,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처음 글을 읽을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영어든 우리말이든 글을 읽는 목적은 글쓴이의 의도를 헤아리는 것이다. 여러 개의 개별 문장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단락 속에서 글 속의 숨은 의미를 파악하자면, 우선 글의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를테면 주제문의 위치에 따른 두괄식(頭括式), 미괄식(尾括式), 양괄식(兩括式), 병렬식(竝列式) 구성 등으로 일컬어지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발표식 수업의 일환으로 교과서 읽기 활동을 시켜보면, 본문 속 문장 하나하나를 문법적으로는 나무랄 데 없이 우리말로 옮길 줄 아는 학생이 실제 시험에서는 글의 내용을 묻는 문제에서 실수를 되풀이하고 다는 점이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평소 글을 읽을 때 글을 읽는 근본적 목적을 까맣게 잊어버리, 영어 문장그저 문법 구조로만 파악하는데 급급하여, 기껏문장 단위의 우리말로 번역하는데 그치고 마 것이다.


글의 주제문을 중심으로 글의 내용을 간략하게 추리는 것이 줄거리 요약인데, 줄거리를 요약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은, 읽고 있는 글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글의 세부적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집중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위에서 말한 대부분의 문제 유형과 더불어, 글 내용에 대한 일치 여부를 묻는 문제나 읽은 글을 영문으로 요약하여 빈칸을 채워 넣는 문제에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수능과의 관련성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EBS 수능 연계 교재에 나오는 글을 읽으며 일일이 요약하는 습관을 길러두면,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출제되는 몇몇 까다로운 지문 내용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문제 꾸미기

문제 꾸미기 연습이 중요한 것은, 특히 학교에서 치르는 각종 시험을 준비할 때이다. 수학능력 시험의 영어 영역은 문제 형식이 이미 공개가 되어 있고, 신 유형의 문제라 해도 6월과 9월 초에 치르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미리 예고가 되므로, 평소 영어 지문을 읽을 때는 수학능력 시험의 문제 유형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학교의 정기고사는 다르다. 다시 말해, 학년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출제를 선호하는 문제 유형이 저마다 다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의 출제 능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들의 출제 경향을 미리 분석해서 졔대로 준비를 하면 시험 문제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까지 가능해진다는 사실이다.


보통 영어 과목의 경우, 학교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 학년을 담당하는 교사가 둘 이상은 된다. 교사를 달리 해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시험 문제는 공동 출제를 하는 것이 출제의 기본 지침(指針)이므로, 전체 문항 수를 담당교사로 나누어 각기 주어진 범위에 따라 문제 수를 배당하게 되는데, 나중에 출제 담당 교사가 문제를 수합(收合) 해 보면 특정 유형의 문제가 지나치게 중복되어 있을 때가 다. 문제 구성의 구색(具色)을 갖추려고 출제된 문제들을 두루 섞어서 조정을 한다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서 보 이런 문제 유형들은 쉽게 가려낼 수가 있고, 이와는 다르게 주어진 범위에서 출제가 힘든 문제 유형이나 교사의 출제 능력밖에 있어 좀처럼 출제되지 않는 문제 유형 역시 손쉽게 파악할  있기에 미리 일러주는 말인 것이다.


그러니 일단 시험 범위가 주어지면, 우선 교과서 내용부터 한 단락씩 담당 선생님이 즐겨내는 문제 유형으로 문제를 꾸며보도록 하자. 처음 시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두 문제 만들다 보면 의외로 손쉬운 것이 문제 꾸미기 연습이다. 혹시라도, 뜻을 함께하는 친구가 변에 있다면 더욱 바람직한데, 같은 내용을 두고 사고의 폭이 넓어지면서 그에 따라 공부의 깊이도 그만큼 깊어지게 될 것이다.


4. 영어 쓰기와 말하기

고등학교 영어 수행평가로 흔히 시험을 보는 형식으로는 영어 말하기, 쓰기와 듣기가 있다. 수행평가의 영어 듣기는, 대부분의 중ㆍ고등학교에서 1, 2학기로 나눠 실시하는 도 교육청 영어 듣기 평가 점수를 반영하고 있는데, 영어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앞서 말해 둔 가 있다. 수행평가의 영어 쓰기는, 미리 읽은 책의 영어 독후감을 줄거리 요약과 감상문으로 나눠 쓰도록 하여 이를 평가하거나, 서너 개의 주제를 주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평가지의 여백에 자유롭게 써서 분량을 채우도록 하는 에세이 형식이 바로 그것이다. 수행평가의 영어 말하기는, 서너 개의 주제를 정해서 학기 초의 교과 계획에 따라 미리 학생들에게 고지(告知)하고, 이를 약속된 날짜의 수업 시간 중에 발표토록 하여 평가하는 방식을 취한다. 특히, 수행평가의 영어 쓰기와 말하기는 학년 담당 선생님들이 평가자로 공동 참여하여, 평가한 점수에 대해 학생들이 불이익이나 불만을 갖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수행평가는 학교마다 평가 방식이 서로 다르고 평가 방법도 다양하긴 하지만, 대부분 평가의 급 간을 상, 중, 하 3단계로 나누거나 A, B, C, D, E의  5등급으로 나누어 이를 점수로 계수화(計數化) 하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를 해 둔다면 누구든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안타까운 현실은, 준비하는 자와 방관하는 자의 두 그룹으로 나뉘어, 평가의 취지가 해가 갈수록 무색(無色)해지고 있다는 이다.


그밖에, 영어와 관련하여 활발하게 이뤄지는 학내 활동으로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긴 지만 영자 신문반이나 영어 연극반, 학교 자체 힘으로 운영하거나 외부 기관에 위탁해서 실시하는 영어 캠프 활동 등이 있다.


내가 몸 담았던 학교에서는 영어 관련 특색 부서를 따로 운영하여, 교육청이나 포항시의 교육 보조금을 받아 십 년 이상 이들 영어 관련 특색 활동을 운영한 바가 있었다. 대부분의 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었고,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지침이 변함에 따라서 활동을 하고서도 그 내용을 기록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다만, 영어 특색 활동이 가장 왕성했을 때 이를 경험하고 졸업한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고자 영어 공부를 새로이 시작할 때, 이런 남다른 영어 체험활동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하는 졸업생이 적지 않았다. 결국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다는 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영어공부 잘하기'란 제목으로 글을 길게 연재했지만, 공부에는 왕도(王道)없음이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다만, 효율적인 공부가 되도록, 영어 공부의 영역을 객관화하여 이의 구체적 사례와 함께 소개함으로써, 영어를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원하는 쪽으로 글 내용의 중심을 옮기려고 애를 썼다. 거듭되는 이야기지만, 이 글은 영어를 공부를 위한 수험서가 아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중ㆍ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영어 교과활동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저 감사할 일이다.


다음 장에서 이어지는 글은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부제로, 미리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으면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별다른 시행착오나 시간의 낭비없이 순조롭게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9부 '그래도 공부가 우선입니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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