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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한국생활 힘들어요

by Sia

외국인 미녀들의 한국 생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던 “미녀들의 수다”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진행자가 한국생활 중 가장 어려운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외국인 미녀는 바로 이렇게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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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한국생활 힘들어요. ”

에고, 이런 염치없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그냥 들으면 자칫 예의없는 사람처럼들린다. 하지만 이 미녀는 한국말에는 영어처럼 강세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생긴것이다. 미녀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다.


“언어때문에 한국생활 힘들어요”


어쩌다 ‘언어’가 ‘너’가 됐을까?


영어공부 하면 알파벳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 공부의 가장 기초는 알파벳이 아니라 ‘강세’가 되어야 한다. 한글과 매우 다른 강세 구조를 갖는 언어가 영어이기 때문이다. 언어를 다른것에 비유하면 한국말은 '따발총'이고 영어는 '권총'이다. 따발총은 자동으로 총알이 발사 된다. 그래서 총알이 발사되는 간격이 매우 정확하다. 한국말은 음절하나 하나가 비슷한 강세를 가진다. 그래서 '언어'라는 단어를 발음 할때 '언'자와 '어'자가 같은 강세를 갖는다.


하지만 권총인 영어는 말하는 사람이 쏘고 싶을때 강세를 넣어서 쏜다. (물론 강세의 규칙이 존재한다.) 그래서 '언어'를 발음 할때 '언'자를 강세를 넣지 않고 발음하고 '어'자를 강세를 강하게 넣어준다. '언어'가 발음이 되면 '어너'가 된다. 그래서 '어'가 강세가 없고, '너'에 강세가 팍 들어가면서 '언어 때문에'가 '너 때문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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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강세를 제대로 발음하지 않으면 많은 영어권 사람들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다. 그깟 발음가지고 저러나 그럴수도 있지만, 미녀들의 수다에 나왔던 황당한 사건처럼 영어 강세를 잘못 말하면 내가 이 '미녀'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많아 진다. 영어 강세는 보통 우리는 '큰 목소리'라고 생각하는데 강세는 큰 목소리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넣어줄 수 있다. '길게'발음해 주면 강세가 들어가진다. 강세가 없는 단어는 이에 비해 아주 짧게 소리가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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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피는 향기로운 꽃 '히아신스'는 한국말 그대로 발음하면 영어권 사람들은 죽어도 못 알아듣는다.

일단 한국말은 따발총처럼 '히' '아' '신' '스'라고 각 음절 하나하나에 비슷한 강세를 넣어서 발음해준다. 하지만 영어는 강세가 들어간 음절이 하나밖에 없다. 첫번째 음절이다. 그리고 영어는 이 단어를 2음절로 발음해준다. '하이어' '신ㅅ' 이렇게 . '하이어' 하면 우리말로 하면 3음절이라고 느껴지지만 영어는 이런 음절을 1개의 음절로 취급한다. (음절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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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국말에는 강세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강세가 있는 중국어는 영어 발음하기에 훨씬 더 용이하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중국사람 영어 발음이 알아듣기 어렵지만, 영어 원어민들은 한국 사람 영어발음보다 중국사람 영어발음이 이해하는데 더 쉽다고 한다. 그 이유는 중국어에 있는 성조가 영어 강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강세 없는 한국말을 하는 한국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영어를 '노래하듯이' 발음하는 것이다. 노래는 강약을 뚜렷하게 해줘야 듣는맛이 살아난다. 영어를 읽을때는 어느 부분을 길게 발음해 주게 어느 부분은 짧게 발음해주는지를 먼저 잘 확인해야 한다. 영어 단어를 공부할때 이 강세를 같이 배워야 진정 쓸 수 있는 영어 단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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