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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진 Dec 30. 2022

시작이 반이다

슬기로운 학교생활 2

우리는 '시작이 반이다', 혹은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다'라는 말을 주위로부터 흔히 듣는다. 무슨 일을 하든 시작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한 일이 달성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일 것이다. 앞서 '슬기로운 학교생활 1'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순조롭게 교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공부이다. 그런데,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문제로 현재의 자신을 재단(裁斷)하지는 말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해 처음부터 한계를 두기 시작하면 무슨 일을 하든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목표로 내세웠던 도달점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은 공부에 대한 의욕마저 꺾이게 된다. 이를테면 시작은 장대(壯大)하였으나 결과는 용두사미(龍頭蛇尾)형색(形色)이 되고 마는 것이다. 


공부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확히 진단해서 그에 걸맞은 학습방법을 찾아 이를 실천으로 옮기면 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학교는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타고난 자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場) 활짝 펼쳐주고,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공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습 활동은 일부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의 경우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결국은 매 수업마다 놓치지 않고 참여를 해서, 현시점에서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목표점까지 발을 내디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면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眼目)을 갖고 학습 계획을 세울 줄 알아야 한다. 부단(不斷)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이것 역시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앞서 누누이 지적했던 것처럼 학습이 이루어지는 순간마다 활짝 귀를 열어두고 집중하라는 것이다.


공부는 어느 한순간에 느닷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것이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공부에 대한 뜻을 굽히지만 않는다면 결국 눈앞의 난관(難關)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은 처음부터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이는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차고 넘치도록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누구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선생님들이 그 내민 손을 단단히 잡아 이끌어줄 채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가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바로 이러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생활에 연착륙(軟着陸)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진학할 학교의 특성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입학한 이후, 지금부터 열거(列擧)하는 몇 가지 사실만 명심(銘心)하면 학교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학사일정과 커리큘럼을 알아두자.

앞서 이야기했듯이, 무슨 일이든 목표를 설정하고 난 뒤에는 과정을 중시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사일정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활동의 시간표와 같은 것으로, 실천이 가능하고 효율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커리큘럼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내용과 학습 계획을 말하는 것으로 학사 일정의 포괄적(包括的) 개념인데, 앞으로 학습해야 할 교과목이나 교육시간, 과목의 중요도 등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있다.


2. 내신(內申)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자.

고등학교 내신은 대학입시와 직결되므로,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마다 적용하는 내신 산정방법(算定方法)이 다르고, 동일한 대학도 해마다 변화가 있으므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서는 학교의 진로 담당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3. 자동봉진 활동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참여하자.

2009년 개정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을 길러 주기 위해 도입한 창의적 체험 활동인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을 줄여서 자동봉진이라고 하는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記載)되는 중요한 내용으로, 해마다 달라지긴 하지만 대학입시에 반영(反映)되는 중요한 지표(指標)이다. 따라서, 자신의 진로와 결부(結付)하여 최적화된 활동계획을 수립해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 학교의 부대시설(附帶施設)을 잘 활용하자.

달라진 교육과정에 따라, 요즈음의 학교는 갖가지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교실로는 다목적(多目的) 교실, 교과 교실 등이 최첨단 교육시설을 갖춘 새로운 교실로 거듭나고 있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부대시설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위(Wee) 클래스, 보건실, 구내식당, 체육관을 비롯한 체육시설은 학생들의 일상 활동과 직결되므로,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잘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 가운데 하나이지만, 학생들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독서를 할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 힘든 학생들이 학내(學內) 생활의 틈새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넉넉한 독서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신간(新刊)이나 정기 간행물을 비롯한 소장(所藏) 도서를 자유롭게 대출(貸出)할 수 있으니 독서에 드는 비용도 절감(節減)할 수 있다. 앞서 '슬기로운 생활 1'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5. 학교 밖 교육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자.

코로나-19에 의한 팬데믹 이후로는 학생들의 자율적인 교육활동이 많이 보장되어 있다. 학교가 지정해 주는 EBS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클래스는 가정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로 수업에 임해야 한다. 학생의 개인차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온라인 수업의 폐해(弊害)를 지목하는 전문가가 많은데, 현재 상황에서는 부득이한 교육 활동이기 때문에 보완하고 개선할 여지는 많지만 이를 수용(受容)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强制)하지 않는다. 방과 후 수업의 일환(一環)으로 학생들의 참여 의사(意思)를 물어 학교에서 이를 수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고, 주말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전과 달리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진 것이다. '많이 보는 만큼 많이 안다'는 말이 있다. 직접적인 참여는 아니더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각종 전람회나 공연 등에 시간을 내어 참관할 수 있다. 예술적 소양은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활동을 통해서도 수준과 격(格)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개인적인 능력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사전(事前) 준비가 필요한 각 교과 영역의 경시대회나 공모전(公募展) 등에도 충분히 시간을 할애(割愛)할 수 있다.


'영어공부 잘하기'를 중심으로, 슬기롭게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설명하는 데 있어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일반계 고등학교이다. 이야기의 초점을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학생들에게 맞춘 것은 대학교 입시를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이야기를 학부모들도 알아야 할 당위성(當爲性)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에서이다. 자녀 교육을 받침한다는 것이 바로 자녀와 학부모가 공히 바라는 대학에 입학하는데 방점(傍點)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신입생 입학 전형 방식에 따라 해마다 일선 학교의 교육 방침은 변화한다. 하지만, 제도적인 변화가 해마다 달라질지언정, 대학입시의 치열한 경쟁에 나서는 것은 결국 학생이다. 준비하는 과정은 약간씩 다를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실력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존재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다. 누누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본인이 실력과 조건을 갖추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개의 부제(副題)로 장(章)을 나눠 쓰면서도 여전히 각 장마다 설명이 미진(未盡)하거나 놓친 부분이 있을 줄 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직접 체험(體驗)해 가며 경험으로 메꾸어야 할 부분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영어 공부, 나아가 학습활동이나 학교생활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가 학생을 중심으로 소통(疏通)과 조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극적인 효율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난 학생들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이기를 바란다.

                           ㅡ 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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