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리원 Oct 21. 2023

철밥통이 꿈꾸는 세상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이슈가 된 추락한 교권을 보며 '머슴', '하인', '공노비'라는 자조섞인 비유를 할 수밖에 없는 무너진 공권력 또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민원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지만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공무원의 기사를 접하며 도대체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 모양인가 싶었다.


안정적이고 해고의 염려가 없어 '철밥통'이라고 불리며 남들의 부러움, 혹은 비난을 사기도 하며 최고의 직업으로 손꼽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인기가 있진 않은 것 같다. 낮은 연봉, 업무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저연차·2030 공무원들의 퇴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퇴사를 선택했을 수도 있을텐데 안타깝게도 2021년 공무원 순직 중 자살이 16.1%를 차지했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 과중한 업무, 악성민원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한 우울감을 견디지 못해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나 또한 지금까지 공직생활을 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기에 그들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지가 감히 이해된다. 


공무원은 관련법과 지침, 규정 등에 따라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엄연히  일처리의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곤하고 힘들다.

직장상사, 동료, 민원인, 정치인 등 모두가 해당된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법과 원칙을 잘 지키며 상식적이고 이성적이다.

그러나 일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강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식적인 다수의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고 괴롭다. 그런데 그들은 일적으로만 힘들게 할 뿐 아니라 비하, 모욕감을 주는 발언으로 자존감마저 깎아버린다.


'도대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런 상황을 버텨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바라는 건, 공무원이 꿈꾸는 세상은 대단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법과 원칙이, 상식이 통화는 사회인 것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권력이 제대로 작동하길 바랄 뿐이다.

이전 11화 남이 아닌 나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