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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나 Apr 15. 2024

4.16 기억저장소

오늘 읽은 책 -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월간 십육일

하루 전 날,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북토크가 있었다.

[월간 십육일]과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두 권의 책을 사계절출판사, 한겨레출판, 그리고 416 재단과 노무현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게 된 북토크였다.

공저라 [월간 십육일] 대표로 은유작가,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대표로 신정임 작가가 함께 했고 사계절출판사 장슬기 편집자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50명의 독자의 참석을 수용한 장소는 <노무현시민센터>였다.

작년 '장기자랑' 영화도 이곳에서 상영을 했고 이 영화 역시 관람을 했었다.

올해 역시 4월 16일생인 김지후 군과 함께 했다.


은유작가 외 49인이 쓴 [월간 십육일]은 2020년 6월 16일부터 매월 16일, 416 재단 홈페이지에 연재해 온 에세이 중 50편을 담은 책이다.

작가들의 416을 대하는 내용이 다 다르다.

신정임작가 외 9인이 쓴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는 세월호와 관련된 공간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최전선에서 활동 중인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읽다 보면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매년 생일 슬픈 게 싫다는 지후 군의 고민을 북토크 때 얘기해 보았다.

세월호가 일어난 날, 아이의 돌잔치가 있었고 그 후 한동안 슬픔에 빠져서 먹먹함이 지속되었다. 

그 후로도 매년 슬픔과 기쁨이 공존했다. 

10년이 된 지금, 분명히 그날 태어난 아이들이 있을 것인데 기뻐해도 될지, 그 마음이 너무 이기적일까 고민이 되었다.

은유작가님은 양가적인 감정의 모순이 모성이고 슬픈 것도 표현을 하고 아이를 마음껏 사랑하고 생일을 기쁘게 축하해 주라고 했다.

신정임작가님 역시, 자신의 결혼기념이 4월 15일이라서 그동안 넘어갔으나 작년부터 작은 케이크를 사서 축하를 했다고 했다.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기뻐하자고.



다른 독자분이었던 교사분도 말을 보탰다. 

아이들에게 세월호 수업을 할 때면 "선생님, 오늘 그럼 슬픈 이야기 하는 거예요?"라고 한다고.

분명 많은 아이들이 울기도 한다. 하지만 벚꽃 구경을 하고 실생활을 누리면서 슬퍼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슬프려고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으니 추모를 하는 것이다. 

북토크 이후로 굉장히 마음이 편해졌다.


다음 날, 혼자 두 권의 책을 들고 안산에 다녀왔다. 

아이 생일이라고 세월호를 기리긴 했지만 실제 이곳에 온 건 처음이다.  



먼저 <416 기억전시관>에 들렀다.

자원봉사자 분이 설명을 대략적으로 해준다. 모든 작품들이 재능기부로 이루어졌고 다음 달까지 전시가 된다. 

홀로 이곳의 전시물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계속 맺힌다. 

아이들이 참 많구나, 아직 바닷속에 있는 아이들도 있구나. 



아이들의 소지품을 모두 보관했다.

그리고 생존에 찍었던 아이들의 사진을 받아 제작한 영상이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또 눈물이 차오른다.




각자의 함을 들여다보다 석식식권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 식권을 다 쓰면 또 구입을 해야 했을 텐데. 

다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 ㅠㅠ


그 해 마을 공동체는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를 끝내 만나지 못한 유족들을 위해 밥을 해서 먹이고, 안전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며,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또래 아이들도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행한다. 

인류애는 살아있음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봉사자님의 안내를 받아 다음 장소 <416 시민교육센터>로 이동했다.

이곳은 '다시 부르는 이름들'이라는 주제로 304인의 이름을 돌에 새기고 캘리그래피로 그들의 꿈을 기록해 전시를 했다. 

전각을 하고 있는 나는 이 작품들이 반가웠고 작품들을 모두 천천히 읽고, 살펴보았다.




지금 생존해 있다면 꿈을 이루었을 것이다.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그런 꿈들의 기록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난다. 먹먹해짐이 지속된다. 




이번에 416 재단과 어린이책작가연대에서 '세월호 다시 부르는 이름 0416'이라는 프로젝트를 했다. 304인의 이름을 A4지에 그려 보내면 그것을 모두 스캔 뜨고 작업을 하여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중 '김웅기'님의 이름을 작업하게 되었다. 

그 이름을 찾아보았다.



유튜브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DIrtBeiCDM


노랫소리가 구슬프다. 듣다 보면 또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곳 바로 맞은편에 <416 기억교실>이 있었다. 

전시관을 올라가기 전 가방을 모두 물품 보관함에 보관해야 올라갈 수 있다.

휴대폰은 가능하다. 

3층으로 올라가 한 층 씩 내려오며 관람했다.


기존 단원고에 있던 교실을 그대로 복원했다. 이곳은 들어가면 그냥 눈물이 자동으로 흐른다. 

무언가 책상 위에 물건이 놓여있는 자리는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자리이고, 빈 곳은 생존자들이다. 

그냥 그것만으로 먹먹하다.

각 자리마다 방명록이 놓여 있어서 그 자리의 아이에게 글을 쓸 수 있다. 



손수 뜬 방석도 놓여있고, 액자들이 놓여있다. 

꽃화분이 놓여 있는 교실도 있었다. 


아래의 사진은 1층 엘리베이터 앞에 걸린 작품이다.

설명이 없어도 그 참혹함이 드러나 보인다. 

진짜 무슨 일이 이 땅에 일어난 걸까? 



각 교실의 문에는 펜으로 글씨가 쓰여있기도 했다. 



교무실도 복원되어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교사분의 교무수첩을 보니 아이들의 대략적인 신상이 기록되어 있었다. 

가정환경에 대한 것도. 

수학여행 신청서가 책상마다 놓여있었는데 그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모두들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로비와 마당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리본, 나비 등.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벽에는 또 다른 청소년들이 그린 타일이 하나의 작품으로 걸려 있었다. 

왠지 떠나기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다녀온 곳은 <단원고등학교>다. 

추모공간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매점을 운영 중인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청량했다.

본관 맞은편에 올라가는 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철조망에 편지와 리본들이 달려 있었다. 

추모공간으로 이어지는 길 내내 편지들은 담겨있었다.



노란 우체통과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 

그리고 고래 조형물.




걸어가는 동안 바람이 불어 바람개비가 계속 돌아갔다. 

휘리릭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그 길을 찾아간 나를 칭찬해 주는 것 같았다. 

와줘서 고맙다고, 

잊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잊지 않을게요. /노란리본/

기억하겠습니다. 


(오늘은 커피가 없습니다. 카페를 갈 수가 없었어요. 시간도 부족했지만 마음 편히 라테를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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